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성령론
차영배(기독교학술원대표)
A. 칼빈의 사도행전 주석
A-1.
사도행전 1장 8절
다음과 같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첫째, 주님께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라는 말씀은 사도들이 성급하게 나아가서 복음을 증거할 수 없음을 보이신다.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지 않으면,
너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씀이다.
둘째, “사마리아”가 여기에 언급된 것은 이스라엘인들에게만 복음을 증거 할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인들이 상종하지 않는 사마리아인들에게도(요4:9) 복음을 증거하라는 말씀이다. 셋째, “땅끝까지”라 하심은 유대인과 이방인과의
장벽이 무너져야 함을 의미한다. 이방인인 고낼료 가정은 이스라엘 땅에 거주했지만, 이스라엘인들과의 거리는 땅끝처럼 멀었다. 이방인들은
무할례당으로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약속 밖의 외인들이며,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들이었다(엡2:11-12). 그러나 그들은
이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다. 그리스도는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원수 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자기 육체로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회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엡2:13-18).
A-2.
행2:17-21: 요엘선지의 예언
“말세에”: 오순절 성령의 임하심을 사도시대로 제한함은 극히 불합리한 생각이다.
“말세에”라 함은 말세의 시작에 불과하고, 크고 영화로운 날 곧 주 예수의 재림까지를 뜻한다. “내 영을 모든 육체에”(행2:17): 남녀노소
연령의 제한 없이 셀 수 없는 큰 무리를 뜻한다. “부어주리니”: 구약시대보다는 훨씬 풍부하게 넘치도록 부어주신다.
A-3. 행2:37-39
베드로사도는 외치기를 오순절 성령의 약속은 첫째 유대인들에게,
둘째 그 자녀들에게, 셋째 “모든 먼 데 사람”에게라 한다. 칼빈은 먼데 사람을 이방인들이라 해석한다. 따라서 고넬료는 팔레스틴에 살고
있었지만, 먼 데 사람에 속하고, 소아시아와 로마를 비롯하여 땅 끝에 거하는 우리에게는 물론이다.
B.
기독교강요 제 III 권
칼빈의 성령론은 기독교강요 제3권과 성령에 관한 그의 성경주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기독교강요 제III권에 나오는 성령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B
1-1. 우리를 그리스도와 연합시켜주시는 띠로서의 성령: 그리스도께서 우리 밖에 하늘에 계시고, 우리가 분리되어 있는 한, 그가 인류를 위해
받으신 고난과 부활은 우리에게 아무런 유익이 되질 않는다. 따라서 그 자신이 아버지에게서 받으신 것을 우리의 소유가 되셨고(롬11:17),
그리스도로 옷입는다 한다(갈3:27). 그가 우리 속에 거하시기 위하여 우리의 머리이며(엡4:15),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셨고,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총들을 누리게 하는 성령의 신비한 능력을 고찰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물과 피로 임하신 것을 성령이
증거하신다(요일5:6-7). 성령의 증거는 우리 마음에 인친 것처럼 새겨진 것을 느끼게 하신다. 그 결과 그리스도께서 거룩한 피를 흘리신 것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성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신비하게 우리를 깨끗케 하시고, 의롭다
하신다(고전6:11). 성령은 그리스도와 우리를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주시는 띠이시다.
B
1-2.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받으신 이유 : 우리를 세상에서 불러 모아 영원한 기업을 사모하는 백성으로 만드시려는 것, 우리를 소생시켜 성장케
하실 뿐 아니라, 하늘에 속한 생명의 뿌리가 되시기 위해서, 또한 성령을 보다 풍성하게 만민에게 부어주시려고(욜2:28),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성령을 한량없이 부어주셨다. 이로써 성부께서는 아들의 종보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요3:34), 따라서 성령을 때로는 아버지의
영, 때로는 아들의 영이라 불리운다. 우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히시면, 우리는 육신에 있지 않고, 영에 있다(롬8:9), 주 예수를 부활케
하신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우리의 죽을 몸도 부활케 하신다(롬8:11). 그리스도께서 목마른 우리를 초대하여 성령을 마실 수
있게 하신다(요7:37-39), 그리스도의 선물의 분량대로 각 사람에게 성령이 부어진다(엡4:7). 그리스도는 살리시는 영으로서 우리를 부활케
하신다(고전15:45-49). 성령과의 교통하심이 없이는 아무도 하나님 아버지로서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은혜를 맛볼 수 없고,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되었다(롬5:5).
B 1-3.
성령의 칭호: 성령을 양자의 영이라 함은 독생자 안에서 성부 하나님의 풍성하신 자비를 증거하기 위함이고, 또한 두려움 없이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짖게 하신다(롬8:15, 갈4:6). 성령은 우리의 구원이 하나님의 확실한 보호 안에서 안전하다는 보증이며(고후1:22,
엡1:14), 열매맺는 땅으로 만들어 의의 싹을 내게 하는 물이며(사55:1), 갈한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는 생명의
원천이며(사44:3), 목마른 자가 그리스도에게 가면, 언제나 성령으로 생명수를 마실 수 있다(요7:37). 성령은 우리의 사악하고, 무절제한
욕망들을 지속적으로 없애버리시는 한편,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의 사랑과 열렬한 헌신으로 불타오르게 하심으로 ‘불’이라고도 불리운다(눅3:16).
성령은 하늘에 속한 모든 부요가 우리에게 흘러나오는 ‘샘’이다(요4:14). 우리 자신의 힘으로가 아니라, 오직 성령의 힘으로 일하게 하시며,
우리 속에 있는 선한 것은 모두 성령의 은혜이다(갈5:19-21). 우리의 마음이 성령에게 몰두하기 까지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밖에 계시므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머리가 되시며(엡4:15), 그리스도롤 옷입듯 하는 것도(갈3:27) 오직 성령으로
말미암는다. 우리를 그리스도의 살 중의 살이요, 뼈 중의 뼈가 되게 하시는 이도 성령이시다(엡5:30). 성령의 은혜와 능력에 의해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들이 되며,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는 자신을 그리스도께 복종시킬 수 있다.
B
1-4. 성령의 역사로서의 믿음: 믿음은 성령의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는 것은 성령은 우리에게 믿음을 주심으로 빛 가운데로 인도하시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는데, 이는 혈과 육으로 난 것이 아니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나야한다(이것은 곧 성령으로 나는 것을 의미함: 요3:5).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은 것은 우리의 기업에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구속하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케 하려 함에
있다(엡1:13-14). 우리가 주 안에 거하고, 주님이 우리 안에 거하는 것도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확실히 안다(요일3:24,
4:13).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말씀의 내용들을 성령에게 맡겨 기억나게 하셨다(요14:17). 빛이 눈 먼 자에게는 비쳐도
소용없는 것처럼, 성령으로 하지 않고는 천국의 보고를 알 수 없다. 바울이 성령의 사역을 그토록 높이 평가한 이유는 만일 우리 속에 성령이
계시지 않으면, 목사들이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성령과 불로 우리에게 세례를 배푸셔서(눅3:16), 우리를 그의
복음을 믿는 믿음의 빛 가운데로 이끄시고, 우리를 중생케 하여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시며(고후5:17), 우리의 세속적인 더러움을 씻어버리고,
하나님께 거룩한 성전들이 되게 하신다(고전3:16-17, 6:19, 고후6:16, 엡2:21). 이로써 칼빈은 오순절 성령으로 중생한다는 것을
가르친 샘이다.
B 1-5. 성령의 이끌림을 받아야만 그리스도에게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 율법의 어느 부분이라도 지키지 못하면, 영원한 사망의 선고가 우리를 기다릴 뿐이므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십자가 정사(釘死)를 통한 구속(救贖)의 은혜뿐이다. 오직 성자 하나님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아야만, 성부 하나님을 알
수 있다(눅10:22). 여기서 주의할 것은 기록되어져야 할 계시는 종결되었으나, 그 기록된 말씀을 가지고,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여시고,
깨닫게 하시는 계시는 계속된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계22:18-19, 마11:27). 성령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는 빛이
비친다(고후4:6). 성령의 이끌림을 받아야만, 그리스도에게로 나아갈 수 있고, 주 예수를 통하지 않고는 성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다.
B 2-1. 영생에 이르는 믿음은 신령한 일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함(요17:3).
그리스도의 부활은 제자들에게 꿈같은 일이었으나 현실로 목격했을 때 참된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눅24:11, 요20:28).
B 2-2. 맹목적 신앙: 로마교의 맹목적 신앙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그들은 오류를 진리로,
어두움을 빛으로, 무지를 올바른 지식으로 착각한다.
B 2-3. 주 예수의 부활에 대한
확신: 제자들이 무덤으로 달려 가 빈 무덤인 것을 확인하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하지 아니했더라면, 그들의 믿음은 완전히 소멸되었을 것이다.
B 2-4. 성령의 확증: 버림받은 자들은 은혜의 그림자를 파악할 뿐이지만, 택함 받은
자들에게는 성령께서 죄 용서를 확증하여 주셔서, 그들이 특별한 믿음으로 용서를 자신의 삶에 적용토록 하신다.
B 2-5. 성령의 보증과 사랑의 부어짐: 성령께서 우리가 하나님의 양자로 받아들여진 사실을 확실히 보증하시고, 인쳐
주신다(엡1:14, 고후1:22). 우리 마음속에 새겨진 흔적은 결코 지워질 수 없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지체들 속에 사랑의 성령을
불어넣으셨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신 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 속에 부어진 것이다(롬5:5).
B 2-6.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 이러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성령으로 우리 마음 속에 부어짐으로 “사망이나
생명이나 ...현재 일이나 장례 일이나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롭8:38-39).
B 2-7. 우리는 주 예수께 돌아가면, 복음으로 시야를 가리는 수건을 벗은 얼굴로
하나님을 보며,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그의 형상으로 변화하는데, 이것도 오직 성령으로 가능하다(고후3:18).
B 2-8. 믿음의 뿌리: 성령의 조명이 없이는 하나님의 말씀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의 마음은 성령의
능력으로 강화되고, 그 힘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의 지성이 성령의 조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스콜라 신학은 지식에 조명만 받으면, 믿음이 가능한
것으로 가르쳤지만, 단순한 동의를 믿음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다. 성령은 믿음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천국에 이를 때까지 우리의 믿음이 점점
자라게 하신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을 지키라”(딤후1:1) 한다. 복음을 믿는
믿음의 뿌리도 성령이시다.
B 2-9. 오직 성령만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신다(2장34절). 우리 속에 있는 성령 외에는 아무도 하나님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없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한다. 성령은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신다(고전2:9-10).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를 이끄시면, 우리의 지성과 마음을 높이 들어 우리의
오성을 초월케 하신다. 오직 성령을 통해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안다(고전2:16). 성령으로 우리는 새로운 통찰력을 얻어, 찬란한 하늘의
비밀을 응시하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태양과 같아서 눈먼 사람들에게는 아무 효과가 없다. 원래 우리는 모두 눈먼 소경이었다. 따라서 성령이
우리의 어두운 마음을 밝혀주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속에 스며들어올 수 있다(강요 2:34).
B 2-10. 기업의 보증: 오직 성령이 장차 누릴 기업의 보증이 되사, 우리 마음에 인치신다(고후1:21-22). 우리의 장막집인
몸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신령한 몸이 있다. 이 장막에 있는 우리가 탄식하는 것은 덧입고자 함인데, 그 보증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주신다(고후5:1-5).
B 2-11. 성령을 자랑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을 받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하신다. 우리는 성령을 담대히 자랑해야 한다.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자녀다(롬8:14). 오직 성령만이 우리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은 증거하신다(롬8:15-16).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다(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의 사람, 행11:26, 롬8:9). 복된 부활도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으로 가능하다(롬8:11).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주 예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 안다(요일3:24, 4:13).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을 받지 않고, 하나님의 종으로 여김 받을 것을 원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약속을 의심하는 것밖에 없다(강요 2: 39).
B 2-12. 칼빈의 중생관: 성령으로 우리의 옛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곧 중생이다. 곧
mortificatio와 vivificatio를 중생으로 본 것이다(III권3장3절). 옛사람의 육욕을 벗어버리고, 심령으로 새로워지는 일은
어려운 일이나, 성령으로 가능하다(엡4:22-23, 골3:10).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저와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후3:18). 이러한 중생에 의해서 아담으로 인해 상실했던
하나님의 의를 회복하게 된다. 우리가 하나님에게 접근하면 할수록 하나님의 형상은 우리 안에서 더욱 빛난다(III권 3장 9절).
B 2-13. 성화의 근원으로서의 성령: 사랑, 겸손, 근신, 온화, 절제의 근원은 성령이시다. 주의 영은
혼란을 야기하는 유령이 아니고, 우리를 성화시키기 위하여 주어졌고, 우리가 육신을 입고 있는 동안은 많은 죄와 연약함에 얽매여 있는 형편 속에서
성령의 성화를 통해 정결케 된다.
B 2-14. 기도를 도우시는 성령: 성령이 친히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의 기도를 도우신다(롬8:26, 제III권 20장 5절). 이것은 성령이 실제로 기도하거나, 탄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 확신과 소망과 탄식을 일어나게 하여, 우리의 자연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을 기도하게 하신다는 것을 가리킨다(롬8:26).
바울은 영으로 기도하라(방언기도) 하면서도 깨어 기도할 것을 권한다(고전14:15).
요컨대, 우리는 성령의 불가항력적
은혜로 끝까지 견디며, 모든 역경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것도 성령으로 가능하다. 참조: 칼빈주의의 五大敎理: 인간의 전적 무능,
무조건적 선택, 제한된 속죄, 불가항력적 은혜, 성도들의 견인(TULIP).
http://www.rsa.or.kr/mai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