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1.4% "하나님은 엄하시다"

분석/ '21세기 미국인의 신앙' 보고서 ① 미국인의 신관 및 종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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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daybox_top.gif 2006년 09월 19일   newsdaybox_dn.gif

흑인·복음주의 개신교인 일수록 '세상에 개입, 인간 죄악에 분노하는 하나님' 그려 세명 중 한사람은 "복음주의 개신교인"… 교단 소속 느슨한 초대형 교회 성장 주목

 

   미국 베일러대학교 종교연구소 · 갤럽 공동 설문조사

미국 베일러대학교 종교연구소와 사회학과가 갤럽과 함께 지난해 실시한 미국인의 종교적 태도·행동·신앙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베일러종교연구소가 자체 분석해 9월 12일 발표한 <21세기 미국인의 신앙> 보고서에는 미국인들이 어떤 종교에 속해 있는지(종교소속), 개인적으로 어떤 종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종교 정체성)는 물론 종교소속과 종교정체성에 따라 미국인들이 어떤 하나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정치적 입장은 어떤지 등이 자세하게 분석되어 있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21세기 미국인의 신앙> 보고서의 주요 내용들을 분석한다.
<편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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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생각하는 '하나님'은
<엄하신 하나님> <멀리계신 하나님> <인자하신 하나님> <비판적인 하나님> 순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한다. 그들은 취임 연설에서 어김없이 '하나님'(God)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하나님'은 그들이 손을 얹고 서약한 그 성경의 하나님과 동일한 하나님일까? 자기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하나님'을, 그 연설들은 들은 일반 미국인들은 또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하나님의 계신다는 것을 믿는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은, 개인이나 세상의 일에 개입하시어 그 잘못에 대하여 분노하시고 벌을 주시는 엄하신 하나님(Authoritarian God)이거나, 세상사에서 손을 떼시고 멀찍이 떨어져 계시는 하나님(Distant God)이거나, 인간들에게 분노하시거나 벌을 주시기보다는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하나님(Benevolent God), 또는, 인간의 일에 실제로 관여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세상을 바보시면서 못마땅해 하시는 하나님(Critical God) 중 어느 한분 이다. <21세기 미국인의 신앙> 조사 결과이다.
이 조사 결과, 네 가지 유형 가운데서 가장 많은 미국인들이 그리고 있는 하나님은 <엄하신 하나님>으로 나타났다(31.4%).
그 뒤로 <멀리계신 하나님>이 24.4%로 나타났다. 무신론자를 뺀 미국인의 4분의 1가량이 생각하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지만 세상을 자연법에 맡겨두고 개입하지 않는 '이신론자'의 하나님인 것. <인자하신 하나님>도 23%로 <멀리계신 하나님>과 엇비슷하게 나왔다. <비판적 하나님>은 16%를 차지했다.
베일러종교연구소는 하나님의 속성과 행동에 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29가지 문항을 설문지에 담았다. 이 질문들에 대한 응답 자료를 기초로 개인사나 세상사에 하나님이 <개입하는 정도>와 <분노하는 정도>를 조합, 네 가지 유형의 <하나님>으로 분류했다(그림 2).
개입정도와 분노정도가 모두 높으면 <엄하신 하나님>, 개입정도는 높지만 분노정도는 낮으면 <인자하신 하나님>, 개입정도와 분노정도가 모두 낮으면 <멀리계신 하나님>, 그리고 개입정도는 낮지만 분노정도는 높으면 <비판적인 하나님>으로 미국인의 하나님 이미지를 유형화한 것이다.

 

흑인·복음주의 개신교는 <엄하신 하나님>
주류개신교·가톨릭은 <멀리계신 하나님>

 

20060919133727.gif네 가지 하나님 유형은 종교 전통에 따라서 달리 나타났다.
<흑인 개신교>와 <복음주의 개신교>에 속하는 교회에 다니는 미국인일수록 그들이 그리는 하나님 이미지는 <엄하신 하나님>인 경우가 많고, <주류 개신교>에 속하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과 가톨릭 신자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은 <멀리계신 하나님>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흑인과 복음주의 전통에 속하는 기독교인들과 가톨릭과 주류 개신교에 속하는 기독교인들 사이에 정반대의 하나님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흑인과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하나님은 개인이나 세상에 직접 개입하시고 인간의 죄악에 대해 분노하시는 하나님인 반면 가톨릭과 주류 개신교인의 하나님은 인간사에 개입하지도 않으시고 분노하시지도 않은 하나님인 것.
<흑인 개신교>는 <엄하신 하나님>이 압도적(68%)이고 <비판적인 하나님>(20%) <인자하신 하나님>(12%)이 그 뒤를 이었다. 흑인 개신교인들에게 <멀리계신 하나님> 이미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0%). <흑인 개신교>와 마찬가지로 <복음주의 개신교> 역시 <엄하신 하나님>이 다수(52.3%)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인자하신 하나님> <비판적인 하나님> <멀리계신 하나님> 순.
<주류 개신교>는 <멀리계신 하나님>이 가장 많고(29.3%), 그 뒤로 <인자하신 하나님>(26.6%) <엄하신 하나님>(23.7%) <비판적인 하나님>(19.7%) 차례로 나 타났다.
<가톨릭>은 <멀리계신 하나님>(29.2%) <인자하신 하나님>(28.2%) <엄하신 하나님>(22.6%) <비판적인 하나님>(18.6%)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셋의 한 사람은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 20060919133736.gif

 

<21세기 미국인의 신앙>은 현재 미국인들은 <복음주의 개신교>(33.6%) <주류 개신교>(22.1%) <가톨릭>(21.2%) <흑인 개신교>(5.0) <유대교>(2.5%) 등에 주로 속해 있으며, 나머지는 무종교인(10.8%)이거나 기타 종교(4.9%)에 속해 있다고 밝혔다(그림 3).
미국의 3분의 1(33.6%), 대략 1억 명이 <복음주의 개신교>에 속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번 조사 결과로 미국의 <주류 개신교>가 종교 인구 구성 비율로는 더 이상 '주류'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베일러종교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이 어떤 종파에 속해 있는지, 그리고 특정 종파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무종교인)은 얼마나 되는지를 기존 조사들보다 더욱 정확하게 산출하기 위한 질문 장치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소는 미국의 대표적인 종파(Religious Family) 38개와 '초교파기독교'·'무종교''기타-구체적으로 기입해 주십시오'·'모름' 등 총42개 항목에서 한 가지만 표시하도록 요구하는 문항(문항 1-1), 구체적인 교단 명칭을 기입해 달라는 문항(문항 1-1에서 침례교라고 표기했다면, 남침례교회인지 미국침례교회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 이름을 요구하는 문항, 그리고 현재 출석 교회의 주소를 요구하는 문항 들을 설문지에 추가, 종교 구성에 대한 정확도를 더욱 높였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무종교인 10.8%는 이 같은 장치를 통해 산출한 것으로, 과거 다른 조사들에서 많게는 14%에 달하던 수치와 비교하면 통계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나는 수치이다. 3-4% 차이지만 미국인 1000만 명에 해당하는 수치인 것.
베일러종교연구소는 기존조사들은 미국인들의 교단 소속 의식이 희박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단소속에 관한 질문으로 미국인들의 종파소속 및 무종교인 비율을 산출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교단 소속감이 약한 사람들이 자신의 소속 교단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그들을 무종교인으로 분류했다는 것. "미국인들의 교단 소속감이 약해지고 있는 것을 그들의 종교성 자체의 약화로 잘못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연구소는 교단 소속감이 느슨해진 초대형 지역 교회들이 성장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들백교회에 다니는 미국인들은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교회에 다닌다고 생각하지 남침례교단 산하 새들백교회에 다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베일러종교연구소는 이번 설문조사를 분석하면서 미국의 주요 개신교 교단들을 흑인개신교(Black Protestant), 복음주의 개신교(Evangelical Protestant), 주류 개신교(Mainline Protestant)로 각각 분류하는 한편 미국 전체 인구에서 극소수인 정교회(그리스, 러시아, 동방)는 비기독교종파와 기독교 계열 그룹들(크리스천사이언스, 모르몬교, 여호와의증인, 유니테리언)과 함께 '기타종교'로 분류했다.
<21세기 미국인의 신앙>은 2005년 10월 8일부터 12월 12일까지 미국인 1721명에게서 얻은 설문지를 미국 베일러대학교 종교연구소와 사회학과가 분석한 결과이다.
이 설문조사는 미국 갤럽(Gallup Organization)과 공동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추출한 미국인 3702명을 가운데 1721명이 이메일 설문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