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계약의 형태

창세기 14~15

 샬롬선교회


창세기 14장과 15장을 한 묶음으로 묶고자 한다. 이 두 장 안에 다양한 계약의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적혀 있는 내용은 전혀 다른 것이지만 계약(약속, 맹세)의 관점에서 본다면 왕(나라)과 왕(나라), 사람과 사람,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에서 다양한 계약의 형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1. (나라)과 왕(나라)의 계약

 

14장에는 9개국 왕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나라들은 엘람의 왕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하나로 묶여 있었는데, 그것은 그돌라오멜의 힘 아래 지배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13년 만에 그 중 5명의 왕들이 그돌라오멜의 지배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신개역, 프란치스코회역에서는 '이들 5명의 왕들이 연합하여'라고 번역했다. 신공동역에서는 '동맹을 맺었다'고 번역하고 이와나미(岩波) 번역은 '결집했다'고 번역했다. 히브리어에서는 '하발'(חָבַר)이라는 동사가 쓰이고 있는데, '서로 연결한다.'라는 뜻이다. 서로 협의해서라기보다는 한 지배자에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계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해관계에 비추어 볼 때 정치적인 계약이다.

하지만 이런 계약은 언젠가는 반드시 파탄이 난다. 사실 이곳에서도 9개 국가가 두 세력으로 갈라져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힘의 지배로 이루어진 약속(계약)은 이해관계나 힘의 균형을 깨면 쉽게 깨진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

 

2. 사람과 사람의 계약

 

(1) 아브라함과 마므레의 친족이 맺고 있던 계약

 

위의 싸움에 반기를 든 나라가 패퇴했다. 그 나라 안에 소돔에 있던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연루되어 전 재산을 빼앗겼다. 소돔의 한 도망자가 아브라함에게 와서 그 사실을 전했다. 아브라함은 그 무렵 아모리인 마므레의 상수리 수풀 근처에 살았으며 마므레의 친족(혹은 형제)에 해당하는 에스골과 아넬이 아브라함과 '동맹을 맺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14:13). 전쟁의 흐름과 전혀 무관한 기술이지만, 아브라함이 어떤 사람들과 '동맹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신공동역은 '동맹을 맺고 있었다'라고 번역하고 있다. 그 동맹이나 동맹의 내용은 특별히 나와 있지 않지만 14:24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마므레와 그 두 형제간(친족)이 함께 싸운다는 맹약을 맺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동맹을 맺다'라는 히브리어는 동사가 아니라 '바아레בַּעֲלֵי예리-בְרִית', '계약의 소유자, 계약관계에 있는 자들'이라는 의미의 단어를 쓰고 있다. 적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 쳐들어왔을 때 함께 싸우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맹도 항상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파탄날 수 있다.

 

(2) 아브라함이 소돔의 왕에 대하여 맹세한 계약

 

롯의 구원을 위해 아브라함은 그돌라오멜의 동맹군에 기적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소돔의 왕은 아브라함에게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취하라."라고 했다. 그때 아브라함은 소돔의 왕에게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케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무론 한 실이나 신들메라도 내가 취하지 아니하리라."라고 말한다.

여기서 아브라함이 소돔의 왕에게 한 약속 "여호와께 내가 손을 들어 맹세하노니"라는 말이 있다. 약속하는 것을 '손을 들다'라는 표현을 했다. '들다'는 여기서는 ''(רוּם)이라는 동사인데, 하나님이 맹세할 경우에도 '손을 들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 경우에는 ''이 아니라 '--'(נָשָׂא)가 사용되고 있다.(6:8). 둘 다 손을 드는 것이고, '맹세'라는 표현으로 되어 있다. 이것도 상대에 대한 굳은 약속을 뜻한다.

 

3. 하나님과 사람의 계약 (주로 아브라함)

 

창세기 15장에는 다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 대해 자손의 번영과 국토의 획득을 약속하신다. 전자의 '자손의 번영'의 약속에 관해서는, 12장에서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라고 하셨고, 13장에서는 "내가 네 자손으로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라고 하셨고, 15장에서는 "하늘을 우러러 뭇 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라고 하셨다. 그리고 아브람은 '여호와를 믿었다'라고 되어 있다. 얼핏 보면 아브람의 뜻으로 믿은 것 같지만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여호와로 인하여 믿게 되었다'라고 되어 있다. 즉 '믿었다'라고 하는 동사가 여기에서는 사역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설령 여호와에 의해 믿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브람의 동의를 당연히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믿었다'라고 번역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여호와는 ''라고 인정했다(15:6). ''는 관계개념이다. 하나님과 사람의 올바른 관계는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 것에 있다. 신앙의식의 중요한 교리의 시작(싹이 틈)이 여기에 있다.

 

후자의 '국토의 획득'에서는, 12장에서는 "내가 네게 지시할 땅"(12:1)이, "내가 이 땅(가나안인 사는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12:7)가 되고, 13장에서는, "보이는 땅을 내가 네 자손에게 주리니"(13:15)가 된다. 그리고 15장에서는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15:18)라고 점차 구체적으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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