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으로 보수를 얻으려는 야곱의 교묘한 지혜

창세기 3025~43

 

30장 전반에는 야곱의 아이들이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 기록되어 있었지만, 후반에는 야곱의 재산이 어떻게 늘었는지, 삼촌 라반과의 거래와 야곱의 교묘한 지혜가 기록되어 있다.

 

1. 야곱과 라반의 힘겨루기

 

라헬이 요셉을 낳은 후, 야곱은 라반에게 말한다. 25'나를 떠나게 하여 나의 고향땅으로 돌아가게 하소서'라고, '떠나게 하여'라고 번역된 동사는 '-라하'(שָׁלַח)의 명령형으로, 나쁜 뜻은 '내쫓다', 좋은 뜻은 '보내다'이다.

 

, 여기서 야곱은 후자의 의미로 라반이 호의적으로, 배려를 가지고 자신을 고향에 내보내 주었으면 한다고 강의형으로 말하고 있다. 여기에 강의형의 상태를 의식해서 번역하고 있는 것은 다음 번역이다. 이와나미 번역(岩波訳)'배웅', 세키네 번역(関根訳)'자유롭게 해', 신공동역(新共同訳)'홀로 서기시켜'로 번역하였다. 그리스어에는 없는 헤브루어 동사의 독자적인 강의형은 항상 확인해야 한다. 야곱은 여기서 라반에게 호의적인 관계 속에서 자신을 고향으로 떠나보내 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제의에 라반은 '만약 네가 내 소원을 들어준다면'라고 조건문으로, 그 뒤의 주문이 없다. 이와나미 번역(岩波訳)에는 이것은 '라반의 당황스러움을 나타낸다'라고 그 각주에 기록되어 있다. 야곱 덕분에 자신의 재산이 늘어나 기분 좋게 돌려보내 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라반은 야곱의 일하는 모습을 잘 알고 있고, 야곱 덕분에 주님이 자신을 축복해 주신 것을 말하고 있다(여기 '축복하다'도 강의형이다). 라반은 나름대로의 보수를 야곱에게 신청하라고 말하지만 지금까지 두 딸 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않았던 야곱에게는 라반의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무엇을 줄까'(31)라고 하는 라반의 제안에, 야곱은 즉석에서 라반과 흥정을 한 것이다(31~34). 이것은 순간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야곱이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 같다.

 

2. 야곱의 제안에 합의한 라반

 

야곱이 오기 전까지는 얼마 되지 않았던 라반의 재산은 야곱과 하나님의 축복에 의해 늘어나 많아진 것이었다. '늘어나다'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라츠' (פָּרַץ)이다. 이 말은 '퍼지다, 확대하다, 확장하다'라든지 '힘차게 흘러나오다'라는 뜻이다. 창세기에서는 하나님이 야곱에게 약속한 2814절의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 남북에 편만할찌며'라고 한 '편만'이 그것이다. 30장에서는 30절과 43절에 사용이 된다. 출애굽기 112절에는 '학대를 받을수록 더욱 번식하고 창성하니'라고 되어 있다. '끼어들다, 밀어내고 지나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창세기 2829절을 보면, 유다의 쌍둥이의 아들 중 한 명은 '베레스'라고 불린다. 그건 그가 끼어들어 먼저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가축들이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모두 라반의 소유였고 야곱에는 무엇 하나 자신의 것이 없었다. 그래서 야곱은 자신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도 자신의 재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라반에게 이렇게 제안했던 것이다.

 

그 제안은 염소와 양 중에서 가치가 없는 것을 보상으로 달라는 것이었다. 당시의 양은 흰 것이 보통이었고, 염소의 경우는 검은 것이 보통이었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것은 수가 적은 예외적인 것이거나 가치가 낮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라반에게는 그런 가치가 낮은 것을 야곱이 자신의 보상으로 갖고 싶다고 하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다. 즉시 라반은 자신의 무리 중에서 그것들(구체적으로는 몸에 흰 털이 있는 염소와 검은 털의 양)을 꺼내 자신의 아들들에게 맡겼다. 야곱은 계속해서 라반의 염소나 양 떼를 기르게 되는데, 야곱은 거기에서 더 자신의 재산을 모으기 위해 지혜를 발휘하려고 했던 것이다.

 

한편, 라반은 자신의 무리와 야곱에게 건네준 무리가 쉽게 섞이지 않도록 '사흘 길의 거리'를 두었다. 이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결국 야곱에게 좋은 것을 일절 주지 않으려는 라반의 사리사욕적인 탐욕스러운 면을 보여준다.

 

3. 자기재산을 불린 야곱의 교묘한 지혜

 

야곱은 가치가 낮은 산양과 양을 라반의 동의하에 얻을 수 있었다. 야곱은 라반에서 오랫동안 충실히 섬기다 보면 염소나 양을 어떻게 많이 늘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야곱은 합법적으로, 6년간에 걸쳐, 자신의 소유가 되는 염소나 양을 많이 낳아, 게다가, 보다 강한 것으로 만들어 갔다. 그런 야곱의 교묘한 지혜라고 생각되는 바로 그 곳에 성경은 어떻든 강의형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나뭇가지의 '껍질을 벗겨'(30:37, 38)라는 말이 그렇다. 모두 강의형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무 껍질을 벗기고, 흰 곳을 드러내다''흰 곳'은 히브리어의 '라반'('--' (לָבָן))이 사용되어 '라반을 발가벗기다'라는 일종의 유감주술적(類感呪術的) 행위로 설명되고 있다(岩波書店創世記).

 

가축들이 물을 마시러 오는 곳에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껍질을 벗긴 가지를 넣음으로써 가축에게 발정(암내)이 일어난다는 것을 야곱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야곱은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강한 것을 얻을 궁리를 해나갔다. 그래서 야곱은 점점 더 풍족해지고 '많이 부유한' 자가 된 것이다.

야곱의 아버지 이삭은 아브라함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고 있었다. 그러나 야곱의 경우는 모두 자신의 지혜에 의해 재산을 모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야곱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나님이 라반의 가축을 빼앗아 자기에게 주신 것으로 알고 있었다. - '하나님이 이같이 그대들의 아버지의 짐승을 빼앗아 내게 주셨느니라'(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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