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친밀한 대화’는 복되도다.
기도는 믿음으로 거듭난 성도가 믿음으로 자라게 하는 도구
기도: 믿음의 주요한 훈련
1.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함
(1) ‘믿음이 성령의 주요한 작품’이라면, 기도는 ‘믿음의 주요한 훈련’이다.
기도는 자신 속에 내주하신 그리스도의 영을(롬 8:9) 양자의 영으로 받아서 하나님의 자녀임을 확신하는 성도가(롬 8:16) 그 영의 말 할 수 없는 탄식으로(롬 8:26)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롬 8:15; 갈 4:6) 그 분과 나누는 대화이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우리에게 하늘 보화들을 열어 보여주시며 오직 그 아들을 바라고, 믿고, 의지하며, 그 안에서 안식하는 자에게만 그것들을 수여하신다(시 36:9).
(2) 우리 자신에게 없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풍성하게 넘치며(골 1:19; 요 1:16), 그것이 산곡에 흘러내리는 샘물과 같이 은혜로 우리에게 주어졌다.
이 믿음이 없이 드리는 기도는 그저 헛될 뿐이다. 왜냐하면 기도로 캐낼 ‘하늘 보화’는 오직 그리스도께만 속하여 우리가 우리 공로로 스스로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아들을 믿는 자만이 모든 선한 것들을 주장하시는 ‘주’시요 ‘수여자’로서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간구한다.
- 그러므로 복음으로 난 믿음으로 기도함으로써 우리 심령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훈련을 받게 되는 것이다(롬 10:14-17). 기도를 통하여서 하늘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없음’을 아들의 ‘충만’으로 채우신다.
(3) 주님께서 우리에게 복음으로 제시한 보화들이 기도로 ‘채굴된다는 것을’ 우리는 믿음으로 직각(直覺)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기도를 통하여서 자신의 앞에 놓인 보화를 향하여 손을 내뻗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의 약속은 헛되지 않으니, 아들을 믿는 자마다 하늘의 성소에서 자신과 교통하는 길을 여셨다. 우리는 연약하며 무능하고 허물이 커 단지 죄에 눌려 쓰러져 있을 뿐이다.
- 그러므로 우리에게 있어서 ‘유일한 구원의 요새’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기도 가운데 우리는 그 분의 ‘섭리’, ‘능력’, ‘선하심’이 현재 작용하기를 바라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그 분 자신의 ‘전적인’ ‘현존’을 간구한다.
(4)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하신다(시 121:4). 그 분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우리의 필요를 먼저 아신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를 통하여서 우리의 간구를 듣고자 하시니, 이는 우리를 훈련시켜 더 큰 유익을 얻게 하려 하심이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시 145:18).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시 34:15; 벧전 3:12). 기도는 믿음으로 거듭난 성도가 믿음으로써 자라가는 도구이다. 기도를 통하여 성도는 하나님께 구하여 얻는 법을 깨달아 날마다 그 분께 더욱 가까이 가게 된다.
- 그러므로 믿음의 훈련이 결여된 기도로서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것은 없다.
2. 기도의 직분과 법
(1) 기도를 통하여서 성도는 자신의 믿음이 잠자거나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그것은 하나의 ‘직분’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을 ‘항상 찾으며, 사랑하며, 예배하는 열망’을 더욱 불타게 하기 위해서이다.
- 기도로써 우리는 하나님을 거룩한 구원의 닻으로 믿고 그 분을 피난처로 여기는 습관을 갖게 된다.
둘째, 우리 양심이 수치스럽다고 가책하는 욕망이나 소원이 영혼 속에 스며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 기도를 통하여서 우리는 모든 소원과 모든 마음을 먼저 하나님의 면전에 토로하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하나님의 은총을 영혼의 진정한 감사로 받기 위해서이다. - 기도로써 우리는 모든 은혜가 하나님의 섭리로 말미암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사람의 눈이 주를 앙망하오니 주는 때를 따라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며 손을 펴사 모든 생물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시나이다”(시 145:15-16).
넷째, 하나님께서 기도하게 하신 소원을 이루심으로써 우리가 ‘감화되어’ ‘더욱 뜨겁게 그 분의 선하심을 묵상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다섯째, 우리가 ‘더욱 큰 기쁨으로’ 기도를 통하여서 이루신 하나님의 일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여섯째, 우리가 연약한 가운데서 ‘쓰이는 용도자체와 경험’이 확증하는 바에 따라서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2) 기도자는 다음과 같은 ‘기도의 법’을 따름이 합당하다.
첫째,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므로 기도하는 사람은 이성의 맹목적인 추구를 그치고 그 분께 마땅한 마음과 정신을 가져야 한다. - 허무한 인간 본성의 한계에 붙들려 드리는 기도는 오히려 하나님을 자신 안에서 제한할 뿐이다. (요 4:24)
둘째, 기도할 때 우리는 자신의 ‘무능함’을 절감하고 ‘진지하나 강렬한’ 간구를 드려야 한다. - 기도를 단지 부과된 일을 요식적으로 행하듯 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갈망하며 얻기를 구하지 않는 기도는 허탄할 뿐이다.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광이니(마 6:9; 눅 11:2), 그것이 곧 우리에게 가장 유익함이 된다.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그에게서 받나니 이는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고 그 앞에서 기뻐하시는 것을 행함이라”(요일 3:22). - 그러므로 기도할 때에는 자기의 악행을 버리고 진정 낮은 자리에서 ‘거지의 품성과 마음씨’를 가져야 한다.
셋째, 기도하는 사람은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만 돌리고 자신의 가치를 일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 즉 자기신뢰를 전적으로 버려야 한다. 오직 구할 것은 주님의 긍휼이요, 주께서 주님 자신을 위하여 들으시길 바라야 한다(단 9:18-19). 주님을 토기장이로, 우리를 진흙으로 여기고(사 64:5-9) 주의 이름을 위하여 우리를 빚으시길(렘 14:7) 간구해야 한다.
넷째, 기도하는 자는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부성적(父性的) 사랑에 소망을 갖고 그 분을 굳게 믿어야 한다. - 기도는 회개와 믿음에 부착한다. 믿음이 기도에 선행(先行)한다.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는 말씀(막 11:24; 마 21:22; 약 1:5-6; 5:15)이 ‘기도의 본질’에 가장 부합한다.
이러한 네 가지 법에 따라서 기도를 드림에 있어서 무엇보다 ‘하나님의 성품과 말씀을 아우르는 묵상’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의 음성을 들으시며(시 50:15; 65:1-2; 삼하 7:27) 그것을 가장 기뻐하신다(시 147:10-11).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라는 명령에는 주시고, 찾게 되고, 열어주시는 약속이 함께 있다(마 7:7-8).
하나님께서는 성도를 향한 헤아릴 수 없는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오직 상한 심령으로, 가난한 심령으로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친밀한 대화’로 나아가는 자가 복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