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단을 쌓은 노아, 노아 계약과 축복

창세기 8~9

 

아담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2개의 흐름이 존재한다. 하나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살려고 하는 '가인의 계보' 이고, 또 하나의 계보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살려고 하는 '셋의 계보' 이다. 가인의 계보는 대홍수에 의해 완전히 멸망하지만, 셋의 계보는 노아와 그 가족을 통해 대홍수라는 하나님의 심판을 통과하고 새로운 시대를 담당한다. 하지만 한번 저지른 죄의 부패는 노아의 가족 사이에도 남아 있다가 다시 가인의 계보와 같은 성질을 가진 계보와 셋 노아 - 아브라함 - 예수 그리스도로 이어지는 두 가지 계보가 흘러간다는 사실을 창세기 9장을 통해 알 수 있다.

 

1. 제단을 쌓은 노아

 

1년과 1개월 동안, 방주 안에서 생활한 노아와 그 가족들이 방주에서 나온 후 처음 한 행위는 "주님을 위해 제단을 쌓기"였다(창세기 8:20). 이는 셋에게서 에노스가 태어났을 그 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창세기 4:26)는 것으로 이어진다. "여호와를 위해 제단을 쌓다"는 것은 여호와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뜻이다. 홍수에 의한 재설정은 바로 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것이었다. 노아는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 중에서와 모든 정결한 새 중에서 취하여 번제로 단에 드렸더니"라고 했다.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같이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하리니"라고 하셨다. "그 향기"란 분노를 달래는 향기, 분노를 가라앉히고 평온을 주는 방향(芳香)이다.

 

창세기 8:20에서 "제단"('미즈베-앗하' מִזְבֵּח)이라는 말이 성경에서 처음 등장한다. 그 어원은 '-바하' זָבַח)"제물을 바치다"(offer sacrifice)를 뜻한다. "여호와를 위해 제단을 쌓는다"는 행위는 이윽고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모세로 이어진다. 특히,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에서 네 번에 걸쳐 제단을 쌓았다"(12:7, 12:8, 13:18, 22:19). 그 뿌리가 노아였음을 성경은 말한다.

 

방주에서 나온 노아가 무엇보다 먼저 한 일이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 여호와를 위해 제단을 쌓았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여호와를 위해 제단을 쌓는다"는 것은 하나님에게 감사하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에게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과의 교제를 무엇보다도 우선하고자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것은 "기도의 제단"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님과의 친분, 기도 생활이다. 이것이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목적이었다. 하나님과의 교류가 무엇보다도 우선시되는 삶은 노아에서 아브라함, 그리고 다윗으로 계승되어간다. 다윗의 영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시편 27:4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내가 여호와께 청하였던 한 가지 일, 곧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나로 내 생전에 여호와의 집에 거하여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앙망하며 그 전에서 사모하게 하실 것이라"(시편 27:4)

"한 가지 일"이란 가장 우선되어야 할 사항, 그것을 얻는다면 다른 모든 것이 바르게 자리를 잡고,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그것은 이미 셋의 계보 속에 흐르고 있는 것이었다. 노아는 그 일을 계승하는 사람이었다.

 

"여호와를 위해 제단을 쌓다",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우선으로 계속 구하는 생활 방식이다. 그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인 '생존의 보장''방위의 보장'을 하나님에게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모든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노아처럼 '기도의 제단'을 다시 쌓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어느 시대에나 주님은 '주를 위한 기도의 제단'을 쌓는 자들을 원하셨기 때문이다.

 

2. 노아에 대한 하나님의 계약(노아 계약)과 축복

 

창세기 8~9장에서 또 하나 중요한 사항은 하나님이 노아와 맺은 일방적인 약속(계약)이다. 하나님이 사람과 맺은 계약으로는 노아가 최초이다. 노아가 제단에 바친 번제물을 받으시고,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시고 그 중심에 이르시되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내가 전에 행한 것같이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하리니"(창세기 8:21)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라는 말씀은 주님께서 인간의 어찌할 수 없는 본질적인 죄의 부패를 어떤 의미에서 받아들이신 것을 의미하고 있다. 홍수로 인한 재설정은 악과 포학으로 가득 찬 세대를 멸망시켰지만, 인간 마음의 악은 척결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라는 말씀은, 홍수에 의해서 멸망시키는 것은 "다시는 하지 않는다"라는 주님의 결의이다.

 

인간의 악을 전제로 하여 사람을 멸망시키지 않는다는 "약속", 이것이 "노아의 계약"이라고 하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첫 계약이다. 이 계약에는 모든 생물의 생명에 대한 경외와 존중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 있다.

 

창세기 9:1-7에서는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너희는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편만하여 그 중에서 번성하라"라고 축복하는 것과 동시에, 땅의 생물을 "생명"을 존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창세기 9:6에서는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훗날에 모세를 통해 주어진 시내산 계약에 있는 동해보복(同害報復), 살인금지의 규정의 근원이 되고 있는 것이며, 인명존중의 이념이다. 정의와 평화의 이념의 근원도 여기에 있다.

 

창세기 9:10-11에는 다시 노아에 대한 계약이 적혀 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땅의 모든 생물에 대해서도, 모든 육체에 대해서도 대홍수로 끊어지지 않는다는 하나님의 선언이 적혀 있다. 창세기 9:16에서는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있으리니 내가 보고 나 하나님과 땅의 무릇 혈기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된 영원한 언약을 기억하리라"라고 한다. 무지개는 하나님과 지상의 인간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징표이다. 지금, 전 인류는 이 노아의 계약 안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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