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공생 기간 중에 세번 등장한 마리아

 

마리아가 예수님의 공생기간 중에 처음 등장한 것은 예수님이 처음으로 기적을 행하신 가나(Cana)의 혼인잔치에서였다. 이때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의 요청을 아무 말없이 순종하여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을 행하였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 간구할 것이 있으면 우선 마리아에게 간구하고 있다. 아무튼 마리아는 그후 오래동안 잠잠하더니 언젠가 예수님이 무리들에게 복음을 전하시며 병든 자를 고치시는 기적을 행하실 때에 느닷없이 예수님의 동생들과 함께 찾아왔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왜 마리아가 예수님을 갑자기 찾아 왔는지, 예수님의 동생들은 어떻게 해석할수 있는지,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렇게 찾아온 어머니 마리아와 동생들을 모른채 하신 것은 어떻게 설명할수 있는지 등이다.


예수님에게 동생들이 있다는 얘기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사도행전에 나온다. 이에 의하면 예수님의 동생들로서는 남동생이 최소한 네명이다. 야고보(James), 요셉(Joseph), 시몬(Simon), 유다(Judah)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동생(누이)들도 있지만 몇 명인지, 또 이름은 무엇인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마태복음 13장 55-56절을 보면 “55 이는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 그 어머니는 마리아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라 하지 않느냐 56 그 누이들은 다 우리와 함께 있지 아니하냐 그런즉 이 사람의 이 모든 것이 어디서 났느냐”라고 되어 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가르치심을 듣고, 예수님의 이적 행하심을 보고 놀라면서 자기들이 알기에는 평범한 목수의 아들인데 말하는 것과 행하시는 것은 놀라운 것이니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마가복음 6장 3절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이 사람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 야고보와 요셉과 유다와 시몬의 형제가 아니냐  그 누이들이 우리와 함께 여기 있지 아니하냐 하고 예수를 배척한지라”라는 기록이다. 사람들은 유태교의 라비처럼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는 예수님이 알고보니 가난하고 비천한 목수의 아들이며 더구나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하지만 여러 동생들이 있는 것을 보고 실망하여 배척한 것으로 보인다.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남동생들의 이름 순서를 마태복음에서는 야고보-요셉-시몬-유다라고 하였는데 누가복음에서는 야고보-요셉-유다-시몬이라고 한 것이 흥미 있다. 그리고 마태복음에서는 무리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대하여 다만 놀랐을 뿐인데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을 싫어하여서 배척하였다고 되어 있다. 아무튼 그런 차이에 대하여는 신학자들이 두루 연구해야할 일이고 여기에서는 예수님의 동생들에 대한 기록들만 살펴보기로 한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의 동생들에 대한 마지막 기록은 사도행전 1장 14절에 잠깐 나온다.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라는 기록이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40일이 지난후에 승천하시자 예수님을 따르던 여자들과 마리아와 예수님의 동생들이 예수님의 제자들과 함께 모여 기도에 힘썼다는 내용이다. 이때 마리아가 예수님의 동생들과 함께 머물던 곳은 예루살렘이다. 그러고 보면 마리아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이후부터 줄곧 예루살렘에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당국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들에 대한 박해를 시작하자 사도 요한과 함께 터키의 에베소 인근으로 가서 살았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동생들]

이상 마태복음 13장과 마가복음 6장에 나타난 말씀들은 마리아가 예수님의 동생들을 여럿 두었다는 얘기일뿐 마리아가 예수님을 찾아 왔다는 직접적인 얘기는 아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동생들과 함께 예수님을 찾아왔다는 기록은 마가복음 3장에 그나마 자세히 나와 있다. 그런데 마가복음 3장 21절은 예수님의 친족들이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여 붙들러 왔었다는 기록이다. 그러므로 마리아가 예수님의 동생들과 함께 왔었다는 얘기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마리아와 예수님의 동생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가복음 3장 21절에 기록된 예수님의 친족들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설명이 없다. 다만, 그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러 온 것은 예수님이 귀신들린 자들에게서 귀신을 내쫓으시는 등 이적을 행하시며 또한 제사장이나 서기관들이나 사두개 교인들에 대하여 신랄한 비판의 말씀을 하시므로 정신이 없는 사람이 아니면 그렇게 할수 없다고 생각하여 붙들러 왔다고 생각할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님의 친족들이란 사람들이 혹시 예수님의 언행으로 인하여 당국으로부터 자기들도 핍박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여 예수님을 붙들어 놓고 고향 나사렛으로 데려가 더 이상 이상한 언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겠느냐는 짐작을 하게 한다.


마리아와 예수님의 동생들이 예수님을 직접 찾아왔다가 만나지도 못하고 그냥 갔던 일은 마가복은 3장 31-35절에 나와 있다. “31 그때에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와서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를 부르니 32 무리가 예수를 둘러 앉았다가 여짜오되 보소서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찾나이다 33 대답하시되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또는 형제)들이냐 하시고 34 둘러앉은 자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내 어머니와 내 동생(또는 형제)들을 보라 35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라는 기록이다. 여기에서 한두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우선, 어찌하여 마리아를 비롯한 온 가족이 예수님을 찾아 온 것일까? 성경에는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 앞의 기록을 미루어 보면 이들도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여 붙들러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마리아마저 예수님을 미친 사람으로 생각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또 생긴다. 마리아는 천사로부터 예수님을 수태하겠다는 고지를 받은 후부터 성령으로 잉태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마리아가 예수님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곤란한 일이다. 그리고 마리아가 예수님의 동생들과 함께 예수님을 찾아 왔으면 아무리 무리들이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다고 해도 당당히 나가서 만나면 될 것이지 어찌하여 밖에 서서 들어가지 못하고 사람을 시켜 면회를 신청하였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예수님도 그렇지! 멀리서 찾아온 어머니와 동생들을 문전박대하면서 ‘누가 내 어머니와 동생들이냐?’라며 딴 말씀을 하신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예수님의 동생들에 대한 기록은 간혹 신학자들 사이에 마리아가 영원한 동정녀라는 주장에 다른 견해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하였지만 동생들은 남편 요셉과의 육체적 관계로 태어났다고 밖에 생각할수 없기 때문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대답한대로 남자를 모르기 때문에 처녀(동정녀)라고 말하는 것이지만 만일 요셉 또는 어느 누구와의 육체적 결합으로 인하여 잉태하고 자녀들을 생산하였다면 영원한 처녀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요셉 또는 어느 누구와의 육체적 결합으로’라고 언급한 것은 어떤 극단적인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그 극단적인 주장에 따르면 요셉은 의로운 사람으로 일찍부터 천사로부터 마리아의 잉태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여러번 전해 들었기 때문에 마리아를 ‘하나님의 아들의 어머니’로서 크게 존귀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며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 이후에도 신성한 마리아와는 어떠한 육체관계도 없이 신실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요셉은 예수님이 소년 시절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으며 그후 마리아는 아무래도 생활이 곤궁하여 다른 남자와 재혼하고 자녀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사실 다윗의 자손인 요셉의 집안에서는 과거에 재혼이 여러번 있었다. 예를 들면 룻(Ruth)이 친족인 보아스와 재혼하여 다윗의 할아버지인 오벳(Obed)을 낳은 것이다. 물론 성경에는 요셉이 일찍 세상을 떠났다든지, 또는 마리아가 재혼했다든지 하는 얘기는 결코 없다. 그러한 입장에서 만일 마리아가 재혼하지 않았겠냐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면 큰일 중에도 큰일이므로 위의 주장은 한낱 극단자의 주장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의미를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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