-선한 사마리아 비유(눅 10:25-37)를 중심으로-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는 광야에서의 시험 사건 후 자신의 자라나신 고향 땅 갈릴리에 돌아가서 “하나님의 나라 (혹은 다른 말로 하면 “천국”)가 도래하였다”(마 4:17; 막 1:15; 눅 4:15)고 선포하였다. 그로부터 예수는 3년 동안 유대 각 지역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의 나라에 관하여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예수는 친히 “자신은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기 위해 보내심을 받았다”(눅 4:43)라고 선언하셨으며, 자신의 모든 설교를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말씀”(눅 8:11;16:16; 마 13:19)으로 규정하셨으며, 그리고 그의 제자들에게도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도록 분부하셨다(마 10:7; 눅 9:2;10:9). 복음서는 사실상 예수의 모든 교훈, 설교, 이적 등이 모두 이 하나님의 나라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구약성경과 구약 이후의 여러 유대문헌들을 다 살펴보더라도, 예수처럼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 사람도, 예수처럼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였다고 감히 선언한 사람도 없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 자신의 독특한 그리고 그의 중심적인 메시지로 나타난다. 따라서 예수가 누구인지, 그가 무엇을 하였는지, 왜 예수로부터 기독교가 유래되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예수의 핵심적인 선포 내용인 하나님의 나라를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의 나라”는 과연 무엇을 뜻하고 있는가? 예수가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를 선언하셨을 때, 그는 그 말을 어떤 의미로 사용하였는가? 복음서에 보면 예수는 그 말을 자기 당대의 유대인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나라”라는 어휘가 예수 당대의 유대인들에게 낯선 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의 나라와 자기 당대 유대인들이 알고 있던 하나님의 나라는 과연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만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면, 왜 예수 당대 유대인들이 마지막에는 예수를 배척하였는가? 오늘날 기독교 신자들은 종종 “하나님의 나라”를 착한 사람이 죽어서 가게 되는 하늘나라 혹은 예수께서 장차 구름을 타고 재림하실 때 이루어지는 나라로 생각하고 있는데,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적인 나라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하나님의 나라”와 관련하여 우리가 유념하여야 할 것은, 예수가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그는 “하나님의 나라는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직접적으로 정의(定意)내리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예수는 다만 여러 가지 비유와 말씀, 가르치심, 이적, 자신의 사역 등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이나 실제, 특징 등을 가르쳐 주시거나 나타내 보이셨을 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예수의 비유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수의 인격과 사역을 중점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마태, 마가, 누가 복음서, 즉 공관복음서를 주의 깊게 읽어보는 자는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의 죽음과 비유에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복음서에는 적어도 40개 이상의 비유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복음서의 증거는 예수가 많은 시간을 내어 비유를 말씀하신 것임을 의심할 수 없게 한다. 사실상 공관복음서에 나타나 있는 예수의 모든 교훈의 약 1/3이 비유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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