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기독교 성지가 모여 있는 지역에 많은 여행자들과 순례객들이 모여든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 기독교 성지라는 장소들은 거의 대부분 이슬람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에 있다. 기독교를 믿는 순례객들은 늘 이 곳을 찾고 있고, 그 덕분에 그 지역 사회와 나라들은 적지 않은 외화 수입을 올리지만, 정작 그 곳에 사는 기독교인들의 삶은 매우 고통스럽다. 또 관광객들과 순례객이 몰린다는 것은 경제적인 수입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보니 그 수입을 차지하기 위해 이슬람 신자들이나 행정 당국이 의도적으로 기독교인들을 다른 곳으로 퇴거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결국 성지 관광객으로 말미암아 그 곳에 살던 기독교인들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이슬람 신자들이 수입을 모두 챙겨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쫓겨난 사람들은 그 나라의 다른 곳으로 옮긴다해도 천대를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예 국외로 뜨게 되고, 그것은 기독교인의 규모가 축소되는 결과로 나타나며, 더욱 종교의 자유는 약화된다. 이미 누구나 아는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는 종교의 자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독교 성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 가운데 기독교인 인구가 늘어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지난 1년 내내 아랍권에 맹위를 떨쳤던 아랍의 봄이라는 운동을 세상은 자유화 운동, 내지는 해방운동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어느 정도 자유의 바람과 해방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유독 이 곳에 사는 기독교인들은 오히려 세상이 어두워져 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집트에서 반기독교 폭력이 확실히 늘어났고, 콥틱교회가 불타고, 고위 성직자들이 살해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집트 보안군이 반기독교 폭력 사태를 진압한다며 개입하여 오히려 24명의 기독교인들을 사망케 하고, 300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카이로에서 있었다. 이번 사건은 최근 60년 사이에 종교를 이유로 발생한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11월 말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총선거의 결과는 콥틱교인들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한다. 1당이 될 것이 확실한 무슬림 형제단과 또 다른 강경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의 득표 합이 60%를 넘긴 것이다. 올해 한해 동안만 약 20만 명의 콥틱교인이 외국으로 이주했다. 지금도 탈출행렬은 매일 계속되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웨스트뱅크와 가자지역의 경우는 성경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의 무대가 되엇던 유서 갚은 곳이다. 그러나 이 곳의 기독교인들의 삶도 고통스럽다. 1970년 당시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 가운데 기독교계가 차지하는 인구는 5.3 % 정도 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으로 떨어졌다. 특히 예수께서 태어난 베들레헴의 경우는 35년 전에는 100%가 기독교계 주민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1/3도 안된다. 웨스트뱅크 지역과 가자지역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이 상당히 작용하는 곳이고, 이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심한 차별로 이어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장기간 동안 평화 정착을 위한 협상을 논하고 있지만, 이는 유대교가 주축이 된 이스라엘과 이슬람이 주축 종교인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소수의 기독교계 주민들의 문제는 논의의 대상 조차 되지 않는다. 오픈도어 선교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기독교인들이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여 팔레스타인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동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이라크를 해방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후세인으로부터는 해방되었는지 몰라도, 이로 인해 더 큰 불안정성과 폭력이 판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종교에 의해 만들어진 파벌끼리의 충돌에 대해서는 미국은 제대로 손도 쓰지 못하고 있다. 이 곳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 받지 못한 채 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후세인이 확실하게 철권을 휘두를 때는 어느 종파를 대변하는 무장조직도 함부로 활동하지 못했으나 확실하게 폭력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중앙정부가 사라지고, 미국의 후원을 받는 약체 정부가 들어서자 다양한 주의와 주장을 표방하는 무장단체가 여기 저기서 나타나 서로 싸우며 서로 선명성을 경쟁하는 가운데, 기독교 사회는 중요한 공격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로 10년 쯤 전만해도 140만 명 가량으로 추산되던 기독교인의 수가 잘해야 50만 명 규모로 줄어 버렸다. 현지 기독교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이라크에서 기독교인과 교회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동에서도 기독교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이란이슬람공화국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부 몰래 하는 성장이다.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올들어서 대대적인 검거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발생한 강력한 항의 시위를 겪은 이후 정권 안보에 저해가 되는 세력과 인사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교회 역시 반정부 세력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자유롭게 안정적으로 별다른 차별과 압제 없이 기독교 인구가 성장하는 나라는 이스라엘 뿐인 것 같다. 1948년에 기독교인구가 3만 4천 명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는 14만 명으로 성장했다. 이스라엘이라고 해서 기독교에 대한 법률적 제약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나라들보다는 훨씬 상황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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