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민주화 뒤에 숨은 기독교 박해

무슬림 지지 얻으려는 정당 득세로 소수종교 안전·자유 확보 여부 관심
영미·유럽서 무신론과 전쟁 예고…재해현장 누빈 구호단체 활약 돋보여


아랍권 민주화 물결과 기독교 박해

▲ 이집트 무슬림과 콥트 기독교 시위대의 무력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한 가운데 기독교 시위대가 지난 2월 6일 카이로 타흐릴 광장에서 콥트 정교회 십자가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올 한해 가장 주목받은 국제적 이슈는 다름 아닌 아랍권 민주화와 그 와중에 격화된 기독교 박해 문제이다. 지난해 12월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민주화 물결은 1월 오랜 독재 정치를 휘둘러온 무라바크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로 이어져, 이후 리비아, 알제리,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아우르는 아랍권 전체에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그 결과, 시민들의 힘으로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리비아 카다피 대통령의 42년, 예멘 살레 대통령의 32년 등 장기간 이어졌던 독재 정권이 무너지는 역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와중에 아랍권 국가에서 소수 종교로 박해의 위협에 시달리고 살아가던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또한 공공연하게 자행돼 논란이 일었다.

그 중에서도 이집트에서 연이어 발생한 콥트 기독교인 박해는 민주화 시위만큼이나 국제사회와 전 세계 교회의 우려를 낳았다. 이집트는 새해 첫날부터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의 한 교회 앞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예배를 마치고 교회에서 나오던 20여 명의 교인들이 사망하면서 콥트 기독교 신자들의 항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 사건으로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종교 분쟁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1월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무라바크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시작되면서 기독교 박해 또한 격화되어갔다. 3월에는 카이로 인근에서 교회 두 곳에 무슬림이 방화를 저지른 사건에 맞서 콥트 기독교의 지위 개선과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콥트 기독교인들의 항의 시위가 카이로에서 열렸는데, 이 때 화염병, 자동소총 등 무기를 지닌 무슬림 시위대가 기독교인 시위대와 대치하면서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특히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 시위대와 기독교인 시위대 무력 충돌 현장에 도착했지만, 사태를 방관한 채 두 시위대 간의 충돌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아 사태가 커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결국 이집트 군부는 불탄 교회 복구와 폭력 사태 배후에 대한 철저한 보상 및 법적 책임을 약속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5월 다시 카이로 외곽에 위치한 교회 두 곳이 무슬림 폭도들의 손에 불타오르고 무슬림과 기독교인 시위대에 충돌로 10여 명이 사망하면서 이집트 내 종교 갈등은 고조되기만 했다.

이어 10월 9일 남부 아스완 지역에 위치한 콥트교회가 공격당해 방화된 사건에 반발해 무스타파 알 사예드 아스완 주지사의 경질과 교회 재건축 등을 요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이던 중 이를 진압하던 보안군 및 이슬람교도와 무력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한 사건의 경우는, 사건 발생 직후 이집트 정부가 운영하는 텔레비전 채널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시민들에게 ‘국가의 연합을 저해하는 기독교 폭도들을 제압하고 이집트 정부를 수호하는 군대를 보호하라’는 보도를 해 종교간 긴장을 부추기는 등 종교간 긴장이 확산을 조장해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비록 아랍권 민주화 물결로 오랜 세월 문제가 되어 온 독재 정권이 무너졌다 할지라도 새로이 구성될 정권에서 인구의 다수를 구성하는 무슬림의 지지를 얻으려는 이슬람 정당들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돼, 소수 기독교 공동체의 안전과 종교 자유 확보를 둘러싼 논쟁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미와 유럽권, 무신론과의 전쟁

올 한해도 영미와 유럽 국가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다양한 사안들로 기독교와 무신론 단체들 간에 분쟁 및 법정 소송이 연이어 일어났다. 이는 향후 기독교의 가장 큰 위협이 다름 아닌 ‘무신론’ 혹은 ‘무신론적 사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낳았다.

올해도 ‘십자가’를 종교적 상징물로 볼 것인가, 역사나 전통 등의 상징으로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해석하느냐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됐다.

3월 유럽인권법원은 이탈리아 공립학교 교실에 걸려 있는 십자가가 이탈리아의 전통이며 유럽인권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유럽인권법원은 십자가가 종교적 상징물이기에 앞서 이탈리아의 중요한 전통을 상징하므로 유럽인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또 11월 미국에서는 유타 주 고속도로에 세워진 14개의 십자가 추모비가 미국 헌법 수정조항 제1조의 국교금지조항에 명시된 정교 분리원칙을 위배했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났다.

한편, 미국에서는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의 종교 자유를 둘러싼 법적 소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5월 미국시민자유연맹은 테네시 주 섬너 카운티 주요 학교들에서 졸업식 및 여타 학교 행사를 교회에서 열거나 기독교 신념을 담은 연설을 하거나, 교내에서 개종행위를 하는 등 학생들의 종교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6월에는 미국 연방법원이 텍사스주의 한 공립학교의 졸업식에서 기도를 비롯한 종교 의식 및 종교적 발언을 금지할 것을 요청한 학부모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9월 미국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은 3명의 판사들의 만장일치로 공립학교 교실에 종교적 의도가 담긴 전단의 부착을 불허한 학교당국의 처사가 정당하다고 판결을 내려 ‘종교 표현의 자유 또한 존중돼야 한다’는 교계의 반발을 샀다. 또한 12월에는 공립학교 체육관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문제로 16년간 뉴욕시 교육청과 법정 소송을 진행해 온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한 교회가 패소하는 등 공립학교 내 종교 자유 및 표현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교계구호단체들, 전 세계 재해 지역 구호 앞장서

▲ 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피해현장을 찾은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조현삼 목사(왼쪽) 등이 일본 구호팀과 함께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한해는 유난히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 지진, 쓰나미 등 큰 피해가 속출해 전 세계 기독교 구호단체들이 쉴 새 없이 재해 지역을 누비고 다닌 한해였다.

1월 브라질, 스리랑카, 필리핀 등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구호단체들이 발 빠르게 구호 작업에 나섰다. 기독교구호단체인 세계교회봉사회(CWS), 월드비전, 티어펀드, 크리스천에이드,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아시아복음선교회, 뱁티스트 글로벌 리스폰스 등이 홍수 피해를 입은 브라질, 스리랑카 등지에서 식료품과 식수, 텐트, 담요, 옷, 의료품 등을 나눠주며 구호활동을 벌였다.

이어 2월에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강진이 발생해, 월드비전과 구세군 등 주요 기독교구호단체들이 피해 지역에 구호 요원들을 즉시 파견해 무너진 건물에 갇힌 주민들을 구출하는 한편 피해 지역에 긴급 구호 식량 제공과 크라이스트처치 복구를 위한 기금 마련에 착수했다.

올해 최악의 재해는 강진과 쓰나미는 물론, 원전 피해로까지 번진 일본. 일본 지진 소식이 전해진 직후, 월드비전, 월드릴리프, 세계교회봉사회(CWS), 구세군, 티어펀드, 컨버이오브호프(Convoy of Hope) 등 주요 국제기독교구호단체를 비롯해, 미국 남침례교와 연합감리교 등에서 구호팀을 일본에 급파해,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 구출 작업과 함께 식료품과 식수, 담요, 의료품 등을 나누어 주는 긴급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와 함께, 세계복음연맹과 국제로잔복음화운동 등 주요 기관들은 전 세계 교회와 교인들에게 일본을 위한 기도 운동을 펼쳐 고통 분담에 나섰다.

10월 발생한 터키 강진과 태국 폭우에도 기독교 구호단체들이 발 빠르게 재해 현장 구호에 나서 예수 사랑의 정신을 실천했다.

앞으로도 전 세계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향한 기독교 구호단체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소셜네트워크의 기독교적 활용

올 한해 전 세계 교회와 기독교 선교 단체 등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에서 미국 1003개 개신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교회의 47%가 페이스북 및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도구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 교회의 62%가 소셜네트워크를 단순히 교회 간이나 교회 구성원 간이 아니라, 교회 바깥에 있는 비신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복음 전파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미국 개신교 목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 사용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46%의 목회자가 페이스북을, 16%의 목회자가 불로그 및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스코틀랜드 교회도 지난 6월 페이스북과 트워터의 공식 운영을 밝힌 이후 주요 행사 사진과 설교 및 설교 예고 등 비디오 자료, 메시지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으며, 그 때 그 때 필요한 기도도 요청하고 있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디오성경선교사역단체인 ‘페이스 컴스 바이 히어링 미니스트리’(Faith Comes by Hearing ministry, FCHM)에서 개발한 오디오 성경 앱인 ‘더 바이블 이즈’ (The Bible.is) 모바일 어플은 출시 5개월 만에 총 166여개 국가에서 100만 번 이상 다운로드가 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 스티브 잡스.
또 중국에서도 스마트 폰 이용 고객이 늘어나면서 무료성경어플의 사용자 또한 급증해 중국 선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독교 무료어플 제공 사이트인 유버전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어무료어플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밖에도 페이스북 사용자를 위한 성경 게임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렇듯 현재 소셜네트워크는 인터넷상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세우고 유지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소셜네트워크를 선교적 도구로의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미국 교계는 10월 5일 아이티(IT) 업계에서 ‘혁신의 귀재’로 알려진 애플의 전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 사망 당시 스티브 잡스를 “혁신적인 제품과 아이디어로 선교의 고속도로 놓아 기독교 복음화에 공헌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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