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장애

성격장애는 적응장애나 신경증(노이로제)과 다르다. 적응장애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고 노이로제는 불안에 대한 방어적인 증상이지만 성격장애는 일종의 생활방식이다. 개인이 성장과정을 통해서 발달시킨(비록 그것이 환경을 왜곡되게 지각하고 환경과 비적응적으로 접촉하고 있지만) 하나의 행동패턴인 것이다. 따라서 성격장애는 청년기가 되어야 알 수 있고 대개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성격장애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들이 있는가?



(1) 의심형 성격장애(편집증적 성격장애, 망상형 성격장애, Paranoid Personality Disorder)
의심형 성격장애 혹은 편집증적 성격장애라고도 불릴 수 있는 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성격특성은 의심이 많다, 예민하다, 고집스럽다, 질투(선망)가 많다, 논쟁적이다 등이다. 이들은 남의 행동에 대해 고의적 악의나 위협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남에게 이용당하거나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예측을 잘하고, 친구나 동료에게 강한 충성심과 신임을 요구한다. 완전히 믿는 사람 이외에는 마음을 주지 않는다.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쉽게 느끼며 이럴 때 화를 잘 내고 즉시 반격한다. 한 번 품은 악의를 오래 간직하며 반드시 복수한다. 고집이 세고 타협하지 않으며 남에게 불편감과 공포심을 준다. 남을 잘 비판하지만 남이 자기를 비판하는 것은 받아주지 않는다. 유머감각이 없고 언제나 심각, 진지하다. 그래서 자신이 언제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마음이 여리거나 감정적인 것과는 반대이다. 권력지향적이어서 서열에 민감하며 힘있는 자에 대한 선망이 강한 반면에 힘이 약한 자에게는 함부로 대한다. 자기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없는 집단에는 끼지 않으며, 자신감과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과장하고 과시한다.


(2) 고립형 성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대인관계 형성에 관심이 없거나 할 줄을 모른다. 가족 이외에는 가까운 친구가 거의 없다. 감정표현을 잘 못하여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자기는 강한 분노나 기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남의 칭찬이나 비판에 무관심하다. 고립형(loner)이어서 혼자 하는 일을 선호한다. 성적 욕구나 결혼에 관심이 적다. 결혼을 해도 관습이기 때문에, 혹은 남들이 하라고 하니까하는 식이다.


(3) 분열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독특한(괴상한)생각을 잘하고, 대인관계 형성에 문제가 있다. 괴이한 생각, 즉(정신병으로서의 정신분열장애보다는 정도가 약하지만) 피해망상, 관계망상, 환각, 텔레파시, 투시, 독심 등 현실성이 약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옷차림이나 행동방식도 남들과 많이 다르다. 감정표현이 부적절하거나 제한적이다. 사람을 대할 때 상호작용성(reciprocity)이 약하고 가족 이외에는 가까운 친구가 없다. 모르는 사람과의 접촉에 대해서 불안이 높다.

(4) 미숙형 성격장애(연극적·히스테리성 성격장애, 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정서적 미성숙, 정서불안이 특징이고 남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행동을 잘한다. 끊임없이 상대방으로부터 인정, 안심, 칭찬을 받으려 하며 외모에 대한 걱정이 많고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 성적 매력을 준다. 감정표현이 과장되어 조금만 기쁨에도 포옹을 하거나 조그만 슬픔에도 흐느껴 운다. 감정기복이 쉽고 심하다. 주목을 끌지 못하는 상황을 싫어하고 참을성이 약하며 만족지연을 못한다. 말하는 방식이 연극적이다(그래서 histrionic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말의 내용에는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5) 자기도취형 성격장애(자기애적 성격장애, 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과대망상적인 생각이나 행동, 남의 평가에 대한 과민성, 남에 대한 공감능력(empathy)의 결여가 전반적인 특징이다. 자기 본인은 능력이 있고 특별하다고 여기지만 남의 권리나 감정에는 관심이 없다. 남을 깎아내림으로서 자기를 세우곤 한다. 남은 자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만 의미가 있다. 상대방을 이용하는(exploit) 성향이 많다. 인간관계의 판단기준은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가 아닌가이며 심지어 결혼관계에서도 그러하다. 자기의 능력과 업적에 대해서 과도하게 도취적이지만 순수한 만족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자존감이 사실상은 매우 약하여 조그만 비판도 참기 어려워하는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위장한다. 자기보다 더 능력이 있거나 업적이 많은 사람에 대해서 과도하게 선망 혹은 질투를 한다.



(6)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경계선 성격장애의 특징은 정서, 사고, 행동, 대인관계 등 성격전반에서 항상성이 결여되고 변화(변덕)가 심하다는 것이다. 자아개념, 진로계획, 가치관, 친구관계, 심지어 성적 취향까지도 심하게 변화한다. 인간관계는 밀접하면서도 불안정하여 상대방을 과잉 이상화했다가 극도로 평가절하시키기를 반복한다. 정서불안정도 특징인데 극도의 우울, 불안, 안절부절 못함이 지속되다가(몇 시간 혹은 몇 일)반대의 정서가 나타난다. 화를 낼 때 부적절하게(남들이 기대한 것보다 심하게) 내고 싸움을 잘한다. 본인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 행동 예컨대 과잉구입, 향정신성물질 남용, 과속운전, 과식, 훔치기, 사랑이 결여된 성관계(casual sex) 등을 한다. 남의 관심을 받거나 상대방을 조종하기 위한 자해행위나 자살위협 등을 한다. 심리내적으로는 만성적으로 공허감과 권태를 느낀다.
이 경계선 성격장애는 단일특성을 가진 장애라기보다는 복합적인 장애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거의 정신병(Psychosis)에 가까운 상태에 쉽게 이른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계선(borderline)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 같다.


(7)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
아동기나 청년기부터 사회규범을 위반하고, 반사회적 행동을 하기 시작하여 성인기(혹은 청년후기)에 이른 사람을 일컫는다. 거짓말, 훔치기, 파괴, 싸움, 가출, 잔인성(사람 혹은 동물에 대하여)등이 아동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다(품행장애 참조). 무책임성도 특징이다. 금전적인 책임과 의무를 잘 지키지 않고(예: 꾼돈을 갚지 않음), 부모역할을 소홀히 하거나 자녀폭행을 하고 직업생활에 성실하지 못하다. 충동적이고 장기적인 장래계획을 못한다. 쉽게 화를 내고 공격적이어서 싸움이나 폭행(아동이나 배우자 구타 포함)이 잦다. 교통규칙 등 사회의 규범과 규칙, 법을 아무 죄의식없이 위반하며 성적으로도 문란한 경우가 많다. 자기의 행위로 인해서 상대방이 입는 고통이나 피해에 대해서는 무감각하지만, 자기의 폭행은 언제나 정당화시킨다. 30세 이후부터는 이런 특징이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주변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철이 들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8) 강박적 성격장애(Obsessive 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전반적인 행동방식이 완벽주의와 비융통성으로 대표된다. 과업수행에서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기준에 집착하여 일을 완수하지 못한다. 규율, 사소한 것, 절차 등을 중요하게 여겨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을 놓치곤 한다. 시간관리가 비효율적이고 가장 중요한 과제를 뒤로 미루어 놓는다. 일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아서 제 시간에 과업을 마치지 못한다. 실수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의사결정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킨다. 상담자로부터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라는 충고를 받아도 조건들이 '완벽하게' 만족되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서열관계에 민감하며 자기는 윗사람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는 무조건 복종을 강요한다. 일을 할 때 즐거움, 감정, 인간관계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야유회, 휴가 등도 일처럼 계획한다. 지적이며 논리적이다. 지나치게 도덕적·양심적·비판적이며(타인에게, 자기에게), 꼼꼼하다. 감정표현을 자제하고 남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다. 일상생활이 규칙적이고, 공적(formal)이며, 흐트러짐이 없는 것을 중요시한다. 남들에게 딱딱하게 지각된다.



(9) 회피형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대인관계를 불편해하고, 수줍음, 부정적 평가에 대한 과도한 불안 등이 생활과 행동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 조그만 비판이나 불인정에 의해서도 상처를 받는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도하지 않으려 한다. 대인접촉, 즉 사회적 상황을 피한다. 사회적 상황에서 말이 없는데 이유는 대개 말을 잘못할까봐서, 엉뚱한 말을 할까봐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을까봐서 등이다. 사람들 앞에서 서툰 말, 얼굴 빨개지기 등의 불안증세를 곧잘 보이고 이런 점에 대해서 걱정이 많다. 확률이 적은 위험가능성에 집착하여 중요한 일을 포기하기도 한다(예: 폭우가 내려 길이 끊길까봐 중요한 출장을 가지 않음). 앞에서 서술한 고립형(Schizoid) 성격장애자는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와 관심이 없는 반면에 회피형(Avoidant) 성격장애자는 남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자기가 남들과 편안한 관계를 잘못 가지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한다.



(10) 의존형 성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
남한테 의존적이고 복종적인 행동방식이 그 사람의 특성이다. 일상생활의 여러 상황에서 사소한 의사결정(예: 옷, 식사메뉴, 친구선택, 데이트장소 등)을 하는 것도 어려워하며 가족이나 친구에게 의사결정을 맡긴다. 어떤 일을 먼저 주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매우 불편해 한다. 혼자있게 되는 상황을 두려워하여 어디를 갈 때도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가려한다. 남에게 비판대상이 되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민감하고 특히 거부당하거나 버림받는 데 대해서 공포가 심하다. 거부당하지 않으려고 하기 싫은 일도 맡아 해주기도 한다.



수동공격형 성격장애, 가학적 성격장애, 자해적 성격장애는 DSM-Ⅳ에서 독립적인 이름을 가진 분류목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전통적으로 인식되어 온 성격장애 유형이기 때문에 여기서 소개한다.


(11) 수동공격형 성격장애(Passive Aggressive Personality Disorder)
수동공격이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수동적 혹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저항하는 것을 말한다. 좀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부딪혀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그가 택하는 행동방식은 간접적이고 수동적이다. 즉 공격성을 숨기고 이를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수동공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런 행동은 주로 직장이나 가족관계에서 나타나는데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게으름피우기, 일 미루기, 꾸물거리기, 고집피우기, 무의식적으로 일의 효율 떨어뜨리기, '깜빡 잊기' 등이다. 예컨대, 직장에서 상사가 퇴근을 늦게 하더라도 내일 아침 회의에서 보고할 자료를 준비해 놓으라고 지시했을 때 약속이 있어서 정시에 퇴근해야 한다고 직접 말하지 않고 그 자료서류들이 든 파일을 뒤적거리다가 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놓아두는 것이다. 결국 내일 아침 그 상사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며, 수동공격적인 부하는 간접적 저항이라는 '목적'이 이루어진다. 이런 사람들은 남에 대해서 비판적이며, 미래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불평이 많고, 쉽게 삐지거나 화를 내고,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 반대를 잘한다. 특히 자기보다 윗사람에 대해서 비판적이지만 그 비판을 직접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하는 것이다.



(12) 가학적 성격장애(Sadistic Personality Disorder)
가학적 성격장애는 타인을 공개적으로 멸시하고, 잔인하고, 공격적인 특성을 폭넓게 보인다. 가학성을 발휘하는 상대방은 가족일 수도 있고 직장의 부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보다 지위나 권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가학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타인의 권리나 감정을 배려하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다른 사람 혹은 동물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괴로움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 동정심보다는 쾌감을 느낀다. 이런 문제를 가진 교사(혹은 부모)의 경우 학생이(혹은 자녀가) 사소한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과도하게 처벌을 한다든지 여러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창피를 준다. 사소한 잘못에 대해서도 '교육' 혹은 '훈육'의 명분으로 심한 벌을 내린다. 아내나 딸에게 외출을 못하도록 심하게 규제한다든지, 자기보다 약자인 사람에 대해서는 위협적(소리를 버럭 지른다든지, 눈을 무섭게 뜬다든지, 폭행을 가할 듯한 자세를 취한다든지) 행동을 자주 보인다. 가학적 행동을 어떤 특정 대상(예: 부인)에게만 나타내거나 어떤 특정 상황(예: 성적 흥분을 위해서)에서만 나타낸다면 성격장애라고 진단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문제가 약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라네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심리학에서는 모든 세계의 약★1%★의 사람들만이 심리학적으로 건강하다고 진단한다네요 -_-;

(혼잣말을 많이하면 정신분열증 초기랍니다. 그러면 홀로 장시간 통성기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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