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1

'폐 끼치지 않는 문화'와 일본인의 장점

▲ <B>"폐가 되지 않도록"</B> 정화조 청소차인 것 같다. 통행인에게 폐가 덜 되도록 호스를 고정시키는 발판을 깔고 그 위로 매트를 깔았다. '보행자 통로, 발 밑 조심'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

일본에 살면서 제일 많이 접하고 그래서 제일 인상깊었던 것이, "히토니 메이와쿠 카케나이데!(人に迷惑掛けないで!)" 즉,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는 말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자란다. 내가 생각하기에 일본인의 많은 장점들은 바로 이 말에서 비롯되었다. 더불어 많은 문제점 또한 이 말에서 비롯되었다.

처음 일본에 발을 내딛을 때 누구나 느끼는 점 중 하나는 거리가 깨끗하다는 것이다. 한국과도 비슷한 건물, 집, 거리인데도 왠지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여기서 품게되는 질문 하나, "이 차이는 도대체 뭐지?"

답은 간단하다. 남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쓸고 닦은 결과이다. 남의 눈을 의식한 사람들, 남의 눈치를 볼 줄 아는 사람들, 남 무서운 줄 아는 사람들이 알.아.서. 눈.치.껏. 정리정돈한 결과이다.

요즘 일본은 학생들의 이지메(집단 따돌림)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어른 사회의 이지메도 그에 못지않다.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게 공공연한 얘기이다. 이웃사회에서 따돌림 당하지 않으려면 내 집앞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집 쓰레기가 이웃집 앞으로 굴러가기 전에, 우리집 낙엽이 옆집까지 날아가기 전에 적어도 하루 한번은 비를 들어야한다.

예전에 일본어 학교에서 만난 필리핀에서 온 친구가 해준 얘기다. 자치회에서 주관하는 동네 대청소 날 아침, 지역주민이 모두 모였다. 그런데 청소할 게 없어서 일찍 해산하고 말았다. 이웃들의 눈을 의식한 주민들이 전날 이미 자기집 앞 청소를 해두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어울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폐를 끼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관혼상제가 그렇고, 아이들이 그렇다. 이런 건 눈감아 주는 게 예의다. 이렇게 서로 폐를 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쓰는 말이 있다. '오타가이사마(お互い様)', 서로 폐를 끼치는 같은 처지라는 말이다. 한국에선 이 오타가이사마라는 생각이 너무 강한 것 아닐까 싶을 때가 많다. 다들 마찬가진데 폐 좀 끼치면 어떠랴 하는 안이한 생각 말이다. 때론 뭐가 남에게 폐가 되는 지도 모르는 것 같은 경우도 허다하고.

일본인들의 장점들, 예를 들면, 친절하다, 겸손하다, 성실하다, 예의바르다, 차분하다, 꼼꼼하다 등은 대부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정신과 관련이 깊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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