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준비의 실제 I / 이정복 목사의 설교아카데미

 

본문의 주제(Textual Theme)와 원 필요(Original Need) 파악
                      


성경적 설교의 특징과 능력은 성경에 대한 충실성에 달려있다. 이 말의 의미는 원 청중(Original Audience)이 처음 들었던 대로의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청중이 듣도록 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본문 말씀은 우리에게 바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원 청중의 상황과 관련하여 그들에게 먼저 주어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설교자가 현재의 청중의 상황만을 고려하여 말씀을 전할 때 하나님의 원 의도와는 괴리가 있는 말씀을 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성경적 설교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오늘의 설교자는 두 가지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첫 번 째는 원 청중에게 어떤 필요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고, 동시에 그 필요에 대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신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요약하는 것이다. 이것을 ‘본문의 주제’(Textual Message)와 ‘원 필요’(Original Need) 파악이라고 한다.

두 번째로는 먼저 파악한 ‘본문의 주제’와 ‘원 필요’를 오늘의 청중을 위한 ‘설교의 주제’(Sermon Message)와 ‘오늘의 필요’(Contemporary Need)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하나님의 최초의 말씀은 과거의 청중에게 주어졌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말씀이 그 이후에 오는 하나님의 백성의 구원을 위해 기록되도록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모데후서 3장 16-17절 말씀은 모든 성경은 영감 되었고 심지어 오늘날에도 유효한(relevant) 말씀이라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할 수 있다고 천명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준비 과정을 실제적인 예들을 통해 알아보자. (1) 삼상 15:1-35절(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사울의 불순종 본문)을 연구해 보면 먼저 ‘본문의 주제’는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복종하라!”이고 이 말씀이 주어진 최초 청중들의 ‘원 필요’는 “완전한 순종의 부족’ 때문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청중을 향한 ‘설교의 주제’도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복종하라!”가 되고 오늘날의 필요도 “완전한 순종의 부족”이 쉽게 됨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최초의 주제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복종하라!”가 비록 과거의 청중에게 주어졌지만, 최초의 청중 이스라엘 백성과 오늘의 우리 모두는 동일하게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 본문 말씀을 통해 믿음과 복종으로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2) 그러나 항상 이러한 변환의 과정이 쉬운 것 만은 아니다. 창 22장 1-19절(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희생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하시는 본문)의 본문의 주제는 “이삭이 살도록 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희생제물로 양을 준비하시다”가 될 수 있다. 창세기 말씀을 받았던 출애굽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 필요는 “(그들이 아직 애굽의 우상문화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에) 이삭을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서 준비하심에 대한 믿음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설교의 주제’는 어떻게 될까?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각 단계와 그들과 우리 사이의 문화의 변화 때문에 위의 변환 과정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창 22장의 경우 설교의 주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삭이 아니라)이 살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희생제물로 그의 아들(양이 아니라)을 준비하신다”가 된다. 오늘날 청중의 필요는 “(물질문명에 대한 우리의 신뢰 때문에) 하나님께서 준비하시는 아들로 통한 구원에 대한 믿음의 부족”이 될 수 있다. 성경의 원 의도에 충실한 성경적인 설교를 위해서는 이러한 설교 준비 과정의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고, 그럴 때 말씀이 주는 더 큰 확신 가운데 거하는 말씀의 사역자가 될 수 있다.

 

 

설교 준비의 실제 II

 

원 필요(Need) 파악의 중요성

 

지난 글 설교의 실제 I’에서 필자는 오늘의 설교자가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성경적 설교의 한 모델로서 주제필요가 하나의 큰 기둥으로 작용하는 설교 모형을 제시했다. 여기서 주제는 본문의 문자적, 역사적, 신학적 해석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그 의미가 하나의 간명한 문장’(one succinct sentence)으로 표시되어야 한다. ‘필요는 본문이 주어지게 된 당시의 상황과 이유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의 부족’(lack of ~~)이란 형태로 표현되어야 한다. 요약하면, 설교는 하나의 간명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본문의 주제를 선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청중의 삶에 ‘~~의 부족이 있기 때문이다.

설교의 주제를 발견하는 문자적, 역사적, 신학적 해석 방법에 관해서는 다음에 좀더 자세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주제외에 필요가 왜 설교의 중요한 핵심 요소로 등장해야 하는가 하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주제의 필요성은 잘 이해하지만 필요의 중요성에는 쉽게 이해하지 못해 이 요소를 간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이들은 설교가 사람들의 필요에 종속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요의 중요성은 성경의 특성에 근거하고 있다. 성경은 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서 불특정의 사람들에게 떨어진 책이 아니다. 성경은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주어진 것이다. 즉 사람들의 필요와 의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인 셈이다. 창세기는 출애굽 한 이스라엘 세대들이 애굽의 다신교의 생활을 그리워할 때 태양이나 이나 같은 자연신숭배들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모세를 통해 창세기의 창조기사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셨다. 출애굽기의 열 가지 재앙도 애굽의 신들보다 여호와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 주신 것이었다. 구약의 선지서 중 하나인 요나서도 당시 이스라엘이 지나친 선민의식으로 교만할 때 죄를 회개하는 이방인(니느웨)을 용서하심으로써 이스라엘의 교만을 꺾으시려고 하신 것이다.  

이러한 필요에 응답하는 성경의 특성은 신약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고리도전서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가지고 있었던 파당의 문제나 간음의 문제 등 때문에 주어진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갈라디아서는 갈라디아 교회의 율법주의적인 구원관과 신앙관의 문제에 대해 주어진 말씀이었다. 다른 성경들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성경인 요한계시록은 고난 받고 있던 초대교회 성도들이 가진 필요와 질문들에 대한 하나님의 답변이었다. 

이러한 성경의 특성 때문에 미국 칼빈 신학교의 시드니 그레이다너스(Sidney Greidanus) 교수는 성경을 이미 적용된 말씀’(already applied message)이라고 했다. 성경은 이미 당시의 청중들의 필요에 적용된 말씀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성경이 필요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 성경을 설교하는 설교자는 역시 동일하게 과거의 청중뿐 아니라 오늘의 청중의 필요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때 그 때 살아있던 말씀으로 적용되던 말씀이 오늘도 동일하게 살아있는 말씀으로 적용되고 역사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설교를 성경적인 설교라고 부르고 싶고 또한 이런 성경의 특성을 따라 설교하는 성경적인 설교자가 많아지기를 보고 싶다

 

 

설교 준비의 실제 III

 

본문 선택

 

지금까지 성경적인 설교란 성경에 대한 충실성 때문에 성경의 성격’(the nature of the Bible)을 따라 설교하는 설교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설교에서 중요한 한 기둥인 성경 말씀이 주어진 당시의 청중들의 필요에 주목하고 그리고 오늘의 청중의 필요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설교 준비에서 다른 하나의 중요한 한 기둥은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설교의 주제’(sermon theme)를 갖는 것이다. 설교의 주제는 먼저 본문의 주제’(textual theme) 파악에서 시작되는데, 본문의 주제 파악은 본문을 (1)문자적, (2)역사적, (3)신학적으로 해석함으로 얻어 진다.

 

좋고 명확한 주제를 얻기 위해서는 설교자는 본문을 우선 문자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문자적 해석의 첫 단추는 본문을 적절하게 잘 선택하는 것이다. 설교자들 중에 이 본문 선택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교의 성패는 어떤 의미에서 본문선택에서 좌우된다고 할 수도 있다. 성경의 한 두 구절이나 너무 짧은 본문을 잡을 경우 문맥파악이 무시되어 성경 저자의 의도보다 설교자의 의도가 앞설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본문이 너무 길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충돌되어 설교를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을 하나의 분명한 설교적 아이디어를 갖는 길이의 본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성경에 이미 구분된 단락이나 장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서신서들의 경우 논리적 흐름의 단계를 살펴서 하나의 아이디어를 갖는 단위로 본문을 택하고, 이야기체 성경의 경우 그 글의 플롯(plot, 즉 구성)을 살펴 본문의 길이(단위)를 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글에서 문제의 발단은 어디에서 시작하며 그리고 대단원은 어디에서 끝나는가를 살펴 본문의 길이와 단위를 정하는 것이다.

 

둘째는 성경에 사용된 특별한 수사학적 장치들(repetition, inclusion, chiasm )을 살펴 본문을 정하는 것이다. 반복(repetition)이라는 수사적 장치를 가지고 예를 들면, 포도원 품군의 비유는 마 20:1-16절에 나온다. 그러나 이 비유의 핵심을 잘 알려면 20:1절부터가 아니라 마 19:30절부터 20:16절까지를 본문으로 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마 19:30과 마 20:16에 하나의 수사학적 반복 구조(“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가 나타나 이 절들 사이가 하나의 사상의 단위임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셋째는 성경 자체가 분명한 사상의 단위를 알려주는 문자적 신호들’(linguistic signals)를 보낼 때 그 신호를 중심으로 본문을 구분하는 것이다. 8:28(“또 예수께서 건너편 가다라지방에 가시매”)에서는 장소적 변경의 신호가 본문의 단위 구분을 암시한다. 6:1(“그 후에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건너 가시매”)에서는 시간의 변경이 신호가 되어 본문의 단위를 분명히 알려 준다. 삼상 23:14b(“사울이 매일 찾되 하나님이 [다윗을] 그의 손에 붙이지 아니하시니라”)의 경우 성경 저자가 이전 사건에 대한 어떤 요약적 말(comment or summarizing remark)을 하므로 본문의 단위를 암시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이던 설교에서 분명한 하나의 주제는 중요하며,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단위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교의 성패는 본문 선택에서 판가름 날 수 있다!

 

  

설교 준비의 실제 IV: 

 

핵심 아이디어 찾기

 

설교에서 중요한 한 기둥은 설교의 주제’(sermon theme)라는 기둥이다.  좋고 명확한 주제를 얻기 위해서 설교자가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은 적절한 본문선택이라고 하였다. 일단 본문이 잘 선택된 다음에는 먼저 문자적 해석으로 들어가는데, 그 첫 번째 단계가 선택된 본문에 대해 문단 나누기를 하는 것이다. 많은 내용의 본문이라도 문단 나누기를 하면 그 내용의 핵심을 쉽게 파악하고 따라서 설교적 주제를 발견하는데 도움을 박을 수 있다. 마치 옛날 국민학교 국어시간에 읽던 책을 요약하기 위해 문단을 나누어 보았던 것처럼 말이다. 이때 육하원칙을 사용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라는 질문을 곁들이면서 구분하면 더 쉽게 문단을 나눌 수 있다. 이 문단 나누기는 나중에 설교의 중심 뼈대를 제공해 주기도 하기에 중요하다.

 

선택된 본문에 대한 두 번째 문자적 해석 단계는 핵심 단어또는 핵심 구절(key words or phrases)을 발견하여 주제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핵심 단어나 구절은 그 본문의 주제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핵심 단어나 구절들은 종종 어떤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짐으로 등장한다. 19:30절부터 20:16절까지의 포도원 품군의 비유에서는 나중 된 자”, “먼저 된 자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쓰여짐으로 이 단어나 구가 핵심 단어나 구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문자적 해석 단계는, 본문의 원어 연구를 통해서 핵심 단어나 구를 발견한 후 설교 주제에 이르게 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3:5절의 단어들을 연구해보면 경작이라는 히브리어 단어 아보드노동또는 예배라는 이중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아보드라는 단어의 동사형(‘아바드’)이 출 3:12절에서 실제로 섬기다”(worship)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을 발견한다. 이 때 우리는 우리들의 일상의 노동이 하나님께 하나의 예배가 될 수 있다는 어떤 아이디어로 우리를 이끈다. 이런 예는, 주어진 본문의 단어나 구절 혹은 연관 관계의 연구가 어떤 아이디어에 이르게 하고, 궁극적으로 그것이 설교 주제에 도달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네 번째 문자적 해석의 단계는, 본문의 문단 연구, 핵심 단어나 구 연구등을 하다가 현대인들에게 이상하거나 이해하기 힘들거나 어떤 충격을 주는 내용이나 사상을 발견하면 그것이 설교의 주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비유로 천국의 비밀을 사람들에게 설교하셨다. 그 후 주님께서 홀로 계실 때에 제자들이 질문을 하기를 왜 예수님께서는 비유로서만 천국의 비밀을 말씀하시느냐고 물었다. 아마 일반적인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비유로서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본문에서 예수님은 이는 저희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 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12)고 하셨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렵게 만들어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러셨다는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말씀이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이 본문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따라서 설교의 주제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의 방법들은 주제를 찾는 몇 가지 방법들에 불과하다. 설교자는 성경 해석학에서 쓰이는 다른 방법들을 계속 보완하여 주제 찾기에 자신을 숙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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