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남에 대해
요한복음3장
[1-2절]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관원이라.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가로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의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라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바리새인들은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경건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자들이었다. 형식과 외식에 치우친 자들도 많이 있었던 것 같으나 경건한 자들도 있었던 것 같다. 니고데모는 바리새인이었을 뿐 아니라, 또한 유대인의 관원이었다. ‘관원’이라는 말은 공회원같이 유대 사회에서 영향력을 가진 지도적 인물을 가리킨다. 이와 같이, 니고데모는 종교적으로 경건하고 사회적으로 신분이 있는 자이었다. 니고데모는 아마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밤에 왔던 것 같다. 그는 경건한 사람들을 대변하듯이 예수를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 곧 선지자와 같은 사람으로 인정하며 그 근거로서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들을 들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실상 선지자 이상이셨다.
[3절]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의 부족함을 아시고 거듭남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는 우선 거듭남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에게 거듭남이 필요하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죄로 인하여 영적으로 죽은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죄의 결과는 죽음이었다. 그러므로 사람이 영적으로 다시 나지 아니하면 그는 천국을 볼 수 없다.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5절). 아담과 하와는 범죄함으로 에덴 동산에서 쫓겨났었다(창 3:24). 그러므로 사람이 죄인인 채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죄인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므로 고린도전서 6:9-10은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란하는 자나 우상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람하는 자나 술취하는 자나 후욕하는 자나 토색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고 말했다.
[4-5절] 니고데모가 가로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삽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삽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거듭남은 육신적 의미가 아니고 영적 의미이며 영혼이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나는 것을 가리켰다. 여기에서 물은 죄씻음을 상징한다. 물로 더러움을 씻듯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로 우리의 모든 더러운 죄를 씻는다. 세례 의식의 물은 그것을 상징한다. 그것이 복음의 중심 내용이다(요 15:3; 엡 5:26; 히 10:22).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공로를 사람의 심령에 적용하신다. 이것이 성령의 구원 활동이다(고전 6:11; 딛 3:5). 모든 사람은 성령의 감동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씻음을 받아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6-8절]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기이히 여기지 말라.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
거듭남은 육신적 의미가 아니고 사람의 영혼의 변화를 가리킨다. 사람의 출생은 육적인 일이었다. 영혼이 그 속에 있으나,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졌으므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는 의와 선을 행치 못하였다. 영혼이 하나님의 생명에서 끊어져 있으므로 그 기능인 지식과 감정과 의지는 매우 어두워졌고 약해졌다. 그러므로 그 영혼은 하나님의 생명을 받아 다시 살아나고 지정의의 변화가 일어나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행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영은 바람과 같다. ‘영’이라는 원어(프뉴마)는 ‘바람, 숨’이라는 뜻도 있다. 우리는 바람이 어디로부터 나와서 어디로 가는지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우리는 성령으로 거듭남이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바람을 볼 수는 없으나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듯이, 우리는 거듭난 사람이 죄를 회개하고 신앙을 고백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람은 볼 수 없으나, 바람 때문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성령을 볼 수 없으나 성령으로 말미암아 거듭난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그의 참된 회개와 믿음의 고백과 변화된 삶을 통해 그를 확인할 수 있다.
[9-13절] 니고데모가 대답하여 가로되 어찌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일을 알지 못하느냐?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우리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거하노라. 그러나 너희가 우리 증거를 받지 아니하는도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하늘에 있는]12) 인자(人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거듭남은 비록 신비한 일이기는 하지만 땅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것은 ‘땅의 일’ 즉 땅에서 일어나고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은 사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거듭남은 사람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원 사건이다. 역사상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경험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히 믿는 모든 사람은 이미 경험한 일이다.
예수께서는 거듭남에 대한 자신의 말이 진리임을 강조하셨다. 그는 “우리는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거하노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라는 표현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세 구별된 인격을 암시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신비이다. 한 분 하나님께서 세 구별된 인격으로 존재하신다는 사실은 성경에 계시된 명확한 진리이지만 동시에 매우 신비한 사실이다. 주께서는 또 ‘하늘의 일’에 대한 말씀도 암시하시는 것 같다. 그것은 요한계시록 같은 책에 기록된 천국에 대한 말씀들을 가리켰다고 본다.
본절은 예수님의 신인(神人) 양성을 증거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라는 말은 그가 본래 하늘에 계셨음을 나타낸다. 그는 요한복음 1:1의 증거대로 ‘태초부터 계신 자’ 곧 영원하신 하나님이시다. ‘하늘에 있는 인자(人子)’라는 원어(호 온 엔 토 우라노)는 그가 땅에 내려오신 후에도 여전히 ‘하늘에 있는 인자’ (KJV) 즉 신성(神性)으로 항상 하늘에 계심을 나타내든지, 아니면 단순히 ‘하늘에 계셨던 인자’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인자(人子) 즉 사람의 아들이시다. 그는 사람이시다.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다는 말씀은, 비록 에녹(창 5:24; 히 11:5)과 엘리야(왕하 2:11)가 죽지 않고 하늘에 올라갔고 모든 의로운 성도들의 영들(히 12:22-23)이 그러하지만, 천국에서 하나님을 대면하고 그의 구원 계획을 이해한 자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14-15절]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전통본문)13)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노하셔서 불뱀을 보내신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그 죄를 뉘우쳤을 때 모세가 하나님께 기도하였고 하나님께서는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달게 하셨고 불뱀에 물린 자마다 그것을 쳐다봄으로 죽지 않고 살게 하셨다. 이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예표(豫表)했다. ‘인자도 들려야 하리라’는 말씀은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 달리실 것을 가리켰다. 요한복음에는 이런 표현이 몇 번 나온다(요 8:28; 12:32, 34.). 십자가는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는 것은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목표는 영생이다. 하나님의 구원은 죄인들이 죄사함을 받아 죽음과 지옥 형벌로부터 구원받고 천국에서 복된 영생을 누리는 것이다.
본문에서 예수께서는 거듭남에 대해 세 가지의 내용을 말씀하셨다.
첫째로, 천국 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거듭나야 한다. 사람은 거듭나지 않으면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죄인은 영적으로 죽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거듭나지 못한 자는 결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둘째로, 사람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물은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를 가리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그 속죄의 복음의 말씀으로 죄씻음을 받음으로 거듭난다. 이것은 성령의 사역이다. 성령께서는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택하신 자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피흘려 속량하신 자들에게 대속의 의(義)를 적용하셔서 새 생명을 주신다. 이것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남이며 이것이 구원이다.
셋째로, 사람이 거듭난 증거는 회개와 믿음이다. 예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고 말씀하셨다(요 3:14-15). 사도 요한은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이며(요일 5:1) 참 믿음은 참 회개를 동반한다고 말했다(요일 3:9-10). 우리는 정말 천국에 들어갈 준비가 된 거듭난 자인지 스스로 물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