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2

귀신(鬼神), 일본인의 이웃

만화를 보면 일본이 보인다(2) - 범신론적 세계관

▲ '나의 지구를 지켜줘'(사진)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일본의 자연중심적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 걸작들이다.

일본만화를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이라면, 초자연적 세계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이는 일본의 전통 종교가 흔히 말하는 범신론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들이 말하는 신은 어떤 존재라기보다 초월적인 힘에 가깝다. 또한 일본인은 그 힘이 만물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사람들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초자연적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은 자연을 보호가 아닌 숭배의 대상으로 만든다. 따라서 이를 수호하는 행위는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종교에 가깝다.

내 눈엔 보이는 너

일본에서는 신들의 비위를 잘 맞춰야 한다. 자칫하다 ○○신의 저주라도 받으면 ‘원령공주’의 주인공처럼 고통에 시달리다 죽을 운명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에 대해 한성진 합동신학교 교수는 “일본이 나라로 볼 때는 선진국이지만, 원시종교인 ‘애니미즘’을 믿는 등 전근대적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신들이 활개치는 세상에 살다보니 영적인 존재와의 동거가 이질적이지 않다. 그래서 일본에는 귀신과 영매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또한 우리가 귀신을 축출대상으로 보는 반면 일본은 더불어 사는 존재로 이해한다.

전광식 고신대 교수는 “일본 문화 ‘어제와 오늘’의 주인공은 어쩌면 귀신”이라며 “과거는 신사(神社)를 중심으로, 현재는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귀신숭배가 판을 친다”고 강조했다.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은 영적인 것을 감지하는 주인공이 특정한 물건에 얽힌 사연을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 사연이라는 것이 대부분 귀신과 관계된 것임은 물론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음양사(일종의 주술사) 아베노 세이메이가 주인공인 ‘음양사’나 클램프의 신작 ‘XXX홀릭’도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들에서 주인공들은 퇴마사라기보다 귀신들의 카운슬러에 가깝다. 일본인의 관점에서 이들은 ‘다른 세계에서 온 손님’ 정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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