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론의 성경적 정당성
기독교의 예정교리(豫定敎理)가 성경적으로 그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 하는 문제는 예정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중요한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 진리는 객관적 계시 진리인 성경이 그 모든 원천(源泉)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 진리를 체계화한 교의신학에 있어서도 절대 유일의 원천을 성경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종교적) 진리와 철학적 진리와의 차이점이다. 철학적 진리는 성경을 진리의 원천으로 삼지 않고 일반계시에 기초한 인간의 이성적인 사색이나 경험을 그 원천으로 삼아 얻어 내는 진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타락으로 인하여 인간 이성도 또는 일반계시의 내용인 자연 만물도 모두가 다 저주 아래 있기 때문에 이것들에 의한 인간의 사색이나 경험을 원천으로 삼는 철학적 진리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타락으로 저주가 덮인 일반계시들은 성경의 특별계시의 조명(照明)이 없이는 바르게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경의 입증을 얻지 못하는 학문이나 진리의 체계는 그 무엇이든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리로 받아들여 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 예정론’ 진리도 성경을 유일 원천으로 삼지 않는다면, 즉 성경적인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면 진리가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신ㆍ구약 성경은 ‘예정론’ 교리에 대하여 확증해 줄 뿐만 아니라 ‘예정론’ 진리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처음과 나중이 되시는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타락한 세상을 심판하실 종말을 창세 전(創世前)에 이미 작정해 놓으시고 그대로 이루어 가시는 것이다. 종말을 작정하신 하나님이 시작(창조)을 작정하시지 않으셨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피조계의 시작과 종말이 하나님의 작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 안에 속한 피조된 인간의 모든 일들도 하나님의 영원한 예정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너무도 분명한 것이다.
성경은 예언(구약)과 성취(신약)로 구분이 된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한 영원한 작정(예정을 포함하는)이 없으시다면 어떻게 그것이 예언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예언된 말씀이 어찌 성취가 가능해질 수 있겠는가? ‘예언’이라는 것은 작정이라는 섭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사도 요한은 언급하기를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5:39)”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즉 이 말씀에서의 성경은 구약 성경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경(구약)은 장차 오실 메시아를 가리켜 예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울은 말하기를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 위에도 사망이 왕노릇 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표상이라(롬5:14)”고 하였다. 여기서 바울은 에덴동산에서 살았던 시조 아담이 오실 자 곧 예수의 표상(表象)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약성경 창세기로부터 말라기까지 예수에 대하여 예언적으로 기록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즉 아담을 지을 것을 작정 하실 때에 예수님을 보내실 것도 이미 작정이 되었다는 말이다. 구약 성경의 내용 가운데 어떠한 사건이나 예언자들의 예언 내용들 모두가 예수님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렇게 예언(구약에서)되고 성취(신약에서)된 이 놀라운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이 하나님의 영원하신 절대주권에 의한 작정(예정이 포함된)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또 이루어질 것이 분명한데, 인간에 대한 예정(선택과 유기) 섭리가 의심 받아야 할 이유는 전연 없는 것이다. 그러면 신ㆍ구약 성경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예정론의 정당성을 말해주고 있는가에 대하여 밝혀 보고자 한다.
1. 구약의 증거
구약의 내용은 오경(五經)을 포함한 역사서와 시가서와 선지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들 내용이 한결같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적 작정과 예정 섭리의 정당성을 너무도 분명하게 증거해 주고 있다.
구약의 역사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기원(起源)을 비롯해서 그 민족의 형성(形成) 과정과 번영의 역사가 그 주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스라엘 민족이 형성되기 이전의 역사 섭리 과정을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셔서 여자인 하와를 만들어 아담과 한 몸을 이루도록 하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을 주어 생육하고 번성할 것과, 땅을 정복할 것과, 모든 생물을 다스릴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주권적으로 언약해 주셨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타락으로 인하여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언약하신 대로 가인과 아벨을 비롯해서 많은 자녀들을 낳게 하셨다. 그리고 그 자녀들 가운데서 아벨을 특별히 선택하여 주셨고, 아벨이 가인에게 피살(被殺)을 당하자 아벨 대신에 셋을 낳게 하여 셋의 혈통에서 노아가 출생하게 하셨다. 그리고 노아에게 은혜를 입혀 가족들과 함께 홍수 심판에서 구원을 얻도록 해 주셨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노아의 세 아들 중에서 셈을 특별히 구별하셔서 셈의 혈통을 따라 아브라함이 출생하도록 하여 그로 하여금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신 것이다.
아브라함 이후의 이스라엘 민족의 형성 과정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께서 다른 신들을 섬기는 데라의 아들 아브라함을 특별히 선택하여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어 그를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셔서 복을 주셨는데, 그의 자손이 번성할 것과 가나안 땅을 정복할 것과 후손으로 큰 민족을 이루어 다스릴 것을 주권적으로 언약해 주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그의 아들 야곱에게 언약을 계승하게 하셔서 언약대로 야곱의 자손으로 애굽에 내려가 사백 년 동안 종살이를 하면서도 장정만 육십만이 넘게 번창하도록 해 주셨고, 지도자 모세로 하여금 애굽에서 구출하여 광야를 통과하게 하신 다음에,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를 통해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을 정복하게 하셨고, 유다 지파 자손인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자손의 왕으로 세워 나라를 다스리게 하여 주셨다.
이스라엘 왕국이 세워진 후, 번영의 역사 또한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위에 오르게 하신 후에 다윗성을 건설하게 하셨고, 이방 대적들과 원수들을 모두 물리치도록 하셔서 나라가 강성하게 하여 주셨다. 그리고 다윗왕의 아들인 솔로몬이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게 하셔서 성전(聖殿)과 왕궁을 건축하도록 하셨으며 부와 영화가 극에 달하도록 하여 주셨다. 그러나 솔로몬의 타락으로 인하여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져서 북쪽 이스라엘은 죄악으로 말미암아 앗수르에게 망하게 되었으며 남쪽 유다 왕조는 북쪽 이스라엘 보다 죄악이 더욱 심했는데도 하나님께서 아주 멸하지 아니하시고 보호하셔서 칠십 년 동안 바벨론에 포로(捕虜)가 되게 하셨다가 다시 돌아와 왕국의 번영을 누리도록 하여 주셨다.
이상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 섭리는 철저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적 작정과 예정 섭리에 기초한 이스라엘 열조와의 언약이 이루어진 것임을 말해 주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영원하신 작정과 예정 섭리에 따라 아브라함을 선택하여 복을 언약해 주시고 그 언약대로 자손을 번성(蕃盛)하게 하시고 땅을 정복하게 하시며 큰 민족을 이루게 하셔서 왕을 세워 다스리게 해 주신 것이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 섭리인 것이다.
구약의 시가서(詩歌書)는 욥기에서 아가까지인데 이들 내용들은 모두가 이스라엘 민족의 분열 이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역사 섭리 과정에서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의 속성(屬性)들을 그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욥기는 하나님께서 욥의 의지나 행위와는 전연 관계 없이 욥을 사단에게 맡겨 시험하도록 하셔서 재산과 종들은 모두 스바 사람과 갈대아 사람에게 빼앗기게 하시고 자녀들은 태풍에 집이 무너져 모두 죽게 하시고 욥은 사단으로 그 몸을 치도록 하셔서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악창(惡瘡)이 나게 하시고 완전히 망하게 하신 후에, 하나님께서 욥에게 많은 복을 주셔서 처음 복보다 더욱 크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시적(詩的)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욥기의 내용은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에 따라 언약 백성을 이방 민족에게 맡기셔서 망하게도 하시고 사사들이나 왕을 세우셔서 흥하게도 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전능성(全能性)을 시적으로 찬양한 것이다.
시편은 다윗과 솔로몬을 비롯한 몇몇 언약 자손들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언약 자손에게 복 주실 것을 언약하여 주신 내용과 언약하신 대로 이루어 주시라는 언약 자손의 간구 내용과 간구한 대로 이루어 주실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 내용을 찬양하고 있다. 이러한 시편의 내용 역시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에 따라 일찌기 이스라엘의 열조들에게 큰 민족을 이루어 다스리게 해 주실 것을 언약하시고 그 언약대로 이스라엘 왕국을 세워서 다스리게 해 주신 여호와 하나님의 성실성(誠實性)을 찬양한 것이다.
잠언(箴言)은 다윗왕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왕이 되었던 솔로몬왕이 자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게 될 아들에게 영원한 주권자가 되시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임을 가르쳐 주는 교훈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잠언의 내용 역시 여호와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 섭리대로 이스라엘 열조로부터 시작해서 솔로몬이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게 되기까지 전 역사 과정에서 친히 주권자가 되셔서 다스리시며 주관해 주신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성(主權性)을 찬양한 것이다.
전도서(傳道書)는 세상에서 사는 동안 온갖 부귀와 권세와 영화를 누린 솔로몬왕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만사(萬事)의 시작과 끝을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시고 섭리해 가시기 때문에 인간이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것은 헛되다며 하나님의 행하시는 일만이 영원함을 찬양하고 있다. 이러한 전도서의 내용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만사의 시기를 작정하여 일들을 시작도 하시고 끝나게도 하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만이 영원하다는 것을 들어서 여호와 하나님의 영원성(永遠性)을 찬양한 것이다.
아가(雅歌)는 솔로몬왕과 술람미 여자와의 사랑의 꿈을 노래한 것인데 솔로몬왕이 술람미 여자와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의 언약을 맺고 혼인 잔치까지 베풀었는데, 서로 헤어진 후에, 신랑을 찾아 방황하며 고통을 당하는 신부를 찾아온 신랑이 다시 사랑을 약속하고 사랑하는 꿈을 노래한 것이다. 이러한 아가의 내용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무런 조건이 없이 이스라엘의 열조와 언약을 맺으시고 백성을 삼으셨는데,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으로 내려가 사백 년 동안 하나님을 떠나 애굽의 종살이를 했는데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들을 애굽으로부터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이스라엘 왕국을 세워 백성으로 살게 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자비성(慈悲性)을 찬양한 것이다.
이상과 같은 여호와 하나님의 전능성과 성실성과 주권성과 영원성과 자비성과 같은 속성들을 찬양한 시가서들의 내용은 여호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적 작정과 예정 섭리를 너무도 강력하게 증거해 주고 있다.
구약의 선지서는 이사야에서 말라기까지인데 이들 내용들은 모두가 이스라엘 민족의 분열 왕국 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예언된 것으로서 역사 섭리 과정에서 나타내신 여호와 하나님의 사역(使役) 내용을 그 주제로 삼고 있다.
이사야 선지서는 북쪽 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멸망할 무렵,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에 따라 이스라엘 열조와 맺으신 언약을 이루어 주시기 위하여, 율법을 범하고 이방신(異邦神)을 섬기며 타락한 남쪽 유다 예루살렘 백성을 이방 민족을 들어서 때리시지만 회복해서 다스리시고 구원하여 싸매어 주실 것을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약속해 주신 내용이다.
예레미야 선지서 역시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와 맺으신 언약을 인하여 남쪽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하기 직전에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하여 자기를 배반하고 이방신을 섬기는 남쪽 유다 백성을 책망하시고 그들을 징계하여 칠십 년 동안 바벨론에 포로가 되게 하실 것을 경고(警告)해 주시면서 그들을 아주 멸하지 아니하시고 다시 구원하여 주실 것과 원수를 갚아 위로하여 주실 것을 약속해 주신 내용이다.
에스겔 선지서도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와의 언약을 인하여 유다 백성의 바벨론 포로시대 전기(前期)에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자기를 배반한 유다 예루살렘 성과 성전이 무너져 멸망할 것을 예고하시며 원수들을 다 멸해 주시고 성과 성전을 다시 회복하여 주실 것을 약속해 주신 내용이다.
다니엘 선지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와의 언약을 인하여 유다 백성의 바벨론 포로시대에 유다 백성에게 다니엘 선지자를 통하여 포로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백성을 보호하여 주시고 다시 구원하셔서 무너진 유다 왕국을 다시 견고하게 세워 주실 것을 약속해 주신 내용이다.
호세아 선지서를 비롯해서 말라기 선지서까지의 모든 내용들도 대부분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열조와의 언약 때문에 여러 선지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 유다 백성의 죄악을 책망하시고 이방 민족을 들어서 진노하실 것을 선언하시고 대적을 진멸하며 원수를 갚아 주실 것을 약속하시며 그들을 위로하시며 구원해 주시며 제사를 회복해 주실 것을 약속해 주시는 내용들이다.
지금까지 대략 살펴 본 선지서의 내용대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를 따라서 이스라엘 열조와 세우신 언약을 이루시려고, 때리시고 싸매시며 멸하시고 회복하시며 헐으시고 세우시며 망하게 하시고 흥하게 하시는 사역 등은 예정론의 정당성을 너무도 강력하게 뒷받침 해 준다.
이상과 같이 역사서나 시가서나 선지서 등 구약의 내용 전체가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의 정당성을 분명하게 증거해 줄 뿐만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여러 사건들이나 많은 내용들도 그 정당성을 너무나도 확실하게 언급을 해 주고 있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에 의한 역사 섭리의 영역(領域)은 이스라엘 역사의 큰 사건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사건에 이르기까지도 미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예를 들면, 하나님께서 잉태하지 못하는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에게 아들 이삭을 낳게 하셔서 이스마엘을 쫓아 내고 아브라함의 유업(遺業)을 잇도록 하여 주신 것과, 이삭의 아내 리브가가 잉태한 쌍태 중에서 행위와 관계 없이 에서는 미워하고 야곱은 사랑하여 열조의 유업을 잇도록 하신 것과, 야곱의 열 두 지파 가운데서 다윗을 택하여 왕으로 기름을 부으신 것과, 다윗 왕가인 솔로몬왕을 비롯해서 역대(歷代) 왕들을 이방 대적들로부터 보호해 주신 것들과 같은 사실 외에도 많다.
시편 기자인 다윗은 말하기를 시편 139편 16절에서 “내 형질이 이루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나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라고 노래했으며 , 시편 115편 3절에서는 “오직 우리 하나님은 하늘에 계셔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행하셨나이다”라고 노래하였다. 또한 시편 37편 23절부터 24절에서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 길을 기뻐하시나니 저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손으로 붙드심이로다”라고 노래하여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든 행적을 작정하고 계심을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다윗이 이같은 절대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발견하고 찬양하기까지는 그의 생애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를 통하여 된 것이다.
구약성경의 사무엘서에 기록된 다윗의 생애가 이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사무엘상에서는 다윗의 선왕(先王)이었던 사울의 미움과 도전을 받아 피해다니던 다윗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 모든 환난에서 구출해 주시는 사건이 나타나고, 이어서 사무엘하 전반부에서는 이방 민족들의 도전과 싸움에서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계속적인 승리를 거두게 하신다. 이러한 생생한 산 역사 속에 나타나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적인 능력의 역사를 통하여 다윗은 올바른 신관(神觀)을 정립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인간을 비롯한 역사와 우주 모든 만물을 하나님의 영원하신 작정 섭리를 따라 다스리시고 주관하시는 절대주권의 영광을 찬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 민족의 모든 역사가 그 어느것 하나라도 하나님의 작정 섭리에서 벗어난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역사의 주관자이시다. 피조된 인간과 상의(相議)해서 섭리하시거나 인간에게 주도권을 일임하셨거나 방관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다. 어디까지나 치밀한 작정속에서 하나하나 결과를 향해 섭리해 나가시는 과정이 이스라엘의 역사였고 따라서 인류의 역사인 것이다.
이스라엘 왕정시대에 나타나서 하나님의 뜻을 선포했던 수많은 선지자들도 모든 만사를 작정 섭리 안에서 이끌어 가시는 여호와 하나님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네가 어찌 듣지 못하였겠느냐 이 일들은 내가 태초부터 행한 바요 상고(上古)부터 정한 바로서 이제 내가 이루어 너로 견고한 성을 헐어 돌무더기가 되게 하였노라(사37:26)”고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즉 앗수르로 하여금 이방 민족들을 멸망케 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태초부터 또는 상고부터 작정된 바라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통해 패역한 이스라엘을 권고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종말을 처음부터 고하며 아직 이루지 아니한 일을 옛적부터 보이고 이르기를 나의 모략(謀略)이 설 것이니 내가 나의 모든 기뻐하는 것을 이루리라 하였노라(사46:10)”고 하시면서 하나님 자신의 절대적인 작정 의지를 말씀해 주고 계신다. 하나님의 작정은 그 무엇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만군의 여호와께서 맹세하여 가라사대 나의 생각한 것이 반드시 되며 나의 경영한 것이 반드시 이루리라(사14:24)”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이사야가 언급하고 있다. 결국 이사야 선지자를 비롯한 모든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작정된 뜻을 백성들에게 전해 주는데 사명(使命)이 있었던 것이다.
다니엘 선지자도 그가 본 이상에 대하여 “곧 인생으로 지극히 높으신 자가 인간 나라를 다스리시며 자기의 뜻대로 그것을 누구에게든지 주시며 또 지극히 천한 자로 그 위에 세우시는 줄을 알게 하려 함이니라 하였느니라(단4:17)”고 바벨론왕 느브갓네살에게 설명해 주었다. 구태여 성경구절 하나하나를 들어서 설명하지 않아도 구약성경 전체가 전능하신 하나님의 작정 섭리에 의한 경륜(經綸)들로 가득차 있음을 앞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결국, 구약성경 전체가 장차 오실 메시야에 대한 예언서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거니와 이렇게 방대한 예언과 약속으로 엮어진 구약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영원하신 작정 섭리로 그 배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예정론을 수긍하지 않고는 성경 한 구절도 바르게 이해할 수 없으며 나아가서는 성경 전체의 올바른 뜻을 터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해야만 한다.
2. 신약의 증거
신약은 복음서와 사도행전과 서신서와 계시록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들 내용은 모두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구약의 선지자들을 통하여 보내 주시기로 약속해 주신 메시야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출생한 예수라는 사실을 증거해 주고 있다. 즉 예수는 여호와 하나님의 약속대로 오신 그리스도이시라는 것을 증거해 주는 내용인데, 복음서는 예수께서 친히 증거하신 내용이고, 사도행전은 성령의 표적적(表蹟的) 사건을 통하여 증거한 내용이고, 서신서는 성령에 감동된 사도들의 교훈을 통하여 증거한 내용이고, 계시록은 성령에 감동된 사도의 예언을 통하여 증거한 내용이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대로 오신 메시야이심을 증거하는 신약의 내용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적 작정과 예정 섭리의 정당성을 분명하게 증거해 주고 있다.
복음서 가운데 마태복음서는 예수께서 메시야의 삼대직임(三大職任)인 선지직과 왕직과 제사직을 모두 가지고 계시는 메시야이심을 직임(職任) 중심으로 증거하여 주고, 마가복음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께서 세상에 오셔서 버림을 받으시지만 주(主)가 되시는 메시야이심을 신분(身分) 중심으로 증거하여 주고, 누가복음서는 예수께서 구속주로 세상에 오셔서 택자들의 죄를 대속하여 주신 메시야이심을 사역(事役) 중심으로 증거하여 주고, 요한복음서는 예수께서 아버지께로부터 오셨다가 아버지께로 다시 가시는 근본 하나님이신 메시야이심을 본성(本性) 중심으로 증거해 준다.
사도행전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성령이 오셔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예수가 삼일만에 다시 부활하셔서 하늘로 승천하신 메시야이심을 사도들을 통하여 증거한 내용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성령의 권능을 얻게 해서 땅 끝까지 메시야의 증인이 되게 해 주신다고 하신 약속대로 부활하신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에 사도들은 오순절(五旬節)에 임하신 성령의 권능을 얻고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와 소아시아와 마게도냐와 로마 등지에서 예수가 메시야이심을 증거한 것이다.
로마서를 비롯한 유다서까지의 많은 서신서들은 모두 성령이 사도들을 통하여 메시야의 복음을 교회들에게 전하는 내용이다. 그 복음의 내용은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가 구약에서 약속한 메시야라는 것이다.
로마서는 예수께서 율법으로 인해 죄인된 인간을 약속대로 구속하여 의롭다 하셔서 은혜로 구원하여 주시는 메시야이심을 증거하고 고린도서는 예수께서 구약의 약속대로 죽으시고 다시 부활하신 몸 된 교회를 건덕(建德)의 복음으로 세우시는 메시야이심을 증거하고, 갈라디아서는 예수께서 구약의 율법을 이루신 메시야이심을 증거하고, 에베소서는 예수께서 교회의 모퉁이 돌이 되시는 메시야이심을 증거하고, 빌립보서는 복음에 합당한 생활의 교훈을 통해, 골로새서는 복음 진리에 대한 재확인(再確認)을 통해 예수께서 메시야이심을 증거한다. 데살로니가전후서는 예수님의 부활과 재림에 대한 진리를 통하여 예수께서 메시야이심을 증거하고, 디모데전후서나 디도 및 빌레몬서는 교회의 조직과 질서(秩序)에 대한 교훈을 통하여 예수께서 메시야이심을 증거하고, 히브리서와 야고보서와 베드로서 및 요한 서신과 유다서는 각종 이단(異端)을 경계하는 교훈을 통하여 예수께서 참 메시야이심을 증거한다.
요한계시록은 사도 요한에게 보여 주신 예수 그리스도 즉 메시야의 계시인데 예수께서 다시 오셔서 온 세상을 심판하시고 승리하실 메시야이심을 증거한다.
이상과 같이 신약 전체가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께서 구약에서 약속된 메시야이심을 증거하므로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의 정당성을 증거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과 사도들이 직접적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과 예정 섭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주고 있다.
예수께서 직접 하신 말씀 중에도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모든 자에게 영생을 주게 하시려고 만민을 다스리는 권세를 아들에게 주셨음이로소이다(요17:2)”라고 하셨다. 또한 “세상 중에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내었나이다(요17:6)”라고 했고, “내가 저희를 위하여 비옵나니 내가 비옵는 것은 세상을 위함이 아니요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함이니이다(요17:9)”라고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가운데서 말씀하셨다. 디베랴 바닷가 산에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표적으로 배를 불렸던 많은 무리들에게 교훈 하실 때에도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내게 오는 자는 결코 내어 쫓지 아니하리라 내가 하늘로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 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요6:37∼39)”고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온 세상을 구원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영원 전에 작정 섭리 안에서 선택으로 예정된 자 즉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자들에게 영생을 주시려고 오셨으며, 이것이 아버지의 뜻이며 작정된 것이라는 것이다.
혹자들은 요한복음 3장 16절에 기록된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고 한 성구(聖句)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예정 섭리를 부정하려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 성구는 도리어 예정 섭리를 힘있게 증거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성구 내용은 일반적으로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해서 독생자를 보냈으니 누구나 믿어서 구원을 얻으라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 구역성경이나 공동번역, 새번역 성경 등이 모두 이같은 내용으로 번역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번역상 커다란 실수인 것이다. 이 본문은 개역성경에 번역된 말씀이 정확한 번역인 것이다. 그 뜻은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신 목적은 인간들 누구나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믿음을 주어서 믿게 하는 선택된 자들 즉 예수를 믿는 자에게 영생을 얻게 해 주시려는 것인데 인간의 의지로 믿어서 인간의 노력으로 영생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택한 인간에게 믿음을 주어서 영생을 얻게 해 주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는 독생자를 보내어 주셨으니까 인간 누구나 믿어 영생을 얻으라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보내시고, 택자로 하여금 믿게도 하시고, 영생도 얻게 해 주신다는 말씀이다. 따라서 이 본문은 도리어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한 예정 섭리를 강하게 증거해 준다.
또한, 예수님께서 천국 복음을 전파하실 때에 많은 이적과 기사를 행하신 것이 구약의 선지자들의 예언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복음서 기자들이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실 때에 비유로 말씀하신 것까지도 선지자들의 예언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하였다. 결국 구속주로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작정 섭리에 의하여 출생하시고 사시고 복음을 전파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다시 오시게 되는 것이다.
사도들은 하나님의 작정 섭리에 대해서 그 증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베드로와 요한이 관원(官員)들에게 핍박을 받은 뒤 놓임을 당했을 때 동류들과 일심(一心)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과연 헤롯과 본디오 빌라도는 이방인과 이스라엘 백성과 합동하여 하나님의 기름부으신 거룩한 종 예수를 거스려 하나님의 권능과 뜻대로 이루려고 예정하신 그것을 행하려고 이 성에 모였나이다(행4:27∼28)”라고 했다.
베드로가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설교 할 때에 “그가 하나님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어 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 못 박아 죽였으나(행2:23)”라고 했으며, 그 뒤 성전 문에서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나서 모여든 백성들에게 예수를 증거할 때에 “너희 관원들과 너희가 알지 못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게 했다”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하나님이 모든 선지자의 입을 의탁하사 자기의 그리스도의 해 받으실 일을 미리 알게 하신 것을 이와 같이 이루셨느니라(행3:18)”고 증거하므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사건이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한 작정 섭리를 배경(背景)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사도 바울은 이방의 사도로 안디옥에서 복음을 전했을 때 “이방인들이 듣고 기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며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더라(행13:48)”고 사도행전 기자는 말한다. 뿐만 아니라,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 편지하면서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엡1:4∼6)”고 했고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구속 곧 죄사함을 받았으니 이는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으로 우리에게 넘치게 하사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셨으니 곧 그 기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 모든 일을 그 마음의 원대로 역사하시는 자의 뜻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우리로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엡1:7∼12)”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2:10)”고 하였다. 이 얼마나 분명하고도 정확한 말씀인가? 하나님의 절대주권적인 작정 섭리에 의하여 우리가 예정되고, 그 예정에 의하여 그리스도의 속죄가 이루어지고, 그 예정대로 우리가 살게 된다는 말씀이다.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사도 바울이 말하는 지혜는 “오직 비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니 곧 감추었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고전2:7)”고 말함으로 예수 그리스도 사건은 만세 전에 작정된 하나님의 섭리임을 밝혀 주고 있다. 그리고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는 “주의 사랑하시는 형제들아 우리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마땅히 하나님께 감사할 것은 하나님이 처음부터 너희를 택하사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진리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하심이니(살후2:13)”라고 말하여 우리가 구원을 얻은 것이 하나님의 선택을 근거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