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에 대한 두 가지 예고
창세기 18장
18장에서는 아브라함에게 세 사람이 방문했다. 아브라함이 이른 오후의 더운 날씨에 천막 입구에 앉아 있었다. 문득 눈을 들어보니 그곳에 세 사람이 그를 향해 서 있었던 것이다. 놀란 아브라함은 달려가서 넙죽 엎드려 그들을 환영했다. 히브리인에게의 편지 인 히브리서 13장 2절에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고 되어 있듯이 유목민에게는 그들 나름의 대접을 중시하는 풍습과 문화가 있었던 것 같다. 19장에서도 롯이 두 천사를 영접하고 있다.
18장 1~8절에는 아브라함의 환대하는 마음(hospitality mind)를 볼 수 있다. 고운 가루를 가져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고, 또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취하여 급히 요리하여 그들을 대접했다. 게다가 아브라함은 일어나서 그들을 전송하러 함께 나갔다. 여기에는 사람을 섬기는 예수님의 모형을 보실 수 있다. 성막에 바치는 '번제 제물'과 함께 바치는 '소제 제물'은 바로 하나님뿐만 아니라 사람을 섬기는 예수님의 모형이다.
그런데 세 사람의 정체는 점차 밝혀지는데(18:20/19:1) 그 중 한 사람은 '여호와'(יהוה) 자신이다. 뒤에 두 사람은 천사이다. 아브라함과 대화하는 사람은 '여호와'이다.
1. 제 1의 예고: "기한이 이를 때에 ...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18장의 세 사람의 방문 목적은 10절에 있듯이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라고 예고를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의 약속은 아내 사라를 통해 아들 하나를 너에게 주자는 것이었지만 이번 방문은 그 시기를 예고하고 있다. 그 시기는 '1년 후'이다. 과연 여호와께서 약속대로 오셨는지 궁금하지만, 21장 1-2절에 보면 그 답이 있다.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를 권고하셨고,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 사라가 잉태하고 하나님의 말씀하신 기한에 미쳐 늙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으니"라고 되어 있다. "권고하셨고"라고 번역된 동사는 '파-카드' פָּקַד로 '방문하다'라는 뜻이다.
2. 제 2의 예고: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심판
여호와의 방문의 제2의 목적인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심판 예고는 당초 예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아브라함이 세 명의 방문객을 배웅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걷고 있을('하-라브' הָלַךְ) 때에, 여호와께서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아브라함에게 밝히고자 하셨던 것 같다. 곧 여호와께서 "나의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17절)라고 말씀하셨다.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께서 자신의 제자들에게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니라"(요한복음 15:15)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도 '여호와'께서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아브라함에게 숨기지 않고 알려야겠다고 생각하셨다.
아브라함은 여호와로부터 소돔과 고모라의 죄에 대한 심판에 대하여 들었을 때, 아마 그의 뇌리에는 롯과 그의 가족의 일이 떠올랐을 것이 분명하다. 아브라함은 그들을 위해 '여호와'께 중재를 시작한다. 다른 두 사람은 그대로 소돔 쪽으로 향했는데, 아브라함은 "여호와 앞에 그대로 서서", 가까이 가서 "그 성중에 의인 오십이 있을찌라도 주께서 그 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치 아니하시리이까"라고 탄원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 성중에 의인이 10명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아브라함이 10명 앞에서 멈췄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롯과 그 가족의 관계자를 포함하면 10명 정도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아브라함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브라함의 청원으로 실제로 구출된 것은 아내와 두 딸과 자신의 4명이었지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본 고로 소금 기둥이 되어 버렸다. 19장을 보니 딸들과 사위들이 더 있었던 것 같다(19:14). 의인이 10명도 안 된다는 사실을 여호와께서 알려 주셨을 때, 아브라함은 수를 구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아브라함에게 알린 것은 그를 여호와의 벗으로 삼아 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비밀을 알게 되는 '친구'라는 관계, 이것이 아브라함에게 부여된 특권이었다.
3. 여호와의 방문 형태
창세기 18장에는 마지막 날에 일어나는 사건들의 한 형태가 계시되어 있다. 그 계시된 형태는 아브라함에 대한 여호와의 약속이 완전히 지켜지기 전에, 여호와의 심판이 있다는 것이다. 시계열(時系列)로는, 우선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먼저이다. 그리고 그 후에 아브라함을 통해 모든 백성이 축복을 받는 여호와의 약속이 실현된다. 여호와께서 약속하신 최종 목표는 '메시아 왕국'의 실현이다. 그러한 계획을 가진 여호와를, 아브라함이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서 쉬소서"(18:4)라고 환영하는 곳에 18장의 중요한 계시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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