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성령의 은사들과 조화 이루라.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직분따라 진리 가운데 섬기고 실천해야
교회의 직분: 머리이신 주님께로 자라감
1. 사람들의 대리적 사역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말씀으로 교회를 다스리시되, 자신의 ‘가시적 현존’은 숨기시고 사람들을 ‘도구’로 사용하신다. 다만 사람들은 ‘대리적 사역’을 감당할 뿐, 그 고유한 ‘권리’와 ‘영예’는 언제나 하나님께 있다.
(1)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보이는 손으로서 사용하시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을 ‘사신’(使臣)으로 삼으심으로써(고후 5:20) 그들에 대한 ‘자신의 배려’를 드러내신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입을 사용하셔서 성소에서 친히 말씀하시듯 하신다. 그리하여서 자신의 은밀한 뜻이 사람의 말로 해석되어 전해지게 하신다.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전 3:16-17; 6:19; 고후 6:16).
둘째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우리와 같은, 심지어는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서 자신의 말씀을 듣게 하심으로써 ‘겸손에 이르는 훈련’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게 하신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지혜의 보화를 연약하고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에 숨기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후 4:7).
셋째로, 하나님께서는 구원의 진리와 영생에 관한 가르침이 자신의 일꾼들에 의해서 선포되게 하심으로써 그 ‘고리’로 교회의 지체들에게 ‘상호간에 사랑’이 자라게 하신다.
한 믿음으로 한 주를 섬기는 성도들이(엡 4:4-7) 하나가 되는 최선의 길은 목회자로 선택된 사람의 입을 통하여서 동일한 가르침을 받는데 있다.
(2) 교회의 직분은 최고의 영예를 받을만한 가장 훌륭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가르치는 자들을 세우셔서 자신의 교리를 해석하고 선포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베드로를 준비시키셔서 고넬료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게 하셨다(행 10:3-6). 사도 바울이 구원의 교리와 세례에 의한 성결의 도를 받게 된 것은 아나니아의 도움을 통해서였다(행 9:6).
(3)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무엇보다도 교회의 성도들 각자를 온전하게 하셔서 직분을 감당하게 하신다.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서 그 분의 지체된 성도는 그 분의 은사로 말미암아 그 분을 닮아감으로써 그 분의 몸을 이루는 고유한 기능을 감당한다(엡 4:10-16).
교회의 사역들이 그렇듯이 성령의 은사들은 다양하다. 마치 다양한 성부(聲部)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한 음을 만들어 내듯이 성도들은 각자의 은사를 다른 은사들과 조화롭게 사용하여야 한다.
(4) 하나님에 의해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마다 사역과 관련된 은사들을 받는다.
하나님은 사도들과 목사들을 세울 때 다만 그들에게 가면만을 씌운 것이 아니라 은사들을 공급하시기 때문이다.
이 은사들이 없으면 그들은 그들의 직분을 감당할 수 없다. (엡 4:11-14, 주석). 하나님은 다양한 은사들을 주심으로써 성도들이 직분을 합당하게 감당해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신다. 은사들은 다양하지만 영은 하나인 것과 같이, 직분들은 다양하지만 몸은 하나이다. 모든 지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 이것이 교회 사역의 신비이다.
2. 성경적 직분: 경건과 사랑
(1) 교회의 ‘통상직’은 목사, 교사, 장로, 집사로 구성된다.
이들은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계속되는 ‘항존직’이다. 반면에 초창기 교회의 필요에 응한 ‘비상직’으로서 사도와 선지자와 복음 전하는 자가 있다(엡 4:11). 이들은 조직된 교회가 생길 때까지 존재했기 때문에 ‘임시직’이라고 불린다.
먼저 임시직을 살펴본다.
* 사도는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죄 사함 받는 세례를 주고 성찬을 거행했다(막 16:15; 마 28:19; 눅 22:19).
사도라는 명칭은 주님의 일꾼으로서 보냄을 받은 자라는 어의를 가지고 있다. 사도들은 주의 이름을 듣지도 못한 곳에서 교회를 최초로 설립한 사람들이었다(롬 15:19-20; 고전 3:10). 사도들의 직분은 말씀 선포와 성례 거행으로 요약되는 바, 이 직분이 목사에 의해서 계승되었다.
* 선지자(, propheta)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를 뛰어나게 받은 사람으로서 오늘날 사라졌거나 아니면 흔치 않게 존재한다. 이 직분은 이후 교사의 직분으로 대체되었다.
* 복음을 전하는 자는 사도들을 도와서 복음을 전하고 성례를 시행하며 비록 사도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주님에 의해서 세움 받은 사람을 칭한다(눅 10:1).
이러한 세 가지 직분들은 ‘정당하게 조직된 교회’에는 존재할 여지가 없다.
교회의 통상직은 목사, 교사, 장로, 집사로 구성되는 바, 그 중에서 목사직 혹은 장로직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성경은 목사, 장로, 감독, 사역자라는 호칭들로 구별 없이 사용하고 있다.
* 목사의 직분은 ‘그리스도의 교리로 사람들을 가르쳐서 진정한 경건에 이르게 하고, 거룩한 성례들을 거행하며, 올바른 권징을 보존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즉, 말씀 전파와 성례 거행, 가르침, 그리고 도덕적인 지도와 권징 시행을 포함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은사는 자신의 음성을 인간의 입을 통해서 들려주시는 설교에 있다(고전 9:16-17). 목사의 설교를 통하여 성도는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게 된다. ‘선포된 설교’는 가시적 교회가 서 있는 유일한 기초이며 성도들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고리’가 된다. 사도 바울이 자신들과 사도들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라고 했을 때(고전 4:1), 이는 오늘날 목사직을 칭한다고 할 것이다.
* 교사의 고유한 직분은 ‘성경 해석’을 통하여 ‘순수하고 건전한 교리’를 보존하는데 있다. 목사는 이러한 교사직을 겸한다.
* 장로는 고린도전서 12장 28절의 ‘다스리는 것’과 로마서 12장 8절의 ‘다스리는 자’의 사역과 관계된 직분이다.
문자적으로 연장자를 의미하는 장로의 직분이 이러하므로 감독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장로는 ‘도덕적인 견책’과 ‘권징’을 시행하는 직분을 감당한다.
* 집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사역과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사역으로 이루어진다. 즉 ‘구제하는 자’와 ‘긍휼을 베푸는 자’를 포함한다(롬 12:8).
집사 직분은 ‘공적인 교회의 사역’이며, 고유한 사역을 감당하는 독립된 직분이다.
(2) 교회의 직분을 맡은 일꾼들은 먼저 ‘소명’을 받아야 하며(히 5:4), 그 소명에 확고하게 응하여야 한다(롬 1:1; 고전 1:1). 소명의 증거는 ‘우리 마음의 증언’이다.
* 직분 주시는 분께서 은사를 먼저 부여하시기 때문에(고전 12:7-11), 소명은 받은바 은혜로써 확증된다.
* 하나님의 일을 맡은 사역자는 ‘건전한 교리’를 믿고 ‘거룩한 삶’을 사는 사람이어야 한다(딤전 3:2-3, 8-13; 딛 1:7-8).
* 교회의 직분은 사람들에게서 난 것이 아니며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적 은총과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 주신 아버지의 사랑으로 말미암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