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에서 시작되는 해방과 자유의 여정

- 누가복음 4:14-30 -

샬롬선교회 


+ 누가만이 기록하는 나사렛에서의 사건

성령에 '이끌리어' 40일간의 광야에서의 시련과 사탄의 유혹을 이겨낸 예수님은 4:14에서 '성령의 능력을 입어' 40일간의 금식으로 예수님의 영적 감각이 예리하게 연마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의 명성은 갈릴리 일대에 널리 퍼져 나갔던 것 같다. 그의 풍모와 입에서 나오는 가르침에 사람들은 경탄하며 그를 찬양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누가복음은 이어지는 4:15-30절에서 예수님이 자란 나사렛에서 일어난 공생애의 첫 번째 사건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 사건은 누가복음만의 고유한 사건이다. 누가가 이 사건을 기록한 의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예수님에 대한 상반된 반응

 

누가복음 4:16-30을 읽으면서 느끼는 소박한 느낌은 전반부와 후반부 나사렛 사람들의 예수님에 대한 반응이 완전히 상반된다는 것이다. 22절에는 '모두 예수를 칭찬하며 그 입에서 나오는 은혜의 말씀에 놀랐다'고 되어 있는 반면, 28절에는 '이 말을 들으니, 회당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심히 노하여 예수를 마을 밖으로 내쫓고 ... 벼랑 끝으로 데려가서 거기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고 되어 있다. '칭찬하던 사람들'이 모두 '심히 노하여 벼랑에서 떨어뜨리려고 한다'는 것은 의외의 전개이다. 예수님의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는 예수님이 두 선지자에 대해 말씀하신 데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선지자 중 한 명인 엘리야 때는 기근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 많은 과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방인(시돈 사렙타)의 과부에게 보내져 그곳에서 도움을 받았다. 다음 엘리사 선지자 때는 이스라엘에도 많은 문둥병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나아만'만이 정결케 되었다. 이 말을 듣고 나사렛 사람들은 '심히 노했다'고 한다.

 

이는 당시 유대인들이 이방인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지 않고서는 이방인인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난 400년 동안 유대인들은 이방 국가(바빌론,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에 의해 지배와 착취를 당했다. 그래서 이방 나라의 지배에서 해방시켜 줄 메시아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위대한 두 선지자가 이방인 여인에게 도움을 받고, 이방인에게 치유를 베푼 이야기를 듣고는 참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에 대해 마을에서 내쫓을 뿐만 아니라, 벼랑에서 던져 버리려고 적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2. 예수님의 공생애가 응축된 나사렛에서 일어난 사건들

 

사실 누가가 이 나사렛 사건을 기록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이 나사렛 사건 속에 앞으로 전개될 예수님의 공생애가 응축(집약, 요약,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메시지와 모든 행위(선지자로서 거부당하고, 박해받고,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사렛에서 일어난 사건에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1) 예수님이 말씀하신 메시지

 

예수님이 말씀하신 메시지는 회당에서 낭독된 이사야서의 구절에 대해 "오늘 성경의 이 말씀이 너희가 들은 대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찬양했고,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은혜의 말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사렛 마을의 작은 회당에서 열리는 평범한 예배에서 성경이 낭독되고 누군가가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는 지극히 일상적인 것이었지만,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련을 겪고 성령의 능력을 받은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 이전과는 다른 강한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예수님이 안식일에 회당에서 낭독하려고 건네받은 것은 선지자 이사야가 쓴 두루마리였다. 예수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이사야서 61장을 펴서 읽으시며 "오늘 이 말씀이... 들은 대로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셨다. 인용된 그 구절은 예수님이 앞으로의 공생애에서 말씀하실 메시지의 핵심이었다.

 

+ 인용된 이사야서 말씀이 예수님의 공생애를 어떻게 응축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예수님의 사명이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사명 수행을 위해 부어주신 기름:

예수님은 성부로부터 임직을 위해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으셨다.

예수님이 전하는 복음의 내용:

a. 포로 된 자에게 사면

b. 눈먼 자에게 눈 뜨게 하심

c. 눌린 자에게는 자유를

d. a, b, c를 요약하는 의미의 '주의 은혜의 해'(, 요벨의 해)

 

(2) 누가복음의 특유한 단어로서의 '아페시스' άφεσις

 

누가복음 4:18에는 누가복음서(복음서와 사도행전)에서 매우 특징적인 어휘(명사)가 있다. 그것은 헬라어 '아페시스' άφεσις이다. 新改訳塚本訳에서는 '사면', '자유'로 번역하고 있다. 다른 성경에서는 '해방''자유', '사면''자유'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 '아페시스' άφεσις?

(1) 포로 상태에서 '해방'을 뜻한다.

(2) 부채 의무의 '면제'를 뜻한다.

(3) 형벌이나 죄의 '용서'를 의미한다.

누가복음에서는 5(1:77/3:3/3:3/4:18,18/24:47), 사도행전에서도 5(2:38/5:31/10:43/13:38/26:18)이다. 사도행전에서 처음 세 번은 사도 베드로를 통해, 나머지 두 번은 사도 바울을 통해 사용되었다. 모두 '죄 사함'으로 번역된다. 게다가 그 '죄 사함'은 무조건적인 용서이다.

 

누가는 예수님의 사명의 목적을 '아페시스' άφεσις라는 단어로 요약하고 있다. 또한 이 명사 '아페시스'가 동사가 되면 '아피에미' άφιημι가 되는데, 누가복음에서 유독 이 동사가 두드러지는 구절은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가장 먼저 하신 말씀, "아버지여, 저들을 용서하옵소서(άφιημι),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스스로 알지 못하나이다."(23:34)라는 말씀 안에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나사렛에서의 '아페시스' 선언으로 시작되어, 예루살렘 십자가에서의 '아페시스' 기도로 정점에 이르렀고, 부활 후 승천 직전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 - “47.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48.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누가복음 24:47-48)라는 말씀을 남기고 이 세상에서의 생애를 마감하셨다. 예수님의 공생애 여정은 모든 사람들에게 죄 사함을 알리고 해방과 자유를 알리는 '아페시스'의 여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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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성경구절이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누가복음 4:16에 나오는 '(항상)'이라는 말의 무게감이다. 예수님은 사람과 달리 성령에 이끌려 광야에서 40일이라는 시련을 겪으셨지만, 그 후의 사역은 '늘 하시던 대로(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사)'의 삶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늘 하시던 대로', '늘 하시던 곳'에서 시작하셨다. 특별한 집회를 열지도 않고, 특별한 장소로 가신 것도 아니고, '늘 하시던 대로', '늘 하시던 곳'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그 사역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의 사역의 시작은 우리가 늘 하던 곳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속에 하나님의 최선이 있음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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