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교회의 혼합주의적 행태, "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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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양식 있는 기독교인들이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의 혼합주의적 행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일부 교회에서 비기독교적인 토착 문화 행사에 동참하면서 행사의 일환으로 묘지를 파고, 오래 전에 죽은 이들의 뼈를 꺼내 행사에 사용하는 일을 거리낌 없이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 라파스에는 뼈의 날이라는 섬뜩한 축제가 있다. 이는 로마카톨릭과 토착히스패닉들의 문화가 혼합되어 생겨난 토착카톨릭 행사이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골 모습의 옷을 입고, 군인들이 쓰는 모자를 쓰고 입에는 시거를 물고 꽃 따위로 몸 전체를 장식한다.

볼리비아의 개신교계는 공식적으로 이 행사를 이교도적인 의식이라는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특히 토착민들이 많이 사는 농촌지역에서는 신자, 비신자, 카톨릭, 개신교 할 것 없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이 의식을 행하고 있다. 뼈의 날의 유래는 스페인 침략 전의 토착민들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역사가 기록되기 훨씬 전부터 인간에게는 7개의 영혼이 있다고 믿고 그 가운데 한 영혼은 뼈에 깃들여 머문다고 믿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뼈에 깃든 영혼은 특별히 사람의 꿈 속에 나타나고, 사람을 치유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이 뼈 영혼을 위로하고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무덤에서 뼈를 꺼내 아름답게 장식을 하고 숭배하게 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뼈를 다시 묻지 않고, 집 한쪽 좋은 자리에 잘 놔두고 돌본다. 대개 이름을 붙여주고, 유리상자 등에 넣어 보관하거나 제단 위에 놔둔다. 또 행사 기간에는 주일이 되면 뼈를 들고 예배에 참석하기도 한다. 루이자 페레즈라는 여성은 예배 때 가지고 온 뼈가 24년 동안 집에서 잘 모셔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 뼈가 “가정을 지켜주고, 도둑과 강도로부터 지켜준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이를 이단적 의식으로 보고 거부하는 목회자들도 많지만, 어쩔 수 없이, 혹은 신학적, 성경적 무지로 인해 잘못된 일인 줄 모르고 당연스럽게 따라가는 목회자들도 많다.

자이메 페르난데즈 목사는 작년까지 이 행사를 자신의 교회에서 행하도록 했던 목사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 행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는 교인들의 거센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결국 당분간 약식으로 이 행사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올해부터는 집에 있는 뼈를 교회로 가져오지는 못하게 했다. 다만 예배 시간에 뼈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축복하며 기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인들에게 “뼈의 영혼을 진정으로 위하고 싶거든, 무덤에서 파내 이리 저리 들고 다니지 말고 무덤에 조용하고 평화롭게 머물도록 놔두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뼈 영혼에 대한 이런 독특한 믿음은 대개 볼리비아의 하층민들에게서 발견되며 중류 이상으로 올라가면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래 전, 이들에게는 죽음은 또 다른 차원의 삶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차원에서 살고 있는 죽은 이들과의 만남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믿어 왔다는 것이 인류학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죽은 조상의 뼈를 무덤에서 파내는 것은 꺼린다. 그래서 대개 공동묘지의 임자 없는 무덤을 사들여 뼈를 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