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
- 히브리서 11:1-3 -
11:1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
'실상이요'에 해당하는 헬라어 '휘포스타시스'는 사람의 생각에 좌우되는 주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그것으로 부터 독립되어 있는 객관적인 실체를 가리킨다.
저자는 본절에서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정의함으로써 '믿음' 과 '바람'(hope)을 거의 동일시하였다.
11:2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
'선진들이란 구약성경에 나오는 신앙위인들을 지칭한다(Morris). 구약 시대 의 신앙 위인들은 자신들의 확고한 믿음의 결과로 하나님으로부터 확신과 증거를 얻었다.
11:3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
'믿음으로'(*피스테이)는 본절에서 31절에 이르기까지 헬라어 본문의 첫 단어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옛 선진들이 믿음으로 살고 행동한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믿음으로...우리가 아나니'(*피스테이 노우멘) -
진리에 대한 인식이 믿음을 통해서 가능함을 시사한다. 특별히 본절은 창 1:1에 나타나는 세상 창조에 대한 인식과 연결되어 하나님께서 모든 세계를 말씀으로 창조하신 사실은 오직 믿음으로만 인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
하나님의 전능하신 손이 형태를 갖추지 못한 물질들로부터 세계를 창조하였 다. 보이는 것, 즉 물질세계는 나타난 것, 즉 창조 이전에 존재했었던 어떤 물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해 무(無)에서 창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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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 11:3).
◎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께서 ‘창조주’(creator)시라는 사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만물을 창조하신 분께서 만물의 ‘통치자’(moderator)시며, ‘보존자’(conservator) 이시다. 지으신 분이 지키시고 보호하시고 양육하신다. 지으신 분의 뜻이 없으면 참새 한 마리도 그저 떨어지지 않는다(마 10:29).
천지가 여호와의 ‘말씀’과 ‘입 기운’으로 이루어졌다(시 33:6). 우주의 모든 부분 이 ‘하나님의 은밀한 영감으로’(arcana Dei inspiratione) 생기를 얻는다.
- 인생도 그러하니,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모든 사람을 굽어보신다(시 33:13). 우리가 살고 움직이는 것은 오직 그 분을 ‘힘입어’ 그러하다(행 17:28).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다.
◎ 성령의 역사는 만물의 창조와 운행에 미치니,
“이것들은 다 주께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주께서 주신 즉 그들이 받으며/ 주께서 손을 펴신 즉 그들이 좋은 것으로 만족하다가/ 주께 서 낯을 숨기신 즉 그들이 떨고/ 주께서 그들의 호흡을 거두신 즉 그들은 죽 어 먼지로 돌아가나이다./ 주의 영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 시나이다. 여호와의 영광이 영원히 계속할지며 여호와는 자신께서 행하시는 일들 로 말미암아 즐거워 하시리로다.”(시 104:27~31).
◎ 주께서 자신의 영의 역사로 새 기운을 불어 넣어 만물을 새롭게 하신다.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부성적인 호의’(paternus favor)를 거두지 아니하시고 돌보신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돌보심’(specialis Dei cura)이 없다면, 하늘의 별 이 흩어질 것이며 땅의 수목이 뽑혀질 것이다.
◎ 하나님의 섭리는 그 분의 눈에 못지않게 그 분의 두 손에도 속한다.
하나님께서는 단지 지켜보시기만 하지 아니하시며 친히 일하신다. 하나님께서 는 영광 받기를 원하시되, 자신을 위하여 친히 준비하신다(창 22:8).
그 분께서는 자신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히 1:3) ‘하늘에 계셔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행하신다’(시 115:3). 삼위 하나님께서 ‘스스로 낮추사 천지 를 살피시고’(시 113:6), 그 때나 이제나 영원토록 함께 일하신다(요 5:17).
◎ 사람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그 분 자신이시다.
하나님께서 ‘현재(顯在)하는 자신의 손으로’(praesenti Dei manu) 천지와 그 중 의 생물들과 사람들에게 힘과 양분을 주셔서 보존하시고 자라게 하신다.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사람의 길이 자신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 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리이다”(렘 10:23).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 (잠 20:24).
◎ 하나님의 섭리는 통상 자연의 운행에 미친다.
하나님께서는 태양을 머물게도 하시며(수 10:13), 구름과 바람과 화염으로 자 신의 사역자 삼으시며(시 104:3~4), 모든 육체에게 먹을 것을 주신다(시 136:25). - 그 분께서는 우는 까마귀 새끼에게 먹을 것을 주시며(시 147:9) 인생의 머리카락이라도 세신 바 되셨다(마 10:30). 하나님의 확실한 명령이 없으면 한 방울의 비도 떨어질 수 없다(1.16.6-7).
◈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은밀한 손’의 작용으로 말미암는다.
우연히 일어나듯이 보여도 하나님의 미리 정하심이 없지 아니하다. 하나님의 지금 일하심을 통하지 않고 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기뻐하심에 따라서 모든 일을 뜻하시고, 뜻하신 즉 이루 시고, 이루신 즉 선하시다.
2. 변개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한 뜻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일을 계획하시고 행하심에 있어서 ‘최고의 이유’를 가지 고 계신다.
◎ 만사에 있어서 ‘가장 의로운 원인’(iustissima causa)은 하나님의 뜻이다.
맹인이 나면서부터 소경이 된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 었다(요 9:3).
-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의 비밀을 다 알 수는 없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겸비함’이다.
◎ 하나님의 놀라운 뜻은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다.
하나님의 지혜는 우리의 지혜와는 비교할 수 없으니 ‘나타난 일’은 우리와 우 리 후손에게 속하나 ‘감추어진 일’은 오직 하나님께만 속한다(신 29:29).
이 섭리는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지만 그곳에서는 오직 선한 것만 나온다.
- 그러므로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의의 유일한 법칙이며 가장 의로운 원인으로 여기고 겸손히 고백하며 그 분을 찬미해야 할 것이다.
◎ 모든 것을 정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와 열심을 요구하신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에 달려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이미 정하시 고 미리 아신다. 하나님의 부성적 사랑이 우주와 사람과 교회 위에 충만하다.
- 하나님께서는 길을 끝까지 다 정하시고 나그네와 같은 우리를 이끄신다. 다만 우리 심중의 계획을 사용하신다. 그러므로 잠언 기자의 고백은 마땅하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 호와시니라”(잠 16:9). 주께서 모든 일을 행하신다(시 39:9). 주시는 분도 취하시 는 분도 여호와시다(욥 1:21).
자신의 백성에게 인애와 자비를 베푸심으로써 견인(牽引)하시는 은혜는 오직 하나님 “그 분의 손”의 역사로 말미암는다.
◎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일을 이루시되 사람들을 자주 사용하신다.
하나님께서 ‘주저자’(主著者)이시며, 사람들은 ‘그 분의 일꾼들’이다.
◎ 하나님의 뜻은 영원히 불변하다.
만사가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고 그 뜻은 항상 동일하다. 우리에게는 그 뜻 이 다양하게 보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자신의 뜻을 변개치 않으신다.
하나님의 은밀한 뜻이 아니라면 사람도 천사도 아무 일을 행할 수 없다. 하나 님께서 패역한 무리와 이방인들의 손을 통하여서 자신의 유일하신 아들을 십자 가에 내주셔서 죽음에 이르게 하셨다.
-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자신의 아들을 내주셨다(행 2:23).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들에게 ‘미리 알게 하신 것’을 행악자들의 손을 통하셔서 이루게 하셨다(행 3:18).
◈ 그러므로 우리가 구할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기경하셔서 우리가 그 분의 말씀을 배울 수 있도록 감화하심이 아니겠는가?
“왜냐하면 우리의 지혜는 우리의 마음이 겸손히 하나님께서 가르치실 만한 상 태가 되어서 성경에서 가르쳐진 것은 무엇이든지 비난하지 않고 수납하는 것을 함의(含意)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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