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미군 기지 내의 교회에서 십자가를 제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아프간 북부의 마르말기지의 바로 앞에 있는 군용교회의 일이다. 십자가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신자들에게 적지않은 힘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로 신설된 미군 규정 165-1과 12-3k는 “예배당의 시설이 매주 예정된 종교적인 행사 외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경우라면 예배당의 주변환경은 종교적 중립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종교적인 상징물이나 형상 등은 이동과 착탈이 가능하도록 하여, 특정 종교의 행사 시간에만 설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의 미군기지 교회는 기지 내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마르말기지처럼 기지 바로 바깥에 위치하여 장병의 예배 장소로 뿐 아니라 대민활동 장소로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병사들의 의견은 찬반이 갈리고 있다. 어떤 병사는 이러한 규정 자체가 기독교와 유대주의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종교적으로 구별되어야 할 장소를 세속화 하는 문제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게다가 규정의 신설과 적용의 시점이 하필이면 추수감사절 기간이었다는 사실이 신앙을 가진 병사들을 불쾌하게 하고 있다.

반면 군의 판단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들은 미군 내에도 기독교와 전혀 상관 없는 종교적 배경을 가진 병사들이 있으며, 이들의 감정과 현지인들의 감정까지 고려한 사려 깊은 조치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종교적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 종교적 조형물과 상징물이 장식으로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않는 시간에까지 그러한 조형물과 상징물을 걸어놔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미군 내의 무신론자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군무신론협회 같은 단체는 이번 조치를 열열히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들은 이 조치가 “종교적 중립성과 인권의 한단계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차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공격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6피트나 되는 커다란 십자가를 모든 병사들의 눈에 띠는 곳에 걸어두는 것이 기독교인이 아닌 다른 병사들을 심리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한걸음 더 나가서 기독교의 십자가 뿐 아니라 유대교의 다윗의 별, 이슬람의 초승달과 별, 불교의 염주와 불상 등의 각 종교 상징물 모두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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