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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지혜

- 하나님과 사람을 아는 지식 -

사도행전 17:24-29 -

 

24.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시지 아니하시고, 25.또 무엇이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손으로 섬김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니 이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이심이라. 26.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셨으니, 27.이는 사람으로 혹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게 하려 하심이로되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 28.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 너희 시인 중 어떤 사람들의 말과 같이 우리가 그의 소생이라 하니, 29.이와 같이 하나님의 소생이 되었은즉 하나님을 금이나 은이나 돌에다 사람의 기술과 고안으로 새긴 것들과 같이 여길 것이 아니니라." (사도행전17:24-29)

 

서언:

 

생명의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에서 비롯된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 지식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참 경건 없는 곳에 참 지식은 없다.

 

1. 오직 하나님의 으로 이끄심을 받은 자만이 하나님을 알고 자기 자신을 안다.

 

(1) 우리가 가진 거의 모든 지혜, 말하자면 진실하고 건전한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 초판 이후 마지막 판에 이르기까지 칼빈은 기독교 강요를 교리사에 있어서 가장 명구(名句)라고 할 만한 본 구절로 시작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는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구속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있다.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께서 부성적인 사랑(fatherly love)을 베푸셔서 천지를 지으셨을 뿐만 아니라 보존하시고 운행하시는 섭리를 포함한다.

구속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인류의 타락 이후 처음 사랑을 버리지 아니하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인류를 향하여 베푸신 긍휼과 자비를 아는 지식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먼저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셔서 자신의 기뻐하신 뜻에 따라 우리에게 오셨으므로 우리 모습의 연약함으로 그 분의 사랑을 거두지 아니하신다.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그 뜻 가운데서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셔서 구원하신다. 그러므로 매사에 그러하듯이, 하나님께서는 우리 사랑에 있어서도 알파요 오메가가 되신다.

 

*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은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함으로부터 비롯된다 

타락 전의 인류는 하나님의 형상을 순수하게 보존함으로써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그 위의 것들을 다스리라는 문화 명령을 받은 대로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타락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류는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자유의지를 가질 수 없는 존재로 전락(顚落)하여서 생각하는 것이나 행하는 것이 모두 허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인류를 그냥 두지 아니하시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구원을 다 이루시고 그 의를 전가하심으로써 인류에게 다시 회복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게 하셨다.

 

*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은 이렇듯 (1)'원래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사람', (2)'타락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사람', 그리고 (3)'회복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사람'을 아는 지식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아는 이 세 가지 지식은 동시에 작용해야 온당(穩當)하다. 원래의 형상의 고귀함을 알지 못하고는 타락한 형상의 비참함을 알 수 없다. 이러한 비참함을 깨닫지 않고는 구원으로 회복된 형상의 복됨을 인식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에 관한 이 세 가지의 지식을 동시에 묵상하도록 힘써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에 스스로 이를 수 있는가? 칼빈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우리가 창조, 타락, 구속에 있어서의 원래의 형상, 타락한 형상, 그리고 회복된 형상으로서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은 오직 우리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 즉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부터만 주어진다.

 

(2) 사람은 먼저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낮아져서 그 분을 묵상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지 않고서는 결코 자기 자신에 대한 명확한 지식에 이를 수 없다.

 

* 주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바로 바라보게 하는 유일한 표준이 되신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 대해서 실망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 수가 없다. 현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나 철학자들은 인성의 고귀함이나 심오함을 내세워 스스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우리가 올바른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을 앎으로 그 분으로부터 지식을 얻을 때이다.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17:28, 전반부).

 

2. 하나님을 앎으로 그 분을 영화롭게 함이 우리에게 즐거움이 된다.


(1)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이 함께 역사하므로 참 경건이 없는 곳에 참 지식도 없다.

 

* 참 경건은 하나님을 경외할 뿐만 아니라 그 분의 은혜를 깨달아 그 분의 사랑을 감사하고 흠모하는 것이다 

참 경건은 하나님의 계시를 위로부터 내려 받은 성도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 분과 교제하며 교통하고 위로는 예배를 올려 드리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의로 인하여 하나님께 경외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며 예배드리는 성도의 삶이 곧 경건이다.

 

*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일반적인 은총으로서 하나님을 알만한 지식과 종교의 씨앗과 양심을 각각의 영혼에 부여 받았다 

이러한 은혜는 타락한 인류에게도 계속되었으니,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하나님 형상의 불씨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러한 불씨들조차 물을 부어서 꺼뜨리는 삶을 살고 종국에는 영원한 멸망에 든다. 그러나 거듭나서 성령의 고삐에 매인 사람들은 이러한 불씨들에 기름을 부어서 활활 타게 만들고 마지막에는 하나님을 마주 보는 영화로운 자리로 나아간다.

 

(2)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그 분께서 계신 것뿐만 아니라 무엇이 그 분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에게 적합하고 마땅한지를 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분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유익이 있는 지를 안다.

 

*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이 된다  

우리에게 유익하다 함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구원이 된다는 의미이다.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2:14).-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는 거룩한 지식은 곧 우리에게 유익함이 된다. 우리 인생의 제일 큰 목적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또한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데 있음이 자명할진대(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 1), 우리의 지식도 참으로 그러하다 할 것이다.

 

* 오직 하나님께서만 스스로 아시되 우리는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바대로 안다 

모든 피조물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되 오직 사람만이 하나님의 형상을 받아서 하나님을 알만한 지식을 얻었다. 피조물은 알지 못한다. 사람은 알려짐으로써 안다.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아신다. 우리는 알되, 하나님께서 아신 바 되시므로, 곧 알려짐으로써 안다.

 

* 피조물의 본래적 특성은 하나님에의 의존성에 있다. 사람도 하나님의 피조물인 바, 하나님께서 아신 바대로 자신을 알게 된다 

다른 모든 피조물들과는 달리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이 주어짐으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만한 지식이 있다.

우리에게는 피조성(被造性)과 하나님의 형상성(形象性)이 동시에 있다. 우리는 알되, 오직 알려짐으로써 안다. 그러므로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신 바 되도록 우리 자신을 하나님 앞에 내어 놓기에 힘써야 한다. 하나님을 알고자 하면서 자신을 내어 놓지 않으면 참 평강이 없어진다.

우리 자신의 연약함과 허물과 죄를 하나님 앞에 내어 놓아서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을 알게 하자.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아신 바 된 그 지식으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도록 하자. 오직 그 지식만이 절대적이며 유일한 참 지식이 될 것이다.

 

-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 빛 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하니라”(6:3). -

 

* 모든 피조물들은 눈부신 하나님의 영광의 극장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의 훈장으로서, “거울로서 하나님을 찬미한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들 위에 인류를 하나님의 권능과 선하심과 지혜의 표본으로 지으셨다. 인류는 하나님 영광의 최고의 도구이다. 젖 먹는 어린 아이의 말 없는 웅변은 모든 피조물의 찬미를 압도한다.

 

결언:

 

오직 하나님의 섭리의 으로 이끄심을 받은 자만이 하나님을 알고 동시에 자기 자신을 안다.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을 설파한 사도 바울의 가르침은 지식에 있어서조차 진리이다.

 

순서상으로는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먼저이나, 참 지식을 얻음에 있어서는 구속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먼저이다. 먼저 그 분께서 우리를 구원하셨음을 믿음으로써 아는 것이 경건한 지식의 출발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고 화려한 미와 위대한 은사들로 그를 장식하셨다. 그리하여서 영광의 극장의 최고 배우가 되게 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본질에 대한 헛된 사색을 멈추고 그 분이 하신 일을 목도하며 찬미로 나아가자! 그 분을 찾기 위하여 꼼꼼히 따지기보다 그 분을 더욱 경배하도록 하자!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17:27, 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