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바람’타고 세계 곳곳 ‘한글 배우기’

 

 

일본 젊은이들이 최근 즐겨 쓰는 말 중 '오쓰하무니다(おつハムニダ)'가 있다. '수고하십니다'는 뜻의 일본어 '오쓰카레사마데스(おつかれさまです)'중 '오쓰'와 한국어 '합니다'의 일본식 발음 '하무니다'를 붙여서 만든 신조어다.

'한국스럽게' 말하는 것이 일부 일본 젊은 층 사이에 새로운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것.

대만 타이베이에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던 한국어 학원이 최근 40여 개로 급증하면서 한국어 전문 강사를 구하기 위한 '물밑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어나 일본어 전문 학원들도 속속 한국어반을 개설하면서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느는 상황이다.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청소년 사회교육 단체인 주거우퇀(救國團) 관계자는 7일 "내달 한국어 전문강좌 개설을 앞두고 강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면서 "한국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주부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케이팝(K-Pop)에 이어 전 세계가 한글과 한국어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다.

한국 드라마 시청과 케이팝 청취 등 '한류 바람'이 불면서 자연스럽게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곳곳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서 한국어 강좌가 잇따라 개설되고 있고 한국 정부가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공식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어 수요'가 많아지면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프로그램 마련과 전문 강사 양성 등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권 "한국어 취미로 배운다" = 일본 내 한국어 공부 열기는 단적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은 일본 내 응시자가 1997년 1500명에서 올해 약 1만30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일본 국적자가 88%다. 성별로는 여성이 76%로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한국어를 배우려고 학원 등을 찾는 발걸음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사설 학원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재외 한국교육원이 운영하는 한국어 교실이나 문화체육관광부가 보급하는 세종학당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에서 운영되는 세종학당의 무료 한글교실은 지원자가 폭주하면서 추첨으로 수강생을 뽑을 정도다.

도쿄 세종학당의 한숙 사무국장은 "중년층 여성에서 시작된 한류 붐이 젊은 여성으로 퍼지더니, 이제는 젊은 여성들의 호감을 사려면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한국 드라마가 한국어를 알리는 데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중국판 유튜브라고 할 수 있는 여우쿠닷컴(youku.com)은 중국, 대만, 미국 드라마처럼 별도의 한국 드라마 코너를 만들어놓았다.

여우쿠닷컴을 비롯한 중국 동영상 사이트들은 네티즌들을 눈길을 붙잡기 위해 한국에서 판권을 정식으로 사 '무사 백동수' '스파이 명월' '여인의 향기' 같은 최신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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