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설교란 무엇인가?

 
설교를 설교답게 만드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성령의 조명을 위한 기도’(prayer for illumination by the Holy Spirit)와 ‘성경에 대한 충실성’(faithfulness to Script-xure)이라고 할 때,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설교방법이 1980년대 이후 한국교회 강단에서 유행하게 된 강해설교(Expository Preaching)이다. 내로라하면 다 아는 장안의 유명한 설교자들, 즉 옥한흠, 하용조, 홍정길 같은 분들이 강해설교를 강조했고 그래서 ‘강해설교가 곧 교회성장이다’라는 등식이 회자될 정도였다. 이러한 강해설교 인기 현상이 일어난 것은 80년대 전 후를 기점으로 학원선교단체(IVF, 네비게이토)등을 선두로 한 ‘성경공부운동’이 교회 안에서도 불붙기 시작하여 성도들의 성경 자체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지자 여기에 설교자들이 민첩하게 부응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강해설교’란 과연 무엇일까? 앤드류 블랙우드(Andrew Blackwood, 1882-1966)는 강해설교를 본문설교와 구분하면서 강해설교란 “두 또는 세 구절보다 많은 연속된 구절을 설교하는 것”이라고 했다. 메릴 엉거(Merrill Unger)는 “강해설교를 위한 원리들” 이라는 그의 책에서 강해설교는 ‘다루어지는 성경 본문의 길이의 문제’가 아니라 ‘본문을 다루는 방식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달리 말하면, 엉거(Unger)가 말하는 강해설교 방식은 (1) 주어진 본문의 모든 구절을 다 다루지는 않더라도 본문의 ‘주제’(Main Idea)-혹은 ‘핵심 아이디어’를 잘 드러나게 하며, (2) 이 주제는 성경의 전체적인 문맥과 본문을 기록한 저자의 의도에 일치하며, 그리고 (3) 이 주제는 또한 현재 성도들의 필요에 적용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에 번역된 해돈 로빈슨(Haddon Robinson) 교수의 ‘강해설교’라는 책을 보면, 그는 “강해설교란 성경 본문의 배경과 관련하여 역사적, 문법적, 문자적, 신학적으로 연구와 발굴을 통하여 알아낸 성경적 개념, 즉 하나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서, 성령께서 그 개념을 우선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하시며, 설교자를 통하여 다시 회중들에게 적용하시는 것이다” 라고 하면서 이전 학자들의 이론을 종합했다.
 
엉거(Unger) 박사와 로빈슨(Robindon) 교수의 종합된 지혜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설교가 강해설교가 되기 위해서는 (1) 성경 본문의 종합적 해석에서 발견한 하나의 성경적 개념, 혹은 주제(main idea)가 잘 드러나게 해야 하며, (2) 그 성경적 개념이 설교자에게 먼저 적용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3) 설교자에게 적용된 그 개념이 다시 회중에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해설교자라고 하면서 성경 본문에 근거한 하나의 개념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과 상관없는 다른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그는 아무리 달변가라 할지라도 강해설교자는 아닌 것이다.
 
다음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본문에서 발견된 개념이 먼저 설교자에게 적용된 후 회중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교가 강해설교가 되며 또 은혜롭고 힘이 있을 때는 회중 앞에 선 설교자 그가 먼저 그 동일한 하나님의 말씀에 복종되고 있음이 발견될 때이다. 설교자가 자기의 ‘아이 메시지’(I-Message)로 쉽게 낮아지지 못하는 자신의 절망을 통회 절규하며, 그러면서 동시에 상한 심령으로 회중의 양심을 두드릴 때이다. 진정한 강해설교자가 되는 길은 그가 먼저 말씀에 순종하는가 아닌가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