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은 레위 지파 사람인가요?


성경에는 오류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무엘기상 1장 1절의 말씀을 개역성경이나 표준새번역으로 보면 성경에 오류가 생기고 마찰이 생깁니다.


개역(개정):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


표준새번역: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숩의 자손 엘가나라는 사람이, 에브라임의 산간지방에 있는 라마다임에 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여로함이고, 할아버지는 엘리후이고, 그 윗대는 도후이고, 그 윗대는 숩이다.


킹제임스 흠정역: 이제 에브라임 산의 라마다임소빔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엘가나더라. 그는 에브랏 사람으로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사대 손이더라.


사무엘은 하나님의 제사장이므로 반드시 레위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개역(개정)성경 등은 그를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사람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성경에 모순이 생기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김경래 교수(전주대학교)의 글입니다. 이분의 분석을 읽으면 킹제임스 성경은 옳고 다른 성경은 틀리다는 것을 누구라도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무엘이 어느 지파에 속하는가라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독자는 사무엘상 1:1에 근거하여 ‘에브라임 지파’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무엘상 1:1에서 이 책의 저자는 사무엘의 아버지 엘가나를 ‘에프라티’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말 표준새번역은 이를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숩의 자손 엘가나라는 사람)’으로 번역함으로써 엘가나와 사무엘 부자(父子)를 에브라임 지파 사람으로 규명하고 있다. 개역 성경과 공동 번역에서는 이를 ‘에브라임 사람’으로 번역하였는데, 이러한 번역 역시 표준 새번역과 똑같은 효력을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


히브리어 ‘에프라티’는 구약 성경에 모두 합하여 다섯 번 출현한다. 먼저 길르앗 사람들과 에브라임 지파의 싸움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는 사사기 12:5과 북왕국 이스라엘의 초대왕인 여로보암의 집안 배경을 기술하고 있는 열왕기상11:26에서 이 낱말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열 두 지파의 하나인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다는 의미로 ‘에브라임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다윗과 그의 조상 엘리멜렉을 소개하는 사무엘상 17:12과 룻기 1:2에서 이 동일한 히브리어 낱말은 ‘에브랏 사람’, 즉 ‘베들레헴이라고도 불리는 에브랏 마을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이 두 구절에서는 모두 보다 큰 지명 내지 지파 이름인 ‘유다’와 그리고 ‘에브랏’의 다른 이름인 ‘베들레헴’과 (창세기 35:16-19; 48:7; 룻기 4:11 참조) 더불어 ‘유다베들레헴 에브랏 사람’이라고 적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사무엘상 1:1에서 히브리어 낱말 ‘에프라티’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밝히기란 그리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이라는 문구와는 달리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라고 한 것으로 보아 이 낱말은 베들레헴의 별칭인 ‘에브랏’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사무엘상 1:1의 ‘에프라티’는 ‘에브랏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참고로 사무엘의 아버지가 살았다는 ‘라마다임소빔’은 유일하게 사무엘상 1:1에만 출현한다. 사무엘의 고향인 ‘라마다임소빔’은 사무엘상 나머지 전체에 걸쳐서 나오는 ‘라마’와 동일 명칭이다 (1:19; 2:11; 7:17; 8:4; 15:34; 16:13; 19:18, 22; 25:1; 28:3). 단순히 산봉우리와 같은 ‘높은 곳’을 가리키는 ‘라마’라는 지명은 이스라엘에 흔한 이름으로서, 구약 성경에 기록한 바에 따라 대략 다섯 곳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각기 베냐민 지파에 속한 한 성읍 (여호수아 18:25; 사사기 19:13; 열왕기상 15:17, 21, 22; 역대하 16:1, 5, 6; 에스라 2:26; 느헤미야 7:30; 11:33; 이사야 10:29; 예레미야 31:15; 40:1; 호세아5:8), 에브라임 산지의 한 성읍 (사사기 4:5), 납달리 지파에 속한 한 성읍 (여호수아 19:36), 아셀 지파에 속한 한 성읍 (여호수아 19:29), 길르앗의 한 성읍 (열왕기하 8:29; 역대하 22:6) 들이다. 사무엘상에 언급된 ‘라마’는 모두 위의 다섯 곳 중에서 ‘에브라임 산지의 한 성읍’을 가리킨다.


이제 사무엘상 1:1의 ‘에프라티’가 ‘에브라임 사람’을 뜻한다고 단정내리기 전에 사무엘의 족보를 추적하여 그의 출신 지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사무엘상 1:1에서는 엘가나의 조상을 여로함, 엘리후, 도후, 숩 의 순서로 거슬러 올라가며 소개하고 있다.


역대상 6장에 ‘사무엘’이라는 이름이 또 나타난다. 역대상 1-9장은 이스라엘의 족보를 다루고 있는데, 그중에서 6장은 레위 지파의 족보이다. 레위에게는 게르손과 그핫 (=고핫)과 므라리라는 세 아들이 있었다 (역대상 6:1). 이 세 아들중 아론과 모세의 조상도 되는 (출애굽기 6:18-20 참조) 그핫의 후손 가운데 사무엘이라는 이름이 있다 (역대상 6:28, 33, 34). 역대상 6:34-38에서 사무엘의 조상은 엘가나, 여로함, 엘리엘, 도아, 숩, 엘가나, 마핫, 아마새, 엘가나, 요엘, 아사랴, 스바냐, 다핫, 앗실, 에비아삽, 고라, 이스할, 그핫, 레위, 이스라엘의 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소개되고 있다. 한편 6:25-27절에서 사무엘의 조상은 엘가나, 여로함, 엘리압, 나핫, 소배, 엘가나의 이름 순으로 열거되고 있다.


이제 사무엘에서 숩 (또는, ‘소배’)에 이르기까지 6대에 걸친 이 집안 계승자들의 이름을 표를 통하여 비교해 보기로 하자. 이름 표기상 비록 근소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결국 같은 집안의 족보임이 분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사무엘에게 요엘과 아비야 두 아들이 있다는 기록에 있어서도 사무엘상 8:1-2과 역대상 6장 (28, 33절)은 서로 일치한다. 참고로 ‘다윗이 여호와의 집에서 찬송하는 일을 맡게 하여,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세울 때까지 회막 앞에서 찬송하는 일을 행한’ 레위 사람들 중의 하나인 헤만은 사무엘의 손자요, 요엘의 아들이었다 (역대상 6:31-34).


이상의 족보 고찰을 통하여 사무엘은 레위 지파의 한 사람임에 틀림없음을 알 수 있다. 역대상 6:66에 의하면, 레위 지파의 한 가문으로서 사무엘이 속한 ‘그핫 자손의 몇 족속은 에브라임 지파 중에서 성을 얻어 영지를 삼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호수아 21:4-5, 20 참조). 이 사실은 사무엘의 부친 엘가나가 레위인으로서 왜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살았는지 설명해 준다. 이런 점에서 사무엘상 1:1의 ‘에프라티’는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사람’ (표준 새번역 참조) 이라는 뜻이 아니요, 단순히 ‘에브라임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런 결론을 바탕으로 필자는 사무엘상 1:1에 대하여 “에프라임 산지 라마타임 쪼핌에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엘카나인데, 그는 에프라임 지역 주민으로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토후의 증손이요 쭈프의 현손이었다”라는 새로운 번역문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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