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성경에 나타나는 아버지에 대하여


아버지라고 번역되는 대표적인 단어로는 히브리어 아브’(ab), 헬라어 파테르’(pater)가 있다. 성경에는 여러 유형의 아버지가 나오며, 육신의 아버지 외에도 제사장이나(17:10; 18:19), (삼상 24:11), 주인(왕하 5:13), 선지자(왕하 2:12; 13:14) 등이 아버지로 불렸다.

 

성경에는 아버지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해야 할 일이 적혀 있다. 먼저 잠언 기자는 아버지를 향해 자녀를 훈계할 것을 말한다(1:8; 23:13). 하지만 아들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어하지 않았던 엘리 제사장 같은 아버지도 성경에 언급되어 있다(삼상 3:13). 신명기 율법에는 자녀를 부지런히 가르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강론하고(6:7)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라고 했다(32:46). 또한 완악한 아들은 징계하며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성읍의 장로들 앞으로 잡아가라고 했다(21:18-21).

 

신약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가 자녀에게 좋은 것을 주듯 하나님께서도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신다고 말씀하셨으며(11:11-13) 바울은 아버지들을 향해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할 것을 권면했다(엡 6:4).

 

부모로서의 아버지 :


구약 시대 족장의 가정에서 아버지는 여러 가지 책임을 맡고 있었다. 아버지는 한 가정의 영적인 지도자이며(27:25-29), 자녀의 교육에 대해 책임을 져야 했다(22:6; 6:7-9). 또한 가족의 필요를 채워주어야 했고(딤전 5:8), 법정에서 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했다(22:13-19). 특별히 자녀에 대해서는 빚을 갚기 위해 자녀를 팔거나(21:7) 자녀의 결혼 문제를 결정하며(24:1-9), 우상숭배를 꾀하는 자녀를 죽일 수도 있었다(13:6-10).

 

탈무드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의무로 할례를 행할 것, 장자인 경우엔 태어난 지 일 개월 후에 하나님께 다섯 세겔을 드릴 것(18:15-16), 율법과 무역을 가르칠 것, 아내를 구해 줄 것(24:4) 등을 들고 있다.

 

부모 이외의 뜻으로 쓰인 아버지:


아버지라는 말은 부모 이외에 할아버지나 좀더 먼 조상들에게도 사용되었다. 개역성경 여러 곳(15:15; 32:9; 왕상 15:11; 3:9)에서 조부, 조상으로 번역된 말들이 원어로는 아버지로 되어 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뛰어난 조상이라고 믿는 아브라함과 다윗을 아버지라고 불렀다(8:39; 11:10). 또 나이든 사람이나 권위있는 사람에 대해 정중하게 표현할 때 아버지라고 했다(17:10; 삼상 24:11; 왕하 5:13).

 

아버지라는 말은 관계보다는 시작이라는 면에 중점을 두어 기원을 의미하기도 했다. 아브라함을 믿음의 아비라고 했고(17:4), 야발은 육축 치는 자의 조상이었으며(4:20; 원어로는 아버지, 아브이다), 유발은 음악의 창시자(4:21)였다. 또한 마귀는 악과 거짓의 아비로 기록되었다(8:44).

  

하나님 아버지 :


하나님은 구약에서 이스라엘의 아버지로 나타나 있다(32:6; 3:4; 63:16; 1:6).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에 근거한 관계였다(7:6-12). 아버지, 자녀의 관계 맺음에는 이스라엘이 자녀로서 언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수반되었다(32:6, 9; 1:2).

 

같은 맥락에서 하나님은 그가 선택하셨고 약속의 땅에서 한 나라로 삼으셨던 이스라엘 민족의 아버지로 언급되었다(31:9).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는 너를 얻으신 너의 아버지가 아니시냐 너를 지으시고 세우셨도다”(32:6)라고 했다.

이런 하나님은 아버지로서 자기 백성들을 사랑하고(11:1) 자비를 베푸실 뿐 아니라(103:13) 징계도 하신다(3:11-12).

 

하나님이 창조자이시며 이스라엘 백성들의 아버지 되심에 반해 예수님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말씀하시며, 자신과 독특하고도 개인적인 관계가 있음을 밝히셨다(막 14:36; 요 5:17; 5:19-47 참고). 이에 대해 예수님을 대적했던 종교 지도자들은 격분하여 예수님을 죽이려고까지 했다. “더욱 예수를 죽이고자 하니 이는 안식일만 범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친아버지라 하여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요 5:18). 그러나 신약의 서신서들은 하나님과 예수님의 관계를 아버지와 아들로 보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고전 8:6; 엡 1:17; 벧전 1:3)라고 적었다.

 

하나님 아버지(God the father)


하나님 아버지는 성자, 성령과 구별할 때 삼위 중 첫 번째 분이신 성부 하나님을 말한다. 인간 아버지가 후손들에게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되듯(17:5; 4:11), 하나님 아버지 역시 성경 여러 곳에서 창조주로 묘사되었다(17:26; 12:9; 1:17).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모든 인류의 아버지시다(행 17:26).

본질적인 면에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며(요일 4:19), 특별히 예수님의 아버지가 되실 뿐 아니라(1:17)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가족이 된 자들에게 영적인 아버지가 되신다(8:15).

 

신자들의 아버지 :


신약의 저자들은 하나님을 신자들의 아버지로 묘사했는데, 이는 예수님과 똑같은 의미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신자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게 되었으며(11:26; 20:17; 8:15; 2:18), 성령에 의한 양자의 영을 받게 되어 한층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