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험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인상은 호오가 엇갈린다. 아무래도 눈에 띄고 기억에 남는 건 쓴소리 하는 쪽. 대표적인 것이 <발칙한 한국학>(2002년)이라는 책으로 눈길을 끌었던 미국 문화비평가 J 스콧 버거슨(44) 같은 사람이다. 그가 몇 년 전에 낸 <대한민국 사용후기>라는 책 서문의 제목은 '나는 왜 대한민국을 포기했는가'이다. 책에서 그는 '작은 미국이 되려고 용을 쓰는 한국이 싫었다'고 잘라 말하고 '길거리에 나서면 매력이나 예의 따위는 찾아보기 어려운, 차갑고 야만적인 사람들만 우글거린다'는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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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박사의 한국 표류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새 책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노마드북스 발행)는 버거슨류와는 다르지만 역시 한국에 대한 이방인의 평가를 담고 있다. 한중일 고전문학전공한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명 이만열) 경희대 교수는 대만과 일본에서 공부중국, 일본 문화를 체험했고 부인이 한국인이다.
 
한국에서의 경험, 만난 사람들, 가족과 자신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담은 이 책에는 한중일 사교문화를 비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일본에서 6년이 지나도록 사람들과의 만남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거리낌 없이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며 '한국은 우호적인 사교문화를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인은 '항상 여유롭고 인내심이 강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심을 갖는' 편이고, 일본인은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해 '주변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꺼'리며 그래서 '한국이나 중국보다 더 엄격하게 사회적인 서열을 중시한다'고 평했다.

외국인이어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들을 자주 이야기하면서 그는 '한국의 전통을 발전시키되, 민족이란 협소한 개념에서 벗어나 당당한 세계의 리더로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버거슨이 신랄하게 한국을 비판하면서 하는 말도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