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잔치

- 고전 11:23-29 -

 

"23.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24.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5.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26.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27.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가 있느니라.

28.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29. 주의 몸을 분변치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고전 11:23-29)

 

서언

 

성찬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로서 살아감의 표상이며, 성도들이 함께 생명의 양식 나누는 영적인 잔치이다.

성찬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먹고, 그리스도의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얻는 약속을 확증한다.

 

1. 본문강해

 

[23-25] 내가 너희에게 전한 것은 주께 받은 것이니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받아 먹으라].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위하여 찢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나를 기억하면서 이것을 행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면서 이것을 행하라] 하셨으니.

 

* 사도 바울은 성찬의 의미를 증거한다.

우선, 성찬은 주께서 친히 제정하신 규례이다. 그것은 그가 잡히시던 밤에 제정되었다. 주께서는 가롯인 유다에게 배반당하시던 그 밤에 열두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나누시면서 이 규례를 명하셨다.

 

* 성찬의 떡은 십자가 위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한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서는 양손과 양발이 못박혀 찢어지시고 머리가 가시면류관으로 찢기시고 옆구리는 창에 찔려 상하셨다. 그의 고난은 많은 사람의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 그의 제자들은 그가 당하신 고난을 기억하면서 이 의식을 행해야 했다.

 

* 성찬의 잔은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한다.

주께서는 그 피를 새 언약의 피라고 말씀하셨다. ‘내 피로 세운이라는 말은 피가 죄를 속()함을 말한다.

 

구약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언약이다. 그것은 율법의 형식으로 주어졌다. 거기에는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는 율법의 요구가 강조되어 있다.

 

그러나 신약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믿는 자와 맺으신 언약이다. 그것은 복음의 형식으로 주어졌다. 거기에는 믿으라. 그러면 살리라는 은혜의 선언이 강조되어 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속죄사역에 근거한 것이다. 누구든지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과 영생을 얻는다. 구약에 암시되고 증거된 바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속죄사역으로 성취되었고 새 언약이 선포되었다. 성찬은 이 새 언약의 표와 확증이 된다.

 

[26]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

 

* 성찬은 의식을 통해 증거되는 복음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구원의 복음의 핵심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위해 죽으셨다는 것이다. 물론 주 예수께서는 부활하셔서 지금 하나님 오른편에 살아계시고 신자들 속에 성령으로 오셔서 계시지만, 그의 죽으심은 속죄라는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이 죄인들을 위한 복음이다. 그 복음이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다(고전 1:22-24).

 

* 인간의 죄들에 대하여는 두 가지 가능한 조치밖에 없었다. 하나는 심판이요 다른 하나는 속죄이다.

심판뿐이라면 구원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속죄가 있었다. 속죄란 속죄제물이 죄인들을 대신해 그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의 형벌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죽으심은 많은 죄인들의 죄를 친히 담당하신 속죄의 죽음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없었다면 우리에겐 속죄도, 죄씻음도, 구원도, 영생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죄인들은 죄씻음과 영생의 구원을 얻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와야 한다. 오직 그에게 나아오기만 하면 된다. 왜냐하면 이미 그가 십자가 위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공의의 진노와 형벌을 다 받으셨기 때문이다. 승천하신 그리스도는 장차 하늘로부터 다시 오실 것이다. 그때 그는 세상의 심판자로 나타나실 것이다. 그러므로 죄인들은 그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아야 한다.

 

[27-29]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가 있느니라.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변치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 성찬의 떡과 잔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상징하기 때문에 거기에는 상징적 일치가 있다.

물론 떡이나 포도즙 안에 그의 몸과 피가 있다거나 그것들이 그의 몸과 피로 변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것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와 같다.

그러므로 사람이 그것들을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면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가 되는 것이다. ‘라는 원어(크리마 krivma)정죄, 심판이라는 뜻이다.

성찬의 의미가 그러하기 때문에, 사람은 자신을 살핀 후에, 그리고 성찬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지고, 이 의식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하나님께 정죄를 받게 될 것이다.

 

2.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들의 영적 잔치


* 세례의 표징인 물에는 씻음이, 성찬의 표징인 떡과 잔에는 그리스도의 무름이 표상된다.

 

이러한 표상의 실체가 주님께서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물과 피였다. 사도 요한이 예수님께서 물과 피로 오셨다고 한 말씀에는(요일 5:6) 성례의 숭고한 신비가 이미 제시되어 있다.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단지 외면적, 형상적이지 않으며 내면적, 영적이다.

 

* 그리스도는 우리의 바깥에 계시지 않고 우리 안에 사신다.

 

그 분께서는 각인에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인격적인 교제를 하실 뿐만 아니라 날마다 놀라운 교통을 하신다. 그리하여서 그 분께서 우리와 완전히 하나가 되시기 까지 우리 속으로 들어오셔서 한 몸이 되사 날마다 자라 가신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피로 세우신 새 언약의 은혜로써 성도 안에 사시고, 성도가 그 분 안에 산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한 성도의 교제와 교통, 성찬은 이 신비한 복을 마치 인()과 같이 확증한다.

 

*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부어주신 영으로써(2:33; 8:9), 우리 안에 사신다(2:20).

 

그 분께서 우리 밖에 계시나, 우리 안에 사신다. 그리스도의 영이 고리가 되어서 우리를 그 분과 연합시키고, 수로가 되어서 그 분 자신과 그 분께 속한 것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시기 때문이다. 성찬의 물질적인 표징들로써 제시되는 영적인 진리는 중보자 그리스도의 초월하시면서 내재하시는 임재의 비밀에 다름 아니다.

 

*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부족한 능력에 맞추어서 성찬을 제정하셨다. 그리하여서 자신의 호의에 대한 보증을 삼으셨다.

 

하나님께서는 최고의 아버지로서 자신의 자녀들을 일생 동안 쉼 없이 기르신다. 성찬은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떡과 음료를 먹고 마심으로써 그 분께서 영생을 주시는 분이심을 확증하는 영적 잔치이다.

 

성찬의 떡과 포도즙은 우리의 영혼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부터 얻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자양분을 표상한다. 우리를 위하여 살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신 주님께서 우리 영혼의 유일한 양식이 되신다. 그 양식을 먹는 자마다 생명을 살리는 죽음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살게 된다. 이러한 은밀한 연합이 떡과 잔의 표상으로써 기념되었다.

 

* 성찬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될 때까지 자라가며 그 분께 속한 것은 무엇이든지 우리의 것으로 삼게 되는 은혜에 대한 증거를 얻게 된다.

 

떡과 잔이라는 성찬의 표징들을 통해서, 찢기신 살과 흘리신 피로써,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제시되신다. 성찬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에 대한 큰 확신과 달콤함을 얻게 된다.

 

주님께서 인자가 되심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다. 내려오심으로 우리가 하늘에 오를 길을 여셨다. 친히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영생을 선물로 주셨다. 무력해지심으로 우리가 강해지고, 빈곤에 처하심으로 우리를 부요하게 하셨다. 죄의 짐을 지심으로 우리가 의를 덧입게 하셨다. 살과 피를 취하시고 내어주심으로써 우리가 부활의 육체 가운데 영생을 누리게 하셨다.

 

* 성찬의 주된 기능은 그리스도의 몸을 우리에게 주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된 양식, 참된 음료로서 그 분의 몸을(6:55) 먹고 마시는 자는 영생을 얻으리라는(6:54) 약속을 인치고 확증하는데 있다.

 

십자가에서 이 약속이 수행되었으며 다 이루어졌다. 주님께서 죽음을 삼키는 죽음을 당하셨다(벧전 3:22; 고전 15:54). 그리하여 그 분의 살과 피를 영생의 양식으로 제공하셨다(6:48, 50). 그 양식으로써 마지막 부활의 때에 우리의 육체는 썩지 아니함과 죽지 아니함을 입게 된다(고전 15:53-54).

 

결언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몸이 우리의 영혼을 살리는 유일한 양식이다. 그러므로 성찬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보낸다. 그리하여서 그 분의 실체에 참여하는 자들이 되게 한다. - "받으라, 먹으라, 마시라;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나의 몸이요;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흘리는 나의 피니라” (26:26-28; 고전 11:24; 14:22-24; 22:19-20). - 이러한 제정의 말씀을 통하여서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몸이 우리의 것이며, 우리를 위한 것임을 선포하셨다.

 

성찬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들이 함께 먹고 마시며, 함께 자라가는 거룩한 잔치이다. - “우리가 축복하는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며, 우리의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이 아니냐. 떡이 하나요, 많은 우리가 한 몸이니, 이는 우리가 다 한 떡에 참여함이라”(고전 10:1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