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다원주의적인 사회에서 기독교교육의 중요성과 그 과제
오늘날 종교에 대한 물음은 곧 인간과 사회 그리고 문화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사회에는 인간의 삶 그자체가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회는 다원적주의적인 현상을 나타내면서 다양한 종교, 즉 종교다원주의적인 환경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종교다원주의적인 환경은 다양한 종교문화를 형성해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다원화된 종교문화 가운데 기독교의 복음전도와 선교는 특수한 과제를 갖게 되며 이러한 종교다원주의적인 문화 속에서 복음전도의 위기와 함께 그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종교다원주의적인 문화 환경 속에서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복음전도와 선교를 위하여 기독교교육의 과제는 물론 그 역할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독교교육의 본질과 기능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선행되어야한다.
1. 종교와 기독교의 관계
1)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가 무엇인지를 일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서구는 기독교를 기초한 사회적인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말하는 종교는 기독교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의 관점에서 참된 종교와 거짓된 종교를 구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물론 다른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가 지배하고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이해가 서구와는 다르게 정의 되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종교다원화 환경에서는 서구문화의 환경처럼 종교의 의미가 정의되어질 수는 없다고 본다.
종교는 일반적으로 언어적인 개념 거룩한 것과 거룩한 가치들과 결부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일반적인 종교이해는 '거룩한 조국' 또는 '산성한 의무' 등에서 종교의 개념적인 이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성한 개념만으로는 종교유사적인 것이지 진정한 종교라고 할 수는 없다. 종교란 그 본질에 있어서 초자연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도 있다. 기독교의 신앙은 초자연적인 사건으로서 종교와 관련된 것으로 이해한다. 또한 종교란 대체로 인간 개개인의 실존적인 결단의 수행과정에서 그리고 인격적인 행위에서 경험되는 사건으로 슐라이허막허는 이것을 '절대자에 대한 전적인 의존감정'이라고 말했다.
(1) 종교의 일반적인 이해
첫째, 종교란 현상적으로는 세상과 삶의 전체와 궁극적인 것, 즉 인간의 구원과 비구원적인 것, 그리고 죽음과 삶에 있어서 인간이 의지하고자 할 때 발견되는 해석과 가치부여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통일체로 이해되는 것이다.
둘째, 사회적인 관점에서는 종교는 하나의 사회나 그룹을 근본적으로 통합하는 해석의 체계나 가치체계에 대한 개체적이며 정서적인 높은 힘을 가진 성질로 하나의 제도적인 결합체라고 보는 것이다.
셋째, 신학적인 관점에서는 종교는 "무조건적인 것과 절대적인 것에 의한 감동적인 실체"를 뜻하는 것으로서 하나님에 대하여, 인간의 구원에 대하여, 인간의 행동과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묻게 되는 삶의 궁극적인 물음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한다.
(2) 종교의 역할과 그 기능
일반적으로 종교는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에 실재하는 것을 해석하고 해명하는 것을 돕는 기능으로 이해한다. 삶 가운데 실재하는 것들을 경험한 것을 정리함으로 삶의 기본적인 자기 이해를 얻게 되는 것이다. 종교는 실재하는 것들에 대한 범주를 제공해 주고 그 해석에 따라 인간은 삶의 근거와 방향을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역시 종교는 인간의 초월적인 경험을 말한다. 즉 인간의 한계에 대한 경험과 현존하는 상태를 뛰어넘는 초월을 가능케 해준다. 그리고 종교는 개인적으로 자신을 발견하는 일에 도움을 줌으로서 정체의 확인과 자아실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종교는 언제나 개인적인 삶의 의미를 묻는다. 그리고 종교는 인간의 자아실현의 목표를 제공해 주며 또한 인간의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처럼 종교는 인간의 자아를 안전하게 하며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첫째, 종교는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와 규범을 제공한다. 종교는 한 사회의 가치와 규범에 대하여 비판적인 물음을 제기하며, 사회에서 그들이나 개인의 적합한 행동에 대한 물음을 또한 제기한다. 그러므로 종교는 사회의 구성에 필수적인 조건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둘째, 종교는 사회의 보수적인 권력을 옛 전통의 보존관계에서 지탱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종교는 역시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설계를 통하여 그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셋째, 종교는 개체적인 자아를 생산할 수 있다. 즉 부정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하며, 자립적 행동을 상실한, 언제나 전통에 사로잡힌 인간으로서 그리고 관용이 없는 의존적인 존재가 되도록 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종교는 역시 자유로우며 해방된 그리고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가진 인간으로 만든다.
넷째, 종교는 학문에 대하여 적대관계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종교는 학문적으로 세상을 매료하는 힘과 세상의 책임에 대하여 자극을 줄 수가 있다.
다섯째, 종교는 신학적인 사고를 방해할 수 있으며, 종교적 개념들과 행동양식들의 무비판적인 적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종교는 또한 순수한 신학적인 성찰에 그리고 종교적인 사고와 태도에 항구적인 검토에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섯째, 종교적인 조직체들은 종교의 자기 목적이 될 수 있다. 힘을 행사하는 일에 목표를 가진 이익집단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 조직체들은 사회와 개체를 위하여 봉사하는 가운데 종교를 전달하고 중재하는 일에 필수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 기독교와 종교의 관계
기독교가 종교인가 아니면 종교와는 무관한 별개의 것인가에 대한 서구신학자들의 논의는 현대신학에서 학문적인 주류를 형성하기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영향을 미치게 한 대표적인 입장들은 칼 바르트(K. Barth), 본 훼퍼(D. Bonhoffer) 그리고 폴 틸리히(P. Tillich)에 의하여 나타나고 있다.
1) 칼 바르트(K. Barth)
바르트는 19세기 서구 기독교신학이 지나치게 종교화 된데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변증신학의 방법론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타난 계시의 절대성을 전제하여 인간과 하나님의 무한한 질적인 차이를 구별하였던 것이다. 이에 따라 바르트는 종교와 신앙을 철저히 구별하였고 종교를 인간의 불신앙적인 태도로까지 규정한다.
바르트의 이러한 종교관은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에게로 향하여 오히려 인간적인 노력으로 보았던 것이다. 종교는 결코 인간을 진리에로 인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의 계시와 참 신앙은 하나님이 인간을 향하여 오심을 뜻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그리스도는 무조건적으로 수용되어야함을 강조한다.
2) 본 훼퍼(D. Bonhoffer)
바르트가 종교를 불신앙으로, 비진리에 접근으로, 기독교신앙에서 제외시키려 했다면 본 훼퍼는 한걸음 더 나아가 종교 없는 기독교의 설계를 기인하였던 것이다. "세계는 성숙되었다. 인간들은 바로 그 성숙된 세계에서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이러한 표현은 본 훼퍼가 얼마나 기독교의 비종교화를 꾀하게 되었고 탈종교적인 모습이 성숙된 기독교 신앙인 점을 강조했던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그 시대적인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기독교 신앙의 성숙된 행동, 즉 책임적인 행동이 얼마나 요구되었던 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적으로 신을 의지하는 종교적인 형태만 남아 있고 실제로는 기독교적인 고귀한 가치가 삶과 인간의 행동에 가치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그 당시 기독교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문제를 지적한 본 훼퍼의 의도는 깊은 이해를 갖게 한다.
3) 폴 틸리히(P. Tillich)
틸리히는 변증신학 부류에 속하면서도 그의 신학적인 입장은 바르트의 변증신학과는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 신앙과 종교이해에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바르트는 기독교 신앙과 종교를 서로 구별하고 한계를 지으려한데 비하여 오히려 틸리히는 그것을 하나의 시각으로 보는 이해를 제시하려한 것이다. 틸리히의 신학은 처음부터 통합적인 성격을 지닌 신학이었다고 할 수 있다. 틸리히의 종교정의에 따르면 "종교란 무조건적인 것에의 감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종교란 무조건적인 가치에 인간적인 것이 관련됨에 대한 표현이다. 그리고 틸리히는 이러한 종교이해는 신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역시 "우리에게 무조건적으로 행하시는 것에의 감동"과 동일한 것으로 설명함으로서 기독교신앙의 본질적인 이해에도 종교적인 성경이 연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 종교다원주의문화와 기독교교육의 과제
1) 문화전달 매개체로서의 교육의 본질과 기능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학자에 따라서 여러 가지 중요성과 의의들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두려는 것은 역시 문화전수의 기능에 대한 것이다. 교육은 성장세대에게 기성세대로부터 형성되고 유지되고 기존사화의 인간적인 삶에서 경험되어진 세계관과 인간관과 가치관을 뜻하며, 기존 사회질서의 전수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전통의 맥락은 바로 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전수의 교육적인 본질과 기능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삶의 표준과 규범을 통하여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인간됨을 지향하는 것이며, 집단적으로는 사회와 문화를 형성할 수 있게 하는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인간교육이 그 중심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폴 틸리히는 문화와 종교에 대하여 "문화의 뿌리가 종교"라는 것과 "문화는 종교의 형식"으로 보고 있다. 종교가 제시하는 세상에 대한 규명과 인간의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해석은 인간을 교육함에 있어서 윤리적이며 도덕적인 실재의 의미와 가치를 규정하는데 그 기본적인 근거와 바탕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일반교육은 궁극적으로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근거를 어떤 종교적인 진리에 기초하고 있으며, 또한 그 진리를 기초로 교육하게 되며, 어떤 인격적인 인간형성과 함께 인간적인 삶의 형태인 문화를 추구하면서 교육하고 있다.
기독교는 자체의 진리가 인간과 사회를 구원하는 진리일 뿐만 아니라 온전한 인격적인 인간을 형성하게 하며 사회통합의 질서와 함께 나아가서 세계의 실제를 규명하는 해석의 체계요 가치체계란 사실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종교교육은 성장세대에게 이러한 진리의 의의와 가치와 그 본질을 바르게 인식시켜 인간의 신앙적인 삶의 문화가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2) 기독교교육의 사명과 역할 기독교교육의 중심과제는 기독교신앙의 전수와 함께 기독교적인 문화를 형성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즉 종교다원주의적인 문화 환경에서 계속적으로 기독교가 유지되고 확대되며 지탱할 수 있는 방편과 그 수단으로 자기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독교적인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할 것이다. 여기에서 기독교적인 문화란 과거 서구 기독교가 보여준 정치와 경제사회의 기독교제국을 뜻하거나 교회가 세상을 권력으로 지배하는 정치적인 통치기구가 형성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늘날 종교다원주의적인 문화 환경에서는 더욱더 그러한 과거 서구의 기독교문화를 형성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제 기독교교육이 지향해야하는 것은 하나님말씀인 진리가 사회적인 질서의 기초가 되고 그 중심이 되며 그 가치들이 실현되는 그것은 곧 하나님나라의 가시적인 실현과 경험으로, 궁극적으로 예수그리스도가 질서의 가치의 주로 고백되며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삶을 뜻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기독교교육을 통한 복음전도와 선교는 철저히 그리스도인 자신의 인격적인 변화와 함께 삶의 변화에 따르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3) 기독교교육의 과제와 방법론적인 이해
(1) 기독교교육의 근본적인 목표와 과제
a. 목표의 설정
종교다원주의적인 환경에서 요구되는 기독교신앙과 교육의 목표는 '성숙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성장세대는 성인들의 신앙과 그들의 삶에 나타난 모본을 따라서 자기 세대의 기독교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어야한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실재'는 기독교복음의 가르침 안에서 획득되는 신앙적인 삶의 태도와 삶의 모습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특징은 자연인의 삶이 아닌 '산업사회'라는 특성으로 인하여 인간은 사회구조의 기능을 담당하는 수단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사회의 기능인으로서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즉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그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으로서 기능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기독교적인 경건성과 신앙적인 삶의 모습의 표현에 대한 가치부여와 함께 기독교 신앙과 삶이 '성숙된 그리스도인'으로 표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환경에서 기독교교육은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발견하고 복잡한 사회구조의 발전과 유지라는 명목아래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되지 않음은 물론 세상에서 구원받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삶을 제시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숙된 삶'을 위한 기독교교육이 이루어짐으로써 그들이 사는 사회에서 기독교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b. 기독교교육의 근본적인 과제
종교다원주의적인 사회에서 기독교교육이 감당해야할 근본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독일의 종교교육학자인 닢코(K. E. Nipkow)는 교회교육의 근본적인 네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인간의 자아정체성 확립을 도우는 과제이다.
둘째, 사회 봉사적이며 정치적인 책임수행능력의 과제이다.
셋째, 진리의 분별력 형성의 과제이다.
넷째, 교회연합의 과제이다.
(2) 기독교교육의 내용과 방법론적인 변화
a. 성장발달의 관점에서 종교성 개발
어린아이가 인지적이며 정서적인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책임 있는 신앙과 삶을 유지할 수 있기에는 많은 기간이 요구된다. 이 점에서 교육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다움에 대한 근본적인 조건은 인간 개개인의 자기경험에서 확증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성급하게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세대에게 기독교 신앙교육의 접근을 종교적인 것들에 의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b. 기독교신앙교육의 교육방법론의 전환
종교다원론의 문화에서는 기독교교육의 방법론에 대하여 서구에서 대두되었던 독일의 교수학 이론에 나타난 '기초화교육론'의 적용을 생각할 수 있다. '기초화교육론'의 근본적인 의도는 첫째, 상이하고 다양한 것들의 이해를 하나의 일치와 통합으로 연결시키는 기본적인 것의 추구이다. 즉 다원적 형태들 속에서 공통적이며 근본적인 것의 추구인 것이다. 둘째, 그러한 근본적이며 종합적인 기초위에 더 깊은 진리로의 접근을 위한 방법적인 추구이다.
종교다원화 사회에서 기독교교육의 기초로서 기독교신앙교육의 실재적인 내용을 제시한다면 첫째는 기독교구원의 교리이며, 둘째는 기독교 윤리의 가르침이며, 셋째는 역사교육(성경의 역사와 교회의 역사)이며, 넷째는 비교종교적인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기독교교육의 방법론의 전환으로써 교육방법을 논한다면 인식론의 전환이라고 본다. 즉 연역적인 접근에서 귀납적인 방법으로의 전환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