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왜 이슬람으로 개종할까?

10년 새 32% 증가... 모스크, 캠퍼스, 경제 등 포교방법 다양

 

 

2001년도 한국이슬람중앙회는 한국인 무슬림이 3만 4천여 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1년 한겨레신문은 한국에 13~14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적어도 4만5천여 명은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인 이슬람이 지난 10년 간 무려 32.3% 증가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무슬림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근거 없는 ‘이슬람 포비아’가 아니라 그들의 포교 전략대로 한국 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백석대 선교학 이정순 교수는 지난 31일 발행된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복음과 선교'(한국연구재단등재후보지) 제16호에 발표한 ‘1970년대 이후 한국인의 이슬람 개종 요인 연구’ 논문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인의 이슬람 개종요인은 종교와 교육,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사회가 이슬람의 포교에 전방위적으로 노출된 것이다. 이 교수는 “이슬람에 대한 과잉반응은 금물이며 이들의 개종 요인과 다양성, 문화와 사회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신학적 접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순 교수의 연구 논문을 토대로 한국인의 이슬람 개종 요인과 대책을 알아보았다.

 

# 이슬람의 확산 위협적인가

현재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최대 16억 명이며, 세계 인구의 4분의 1까지 추청된다. 유엔은 오는 2200년이면 이슬람이 세계 최대 종교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영국의 경우 무슬림 인구가 50만 명에서 240만 명으로 늘어나는데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1979년에서야 수도 빈에 모스크를 처음으로 마련한 오스트리아는 이후 무슬림 인구가 급증해 2009년에 4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모스크의 설립이 무슬림의 증가를 불러온 것이다.

이정순 교수는 “유럽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이슬람의 테러가 아니라 ‘인구 폭탄’”이라고 말했다. 2008년 말 유럽의 무슬림 인구는 5천146만 명으로 전체의 7%에 달했지만 지금의 증가세를 감안할 때, 2015년에는 14%, 2025년에는 20%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 어떨까. 이 교수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유럽의 이슬람과 한국의 이슬람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는 논리를 편다”고 우려했다. 유럽은 오랫동안 무슬림의 이주가 진행되면서 이슬람 사회가 형성됐지만 한국은 일시적 체류자, 약자인 디아스포라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안일한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1976년 5월 한국 역사상 최초로 용산구 한남동에 중앙모스크가 개원한 이후 2011년 현재 국내 모스크는 총 17개로 11개의 모스크와 모스크 역할을 하는 6개의 문화센터가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슬람의 임시 예배소는 서울 5개를 비롯해 전국에 60여 개소가 있다는 것. 이슬람은 막강한 오일머니를 통해 국내 곳곳에 모스크를 세우는 한편,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까지 포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 한국인의 개종 요인

이정순 교수는 “한국인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모스크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무슬림과의 결혼, 캠퍼스 이슬람화, 중동지역 근무, 학술교류와 식품인증제도 등 모든 것이 포교의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모스크 방문의 경우, 1976년 설립된 중앙모스크가 당시 중동 붐에 힘입어 한국인의 관심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중동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던 시절, 기업과 일반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길잡이 역할을 했던 것이다. 모스크의 설립은 개원 전 3000명에 불과하던 무슬림을 3년 내 1만5천 명으로 증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중앙모스크의 경우 2010년부터 방문자에게 이슬람을 소개하는 무스타파 말라이카의 저서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또한 올 4월에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이슬람 교육강좌가 처음 열였으며, 한국이슬람 중앙회는 앞으로 월 1회씩 이슬람을 소개하는 강화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11년 6월에는 그동안 이슬람 교육을 받아온 2명의 한국인 남성이 무슬림으로 개종했다.

한국인의 개종 중 이슬람 문화를 접한 것도 큰 요인이 된다. 이슬람 국가 유학이나 중동 지역 파견근무, 파병 등 다양한 기회는 곧 개종으로 이어진다.

명지대학교 최 모 교수의 경우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전 세계 이슬람최고회의기구 위원에 추대되었다고 한다. 그는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유학하면서 이슬람 연구를 처음 시작했다. 그 이후 20년간 작업을 통해 꾸란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이슬람 탐독회 팀원도 이슬람권 유학 중 무슬림이 된 사람들이다. 터키,튀니지, 요르단, 이집트 등 대표적 이슬람권에 유학한 12명의 학자들은 2001년 공동저서 ‘이슬람’을 출간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무슬림이다. 정확한 수를 알 수 없는 것은 아직까지 그들은 스스로 무슬림이라고 밝히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비이슬람권 유학생도 개종하기는 마찬가지. 해외에서 무슬림 친구를 사귀면서 자연스레 이슬람 문화와 종교에 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지역 근무는 한국인 무슬림의 첫 문을 열기도 했다. 한국 이슬람이 가장 번성한 1979년에서 1981년 경 중동 각국에 파견된 수십만 명의 한국인 근로자 중 5-6년 내에 7천 명 이상이 무슬림이 되었다.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주화 사무차장 역시 “한국인 무슬림 3만5천여 명 대부분이 70-80년대 중동에 다녀온 경험 때문에 이슬람을 믿게 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캠퍼스를 향한 이슬람의 투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정순 교수는 “각 대학의 아랍학과가 대학 이슬람화의 길을 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 관련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한국의 이슬람화를 주도하며 이슬람권 국가의 재정 후원을 통한 대학의 이슬람화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동지역 국비유학생은 증가일로에 있다. 지난 2007년 연세대에 사우디 국비유학생 10명이 입학했다. 사우디 정부는 한국에 보내는 국비 유학생 규모를 500명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 무슬림 근로자들이 한국에 들어왔다면 이제는 무슬림 지식층인 대학생들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 유학생은 캠퍼스도 변화시키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2008년 기준으로 무슬림 유학생이 100명이었으며 그들의 모임인 서울대 무슬림 공동체(SNU Muslim society)는 9월 라마단 기간 무슬림 학생들이 예배할 공간을 공식 요구해 임시 기도처를 배정받은 바 있다. 카이스트 문지캠퍼스에는 메카 방향을 향한 이슬람 기도실이 세워졌으며, 국민대와 한양대 등도 무슬림 유학생을 위한 기도처와 식당 등은 운영하고 있다.

 

# 이슬람의 ‘다와(Dawa)'

이슬람의 포교정책인 다와는 정말 한국 사회와 무관할까. 이정순 교수는 한양대 이희수 교수의 글을 빌어 한국을 이슬람화하는 전략을 공개했다.

이희수 교수가 지난 1997년 발표한 한국 이슬람화 전략은 △젊은 세대 집중 교육과 무슬림 리더로 세우기 △이슬람을 알고자 하는 한국인을 위한 출판 △이슬람연구소 설립을 통해 이슬람을 전공한 최고의 무슬림 학자 배출 △이슬람 대학 설립 등이다.

한국이슬람중앙회 역시 ‘한국에서의 세계 무슬림 청년협의회 활동사례’를 통해 △10회의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 실시 △이슬람 소개 한국어 출판 세미나 △한국 학생 사우디 대학 입학 추천 △한국 무슬림 학생회 활동 지원 △한-사우디 청소년 교류 활성화 등 이슬람을 알리는 다양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한국인의 무슬림 개종 요인에는 무슬림과의 결혼과 아랍어 공부, 세미나 및 학술대회, 미디어를 통한 공략, 식품인증제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식품인증제도의 경우 건강식을 선호하는 한국인에게 ‘웰빙’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업체들이 앞다퉈 할랄식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경제적 포교로 이슬람 머니의 경우, 2007년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돈이 1천 289억원에서 2009년에는 3조1천903억 원이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순 교수는 한국인의 이슬람 개종을 막기 위해 그들의 역사와 신학, 문화를 알 수 있는 소책자 단행본 시리즈를 발간해 주일학교 어린이부터 장년까지 읽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슬람에 대한 특강 개설과 이슬람 신학과 기독교 신학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리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교와 신학대학원에서는 이슬람에 관한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인이 타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은 배울만한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비교종교학을 선택으로 넣는 현재 교과를 개정해 신학생들이 이슬람에 대해 바로 알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 교회 안에 중동종교 및 문화연구소를 세우고 무슬림과 결혼한 사람들을 위한 국제결혼 전문 상담소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내면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무슬림들에게 신뢰받는 인격자가 되어야 하며, 이주 무슬림들이 한국인을 친구 삼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순 교수는 “무슬림을 무조건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는 잘못된 시각이 이 사회를 급속도로 이슬람화시켰다”며 “한국 교회는 전 세계 무슬림뿐 아니라 국내 한국인 무슬림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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