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최고봉, 공상허언증
(空想虛言症·Pseudologia Fantastica)
정신의학에서는 병적 거짓말을 3단계로 구분한다고 합니다.
1. 충동적 거짓말: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함으로써 자기 만족을 얻습니다.
2. 습관적 거짓말: 충동적 거짓말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로써 거짓말을 감춥니다.
3. 공상허언증: 스스로 거짓말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그 거짓말을 자신이 사실로 믿어버리는 것 입니다.
이 중 가장 중증이 바로 공상허언증입니다. 종종 연예인들은 과장된 무용담으로 네티즌들에게 공상허언증이라는 조롱과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요. 비단 연예인 뿐만 아니라 습관적으로 부자인척하고 학력을 속이는 것 또한 공상허언증의 증상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 공상허언증의 무서운 점은 이 증상은 일종의 자기 최면과도 같아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머뭇거림과 같은 신체적 변화가 없다고 합니다.
공상허언증의 특징
1) 병적인 거짓말의 첫 번째 특징은 전적으로 완전히 거짓인 이야기를 꾸며내기보다는 어느정도 사실인 면에 기반해서 과장하고 왜곡하여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신분열증, 망상, 환각과는 구별됩니다. 즉, 공상허언증 환자는 다른 부분에서는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기도 합니다.
또 공상허언증 환자들은 그들의 거짓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게 들통나는 경우에도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계속 말을 바꿔가며 거짓말을 끝까지 우길 뿐입니다. 즉, 공상허언증 환자에게 논리적으로 그들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대부분 헛수고일 뿐입니다.
2) 거짓말을 지어내는 경향은 매우 장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또, 그들의 거짓말은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나 사회적 압력이 존재해서 비롯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개인의 내적, 심리적 충동에서 비롯됩니다.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면서 살게 되면서 환자들은 그에 대한 죄책감도 완전히 없어지게 됩니다. 이들은 거짓말이 완전히 탄로나게 되어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고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3) 세 번째로 병적인 거짓말은 자기를 긍정적이고 그럴듯한 존재로 꾸며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즉, 매우 지적인 사람인척 하기 위해 학력을 속이거나 어렵고 수준 높은 책을 읽은 척 하기도 합니다. 또 자신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유명한 사람들과 친분이 있다고 묘사하기도 합니다.
4) 네 번째로 공상허언증은 거짓기억증후군을 동반합니다. 즉, 환자는 자신의 거짓말을 거짓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일어났던 일로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거짓말로 묘사하는 사건들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도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환자들은 자신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그러한 행동을 했다고 믿으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영웅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을 했다고 믿기도 합니다. 때로는 자신이 엄청난 악행이나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기도 합니다.
환자들은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좌절을 계속 맛보게 되고, 불안과 초초한 나머지 결국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을 이루어졌다고 믿어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그것이 진실이라고 스스로 굳게 믿는 경우에는 거짓말탐지기로도 전혀 거짓임을 알 수가 없습니다.
가혹행위나 감금,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을 가하면서 심문을 하는 경우에 공상허언증이 발병하기도 합니다. 즉, 니가 이런이런 죄를 저질렀다고 끊임없이 말하면서 잠을 재우지 않고 고문을 하거나 오랜 기간 감금을 하게 되면 자신이 실제로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고 스스로가 믿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5) 다섯 번째로 공상허언증 환자들은 말주변이 뛰어나고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카리스마있게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많은 사이비종교의 교주들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고 초자연적이고 영적인 경험을 했다고 믿으며 (자기 스스로 그렇게 믿습니다.) 그것을 매우 설득력있는 설교나 웅변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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