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 청년들의 고민
예수님은 당신에게 어떤 분인가?

통계청의 1985년부터 2005년까지 발표된 종교 인구 집계에 따르면 기독교 인구는 2005년 현재 총 862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18.3%에 해당한다. 흔히 외쳐진 바, 한국교회의 ‘일천만 성도’는 공식 통계자료 상으로는 달성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862만의 기독교인 인구도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허상일 수 있다. 그 안에는 여호와의 증인, 제7일 안식교, 성공회, 통일교 등 예수 그리스도를 유일한 구원의 통로로 인정하지 않는 이단 집단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6년이 지난 통계자료이지만, 한국교회의 성도 수가 지난 20년 간 감소 세에 있음을 고려할 때 지금의 상황은 결코 2005년보다 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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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마이너스 성장의 중심부에는 청년들이 있다. 자료에서 보듯이, 1995년과 2005년 10년 사이 15세에서 39세에 이르는 기독교 인구는 1~2% 이상씩 감소하였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알아주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의 경우, 고등부와 청년부 인원이 1990년대 말보다 3 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기도 하였다는 사실은, 통계 상으로는 볼 수 없지만 교회가 피부로 느끼는 청년 감소는 훨씬 더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독 청년들의 매일의 삶에서 섬기는 캠퍼스 선교단체 사역자들의 증언을 통해 더 심각하게 드러난다.

대표적인 캠퍼스 선교단체인 IVF의 캠퍼스사역연구소를 섬기는 한 사역자는 2009년 말 인터뷰를 통해 “현재 상황을 위기가 아닌 쇠퇴 국면이다. IVF 내 100명 이상의 지부가 1990년대 후반에는 20여 개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1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각 캠퍼스의 선교단체 사역자들 중 상당 수는 캠퍼스의 부흥이 아닌 선교단체의 존폐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활동하는 선교단체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청년들은 교회를 떠날까? 서울의 한 캠퍼스에서 매일 전도하는 한 형제는 만나는 학생들 중 교회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모태신앙으로, 혹은 친구 때문에 교회에 오랜 기간 출석하다가 어느 순간 교회를 떠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 중 상당 수가 말하는 교회를 떠난 이유는, 교회가 성경을 통해 말하는 것과 실제로 교회에 다니면서 사람들을 통해 경험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있었고 그런 교회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성경이 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자신도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 수 없을 뿐 더러, 주변의 성도들도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인터넷 미디어에 친숙한 청년 세대는 미디어를 통해 온갖 교회의 이름으로 자행된 부패와 부조리들을 마주치게 되고, 이에 대한 온라인 상의 거센 비난에 동조하게 되면서 예수라는 이름은 인간의 죄 문제를 해결한 구원자가 아닌 이중적인 종교 집단의 말뿐인 교리를 창시한 종교 지도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마이너스 성장, 특히 청년의 감소는 당연한 결과이다.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되어 온 변질된 한국교회의 모습으로부터 파생된 장기적인 열매이며, 이러한 추세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변질된 정도보다 훨씬 더 큰 대가가 따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를 떠나고 있을 청년들을 생각해 보자.

한 편으로는 교회를 떠나지는 않지만, 세상에 나오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향력이 없는 청년들이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캠퍼스에서 전도하면서 만나는 학생의 4~5명 중 한 명은 출석교인이라고 한다. 개 중에는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도 하고, 여러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교회에 오래도록 다닌 학생들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난감해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는 “당신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입니까?”라는 질문과 또 다른 한 가지는, “당신의 꿈은 무엇이며, 그것이 하나님과 어떤 상관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수도 없이 이야기해 주었을 법한 교회를 그렇게 오래 동안 다녔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말할 수 없다는 점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것은 마치 (대부분의 경우 누구보다) 사랑하는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 그분이 나에게 어떤 사람이고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말 못하고 갸우뚱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만약 자식이 집에서 매일 마주치고 같이 밥 먹고 한 집에서 잠을 자는 부모를 투명인간 취급한다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도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은 물론이고 이제 대학 생활을 시작한 1학년까지도 대부분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이 대학 생활의 목표이지만, 그것이 과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 돈 많이 주고, 일 적게 하고, 잘릴 위험이 없는 곳이 좋은 직장이고 그것은 청년들에게 졸업과 동시에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인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우수한 학점은 기본이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공인성적도 높아야 한다. 각종 자격증을 따야 하며, 방학 혹은 휴학을 하고라도 대기업 인턴쉽의 기회를 어떻게든 얻어야 한다. 덤으로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케팅, 금융, 광고, 학술, 취업준비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면 금상첨화다. 이렇게 바쁜 대학생이 캠퍼스 선교단체에 갈 리 없지 않은가? 그런 삶을 대학시절 4년 이상 살고 나서 세상에 나가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전할 수 있을까? 그 결과 세상과 복음 사이에서 적절히 타협하는 변질된 모습만 남는다.

한 기독 청년이 졸업 후 구직 활동을 하고 있었다. 어렵게 서류를 통과해서 면접에 응시하는데, 임원 면접에서 한 면접관이 묻는다. “자네, 술은 잘 하나?” 에너지 관련 기업이기 때문에, 거래처, 정부 부처 기관들과 술자리가 잦을 수 있는데, 술자리에 능하냐는 말이다. “저는 기독교인으로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면 당신은 99% 불합격이다. 게다가 덧붙여, 혹시 사이비 종교를 믿지 않느냐는 돌발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회사 중역 중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부장, 과장들은 신앙 생활도 열심히 하지만 술자리도 빼지 않기 때문이다. 취업이 너무 어려워진 것을 걱정한 나머지, “면접 때에는 우선 술 잘 마신다고 하고 입사한 후에 안 마시면 되지 않느냐”고 조언하는 교회 리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입에 재갈을 물어야 한다(약 1장 26절).

실제로, 한 청년은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 한국의 초기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유명한 독립운동가의 자손인 임원이 있었는데, 회식 자리에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술을 거부했다가 이단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유명한 기독교 집안의 4대 째 기독교인인 그 임원은 봉사, 선교에도 열심인 대형 교회 장로인데도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과 폭탄주를 마시기 때문이다. 신앙의 연륜이 오랜 임원도 술자리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는데 이제 갓 입사한 직원이 기독교인이라며 상사가 주는 술을 거부하는 처사는 납득되기 어렵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춰도 업무 상 술자리, 직원들과의 친목 도모를 위한 술자리를 거부한다면 좋은 직장을 얻기는커녕 가지고 있는 자리마저 잃을 수도 있다.

만약 청년들이 교회에서 만나는 신앙의 선배가 대부분 이런 삶의 모습을 가졌다고 가정한다면, 기독 청년들의 꿈이 세상 청년들의 꿈과 똑같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교회를 나가 세상으로 가면 세상과 똑같이 사는데, 어떻게 다른 꿈을 꿀 수 있을까? 실제로 지난 2009년 말 기독신문에서 인용한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 청년과 비기독교인 청년의 가치관이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응한 전체 대학생 중 약 45%가 인터넷을 통해 운세를 보는데, 기독 대학생의 약 32%도 운세를 본다고 대답했다. 혼전 순결에 대해서는 기독 대학생의 약 58%만이 지켜야 한다고 대답했으며, 동성애가 죄라는 것에 대해서는 기독 대학생의 약 60%만이 동의했다.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대학생의 상당수가 성경이 죄라고 분명히 밝히는 것에 대해 죄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한다. 이는 적어도 그리스도인에게는 절대진리라고 여겨져야 마땅한 성경을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가치관들 중 하나로 취급하는 다원주의 세상 논리가 기독 청년들에게도 만연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처럼 동성애자를 목사로 세우는 일이 곧 한국에서도 일어날지 모른다.

캠퍼스 사역에 몸 담았던 한 목회자는 지금의 상황을 부흥이 있기 전 한참 움츠리고 있는 단계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기독교인이라면 그 말을 들으면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재가 되기 위해서는 그 말을 한 사람이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이나 그 일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드려야 한다. 긍정적인 말로 스스로 위로를 얻는 수준을 넘어 캠퍼스의 부흥을 진정으로 보길 원한다면, 지난 20년간 한국교회에서 무너졌던 것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믿음으로 청년들을 섬겨야 한다.

진리가 있고 구원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던 교회에 세상의 모습과 똑같이 사는 종교인들만 넘쳐나는 것을 보고 떠난 청년들을 어떻게 예수님께로 인도할 수 있을까? 교회는 오래도록 다니지만 자신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 세상의 논리대로 좋은 직장 갖기 위해 청년의 때를 허비하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꿈을 꾸게 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의 앞날에 관심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고민해야 할 질문이다. 그리고 청년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예수 그리스도는 나에게 누구이며, 그 예수님이 지금 나의 삶, 그리고 나의 꿈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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