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와 야곱의 탄생과 각각의 태생

창세기 2519~34

샬롬선교회

 

하나님의 인도로 맺어진 이삭과 리브가였지만 왠지 20년 동안이나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 그 사이에 아버지 아브라함과 또 다른 아내 거두라 사이에서 6명의 아이를 낳는다. 이삭과 리브가의 생각은 어떠했을 것인가. 성경은 리브가가 '불임녀'('아카--'עֲקָרָה)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들이 너무 힘들어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삭은 아내를 위해 여호와께 기도했다. 여호와는 이삭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그래서 그의 아내 리브가는 잉태했다.

[창세기 25:21] 이삭이 그 아내가 잉태하지 못하므로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그 간구를 들으셨으므로 그 아내 리브가가 잉태하였더니

 

+2521절에는 '간구하다'로 번역된 동사 '-'(עָתַר)이 하나는 능동태로, 다른 하나는 수동태로 두 번 나온다. 전자는 사람이 하나님에게 '간구하다'는 형태로, 후자는 하나님이 사람의 '간구에 응답하다'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창세기에서는 이 절에만 쓰이고 있다. 구약 전체의 빈도는 20회이다.

그런데, 20년이라고 하는 세월은 리브가가 완전하게 불임의 여자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여호와는 이삭의 기도에 '응답'하여, 에서와 야곱의 쌍둥이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다. 남녀의 결혼으로 자연스럽게 태어난 아이들이 아니라 기도에 의해 출생한 것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쌍둥이(이란성 쌍둥이)의 생애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리브가의 예언대로 전개되어 간다.

 

1. 쌍둥이(에서와 야곱)의 탄생

 

결혼하여 20년째에 아내 리브가는 임신하지만, 아이들이 그 태속에서 "서로 싸우는지라"(22)라고 한다. '싸우다''-차츠'(רָצַץ)의 강의형으로 구약에서는 이곳 1회만 사용된다. '-차츠'(רָצַץ)의 기본 뜻은 '부서뜨리다, 박해하다'라는 뜻이지만 강의형에서는 '서로 밀다, 맞부딪치다'라는 뜻이다. 강의형은 '서로'라는 의미도 있으므로 '서로 차고, 싸웠다'고 번역하는 사람도 있다. 어머니의 태내에서 태아가 이미 이런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리브가도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앞으로 다가올 일을 예감케 한다. 리브가는 몹시 걱정되어 여호와께 계속 기도했을 때,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라고 말씀하셨다. 게다가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계시를 이삭은 알고 있었는지 어떤지 성경은 기록하고 있지 않다. 적어도 이 계시를 알게 된 리브가로서는 당연히 육아에 대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사실 리브가는 동생 야곱을 편애했다. 아버지 이삭도 다른 이유로 에서를 편애했다.

 

출산 때에 처음 태내에서 나온 것은 에서이었고, 나중에 에서의 뒤꿈치를 잡고 나온 것은 야곱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부모가 지은 것인데, 에서는 '붉고 온몸이 털옷 같았다'하여 그렇게 지어졌다. 그 특징과 성격은 '능숙한 사냥꾼, ()과 친하다는 의미'이다. 야곱은 '온화한 사람'이다. [中沢(나카자와) 번역은 '내성적인 사람', 岩波(이와나미) 번역은 '결점 없는 사람'. 세키네(関根) 번역은 '마음 일편단심인 사람'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히브리어는 형용사의 '-'(תָּם)으로, '완전한, 순진한, 결백하고, 온화한'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그것은 도덕적인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마음의 태도에 있어서 완전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야곱은 '천막에 살고 있었다'라고 한다. '천막에 살다'는 당시 유목생활을 하던 아버지 이삭의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한다는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오히려, 형의 에서가 성경적으로는 부정적이었다. 왜냐하면 에서는 '능숙한 사냥꾼'이고, '사냥꾼'은 히브리어로 '차이드'(צַיִד) 즉 이 지상에서 최초의 권력자가 된 니므롯(10:9)과 마찬가지로 용감한 '사냥꾼'(צַיִד)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에서와 야곱은 대조적인 성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야곱은 형 에서의 '발꿈치'(히브리어로 '--'(עָקֵב)를 잡고 태어났기 때문에 '발꿈치를 잡는'[동사 '-카브'(עָקַב)]자로 불려, '--'(יָעֲקֹב)(고유명사)로 이름을 지었다. 일본어로는 'ヤコブ(야곱)', 영어로는 Jacob으로 표기된다. 이것 때문에 사람을 앞지르거나, 남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미지를 갖게 되지만, 히브리어에는 그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성경의 야곱에 대한 평가는 영적인 것에 대해 순수했다는 것이다.

 

+ 29~34절에서는 에서가 얼마나 영적인 일에 무관심했는지를 나타내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배고프게 찾아온 형 에서가 먹을 것을 구했을 때, 야곱은 지체 없이 에서에게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날 내게 팔라"(31)라고 말했다. 결코 자신이 얻을 수 없는 장자의 명분(권리, 상속권)을 붉은 것(팥죽)으로 팔라고 요구했다. 그건 야곱이 늘 바라던 일이었다. 장자의 명분을 경홀히 여긴 에서는 무려 한 그릇의 팥죽과 교환하는 형태로 간단히 그것을 야곱에게 판 것이다. '장자의 명분'라는 말이 2519~34절에 네 번(31, 32, 33, 34) 나온다. '첫 아이(初子)', 첫 물(初物) 첫 열매(初穂)'와 같은 어근을 가진 '베호--'(בְּכֹרָה)이다. 장자의 명분이란 두 배의 상속권을 가지며, 더불어 가장권, 영적 리더의 권위를 의미한다. 이는 장자에게만 부여되는 특별한 권리였다. 야곱은 그 가치를 알고 있었다.

 

2. 형에서와 동생 야곱의 인연

 

형 에서는 가나안 사람의 딸을 아내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0세에 자신의 취향대로 가나안 딸 두 명을 아내로 두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삭과 리브가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에서는 아내가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삼촌인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 본처들 외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취하였다(28:9). 그러나 이는 부모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인간적인 잔꾀일 뿐, 하나님의 마음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오늘날 아랍인과 이스라엘의 인연은 에서와 야곱의 형제에게서 비롯된다.

 

말라기서 12,3절에 '나는 야곱을 사랑했고, 에서를 미워했다'는 여호와의 계시가 있다. 에서의 후손들은 에돔(אָדֹם,'붉다'의 형용사) 사람의 조상이 되어 하나님의 축복의 계보를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야곱과 그 자손들의 메인·스토리가 전개된다.

 

+ 참고로, 신앙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아브람'도 포함)의 이름은 구약에서 236회 사용되었다. 아버지 이삭의 이름은 112. 그리고 아들 야곱이라는 이름은 무려 349번이라는 빈도로 쓰일 정도로 중요한 인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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