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의 발을 씻기다

- 요한복음 13:1-30 -

샬롬선교회 


[요한복음 13:4-11] “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5.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6.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8.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9. 시몬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옵소서. 10.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 11. 이는 자기를 팔 자가 누구인지 아심이라 그러므로 다는 깨끗하지 아니하다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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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태복음 26:17-25, 마가복음 14:12-21, 누가복음 22:7-14, 21-23, 요한복음 13:1-30

 

목요일(무교절 첫날, 유월절 전날) 저녁, 예수님과 제자들은 예루살렘의 이층집에서 '유월절 식사'를 하게 된다. 이 식사에는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 제자들의 배신 예고, 그리고 그 유명한 '빵과 포도주로 성찬을 제정하신 일'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일련의 사건들-예수님이 행하신 일, 말씀하신 일-에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의 가장 심오한 내용이 응축되어 있다.

 

+ 먼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행위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

 

1. 사랑을 여지없이 보여주신 세족식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사건은 어찌된 일인지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다. 공관복음서 기자들이 왜 이 사건을 기록하지 않았는지 매우 궁금하다. 제자 중 하나인 가롯 유다는 제사장들에게 가서 예수님을 팔아넘기려고 의논했고, 이미 은화 30개를 받았다(마태복음 26:14~16, 마가복음 14:10~11, 누가복음 22:3~6). 문제는 언제 예수를 '넘겨줄 것인가'였다. 그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제자의 배신으로 넘겨지는 것은 자신의 때가 왔다는 것, '아버지께서 만물을 자기 손에 넘기신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제자의 배신은 하나님의 계획이 실현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예수님이 무력한 힘에 넘겨져 무방비 상태로 무참히 짓밟히고 온갖 수모를 당하는 과정이었다. 그런 상황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예수님은 자신의 때가 왔음을 알리시고,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여지없이 보여주신 것이 바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행위였다.

 

참고로 요한복음에서 1~12장의 사역 기록에서 강조되는 것은 '생명'(50)''(32)이라는 단어이지만, 13~17장에서는 '사랑'이 강조되고 있다. 거기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31번이나 나온다. 예수님은 그 사랑을 '끝까지' - 이것은 '끝까지'라는 의미와 '가장 큰 힘으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 보여주셨다. 끝이 없는,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이 부어지고 있다.

 

2. '받는 것'의 비밀

 

발을 씻는 것은 당시 노예들이 하는 일이었다. 예수님은 저녁 식사 중 누가 가장 위대하냐를 놓고 토론하는 제자들 앞에서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통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 시작하셨다. 당황하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내가 씻지 않으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13:8)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앞으로 아무 상관없다는 뜻이다.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그대로 '받는 것'이 영원한 관계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은총이며, 우리는 내밀어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의 손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행위는 더 깊은 의미를 가리키는 상징적인 행위였다.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10)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이 구절에는 '씻는 것'에 대해 두 가지 단어가 사용되었다. 첫 번째의 '목욕한 자'는 모든 것을 다 씻는 것을 의미한다. 뒤의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씻는다'는 반복적으로 매일 씻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구약의 제사장들이 임직할 때 물로 씻는 것은 일회성이다. 그러나 그 후 그들이 성소에 들어갈 때마다 손과 발을 씻었다. 이는 ''로 상징되는 '말씀'을 통해 날마다 회개하고 죄의 더러움에서 정결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발만 씻으면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예수님과 관계 맺는 것을 통해 온몸이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깊은 사랑이다.

 

3. 하나님 나라 백성의 본보기로서

 

온몸이 깨끗하게 된 자들이 서로 섬김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곳에 하나님 나라의 통치(나라)가 존재한다. 예수님의 세족 행위는 하나님 나라에 사는 자들의 본보기였다. 그것은 ''으로서 사랑으로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 수건을 '허리에 두르셨다'고 했다. '허리에 두르다'라는 말은 13:4,5에만 쓰인 단어이다.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벧전 5:5)라는 말과 같지는 않지만, 저는 종으로서 수건을 허리에 두르는 것과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는 것을 동의어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듯이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발을 씻는 행위를 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이것은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가롯 유다의 마음에 심어놓은 악마와는 전혀 대조적이다.

 

예수님은 유다에게 "네가 하려는 일을 지금 당장 하라"고 말씀하시며 자신을 어둠 속에 넘겨주셨는데, 이는 결국 아버지께서 아들을 어둠 속에 넘겨주셨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것은 복음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없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믿는다.

 

4. 시편 112편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뜻하지 않게 시편 112편을 묵상하다가 그 시편에서 '복 있는 사람'이라고 불리는 사람의 모습과 예수님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을 발견했다. 리빙 바이블이 잘 표현하고 있다.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축복을 받는다. 설령 어둠의 세력에 휘말려도 곧 빛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는 자비롭고 친절하다. 이런 사람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님이 그를 항상 돋보이게 하시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는 나쁜 소식을 듣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당황하지도 않는다. 하나님이 그를 버리실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어떤 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냉정하게 원수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아까워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푼다. 그의 선행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이를 본 비뚤어진 자들은 분노에 휩싸인다. 이를 악물고 도망칠 수밖에 없다. 소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편 112:1, 4~10).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예언하고 있다. 예수님이 '넘겨져' 십자가로 향하는 그 모습 속에 이미 '부활의 능력'이 앞당겨져 있는 것 같다. '부활의 힘'은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신뢰이며, 거기서 비롯되는 모든 관계의 삶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주님이 어디로 가실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당연히 세족식의 의미도 알 수 없었지만, "내가 하는 일을 지금은 너희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요한복음 13:7)라고 영적 개안을 예고하셨다. 우리도 마음의 눈이 밝아져 바울처럼 '그리스도와 그의 부활의 능력을 아는 것'(빌립보서 3:10)을 위해 날마다 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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