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포도주를 만드심



요한복음2장  

[1-2] 사흘 되던 날에 갈릴리 가나에 혼인이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인에 청함을 받았더니.

 

안드레와 한 제자가 맨 처음 예수님을 따랐던 날부터 세어서 사흘 되던 날에 갈릴리 가나에서 한 혼인 잔치가 있었다.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 계셨다. 갈릴리 가나는 예수님의 고향인 나사렛에서 가깝고 나다나엘의 고향이었다. 누가 혼인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예수님의 어머니께서 거기 계셨고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걱정하며 하인들에게 무엇을 지시한 것을 보면, 그 집은 예수님의 어머니의 형제나 가까운 친척집이었던 것 같다. 혼인 잔치는 인간사 중에서 매우 기쁘고 즐거운 일들 중의 하나이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 안드레, 베드로, 빌립, 나다나엘, 그리고 아마 본서를 쓴 요한도 그 혼인에 청함을 받았다. 그들은 혼인하는 집과 어떤 관련이 있었던 것 같다. 예수께서는 혼인 예식을 존중하셨다. 그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율법과 제도를 존중하셨다. 그는 부모에게 순종하셨고 그들과 함께 절기를 지키셨고 또 며칠 전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고 이제 혼인 예식과 잔치에 참여하신 것이다. 그는 인간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결코 무시하지 않으셨다.

 

[3] 포도주가 모자란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희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그런데 그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모자랐다. 혼인 잔치를 준비한 집이 물질적으로 유여한 집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집은 혼인 잔치를 하면서 음식을 넉넉히 준비하지 못하였다. 기쁘고 즐거워야 할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으니 흥과 즐거움이 깨어질 처지에 있었다. 그때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는 예수께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는 예수에게 저희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말하였다. 그가 한 말은 포도주가 떨어진 그 어려운 문제를 예수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그의 믿음, 즉 예수님의 신적 능력에 대한 그의 믿음을 나타낸다.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가 아들 예수에 대해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는 아마 예수님을 잉태할 때부터 그 믿음을 가졌을 것이다. 천사는 처녀 마리아에게 나타나 그에게 잉태되어 나실 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요 다윗의 위를 잇는 왕이라고 일러주었다(1:32-35). 또 그가 아기 예수를 출산했을 때 그 지경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은 찾아와 천사가 그들에게 나타나 그리스도 주이신 구주가 나셨다고 했다고 말했고 마리아는 그 모든 말을 마음에 기억하였다(2:11, 17, 19). 그는 예수가 소년 시절을 거쳐 자랄 때 줄곧 그를 주목하며 그에 대한 믿음을 간직했을 것이다. 이제 그 믿음을 가지고 마리아는 예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4-5]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그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예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여자여라는 원어(귀나이)는 당시에 여자에 대한 일반적 호칭이었으며 무례한 호칭이 아니고 때때로 존중과 사랑을 가진 호칭이었다(15:28; 13:12; 4:21; 19:26).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말씀은 그의 공적 전도사역의 때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예수께서는 세례 요한이 옥에 갇힌 후부터 공적인 전도사역을 시작하실 것이다(4:12, 17; 3:24). 모든 일은 하나님의 작정하신 때가 있다.

 

그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말했다.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어머니 마리아의 믿음은 확고하였다. 그는 예수가 그 어려움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다 믿어야 하고,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면 그의 말씀을 그대로 믿어야 한다.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는 자는 성경책을 주야로 읽고 듣고 배우기를 사모하며 성경 읽는 일과 설교 듣는 일을 금은 보화를 얻는 것보다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6] 거기 유대인의 결례를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그 집에는 유대인의 정결 의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여 있었다. 그 당시 유대인들은 장로들의 유전을 따라 손발을 씻거나 몸을 씻었다(7:3-4). ‘’(메트레테스)이라는 단위는 약 40리터 정도이다. 그러므로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는 약 80 내지 120리터 정도 물을 담을 수 있는 김장독 같은 돌항아리이었다(아주 큰 쓰레기 봉투가 100리터임).

 

[7-8] 예수께서 저희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구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어머니 마리아의 확신대로, 예수께서는 그 혼인 잔치의 어려움을 동정하셨다. 그는 혼인 잔치를 무시하지 않으셨고 혼인 잔치의 즐거움과 흥이 깨어질 처지에 있는 것을 동정하셨다. 이제 그의 일하실 때가 되었다. 아직 공적으로 일하실 때는 아니었으나, 그의 제자들에게 자신의 신적 영광을 나타내실 때가 되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아구까지 채웠다. 하인들은 예수님의 말에 성실히 순종했다. 그들은 그의 말을 멸시하거나 거역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하면서 불평한 것 같지도 않다. 예수께서는 또 이제는 떠서 연회장(宴會長)(알키트리클리노스), 곧 잔치 인도자에게 갖다 주라고 말씀하시자 그들이 갖다 주었다.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은 이런 상황에서 일어났다. 기적은 믿고 순종하는 데서 일어난다. 예수께서는 후에 자기 고향에 가셨을 때 사람들이 그를 믿지 않으므로 그곳에서는 아무 기적도 행하실 수 없었다(6:5-6). 하나님을 믿지 않고 그의 말씀대로 행하지 않는데 무슨 기적을 기대하겠는가? 그러나 우리가 그를 믿고 그의 말씀을 사모하고 실천할 때 오늘날도 우리는 하나님의 기이한 도우심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9-10] 연회장[잔치 인도자]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예수께서는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다. 그것은 맛이 좋은 포도주이었다. 그것은 그 하인들과 제자들이 본 기적이었다.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욥은 주께서는 무소불능(無所不能)하시오며 무슨 경영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라고 고백하였다(42:2). 이것이 성경의 진리이다. 하나님께서는 태초에 말씀으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셨다.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자연법칙은 그가 정하신 것이다. 그러나 소가 풀을 뜯어먹고 우유를 내며, 포도나무가 비와 땅의 양분을 섭취하여 포도송이를 맺히며 사과나무가 똑같은 조건에서 사과를 맺히는 이치를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신비이다. 인간으로서 물로 포도주를 만들 자는 아무도 없으나 하나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 이 기적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증거이다.

 

예수께서 만드신 포도주는 진짜 포도주이었다. 그것은 맛이 좋은 포도주이었다. 예수께서 술을 만드셨는가? 그것은 재미있는 문제다. 그러나 우리가 술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바로 깨닫는다면 그것은 당황스러운 문제는 아니다. 성경에서 술은 좋은 의미로서 쓰일 때가 있고 나쁜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성경은 술을 한두 잔 마시는 것을 정죄하지는 않으나, 술취하는 것은 지옥에 던지울 만한 큰 죄이다(고전 6:10). 술취함은 성도에게 합당치 않다. 술은 몸에 나쁘고 재정 지출이 크고 중독성이 있고 술취함은 큰 죄이며 오늘날 술의 알코올 농도가 매우 높다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우리는 술을 안 마시는 것이 유익하다. 완전 금주는 우리가 지켜야 할 교회의 좋은 전통이다.

 

[11] 예수께서 이 처음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은 예수께서 행하신 처음 표적이었다. 그는 갈릴리 가나에서 이 기적을 행하여 그 영광을 나타내셨고 제자들은 그를 믿었다. 이 기적의 목적은 예수님의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함, 즉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나타내시기 위함이요, 또 그것을 통해 우리로 예수님을 믿게 하기 위함이었다. 제자들은 이 기적을 통해 예수님의 신적인 영광을 보았다. 물로 포도주를 만드실 수 있는 분은 결코 단순히 사람일 수 없고 분명히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제자들은 그 사실을 깨달았고 예수님을 믿었다. 기적은 믿음에 도움이 되는 보조물이다(4:8; 16:20; 2:4). 

 

본문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의 영광을 보고 믿자. 예수께서 가나의 혼인 잔치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것은 그의 신성(神性)의 영광을 처음 나타내신 일이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고 구원을 얻었다. 신약성경의 첫 번째 목적이 여기에 있다(1:1-4; 20:30-31).

 

둘째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과 사랑을 알자. 예수께서 가나의 혼인 잔치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것은 그 유여치 못한 집의 혼인 잔치를 배려하신 일이었다. 주께서는 우리가 세상에서 기쁘고 평안하게 살기를 원하신다. 구원은 내세의 천국과 영생뿐 아니라 현세에서의 평안과 기쁨도 준다. 예수님은 긍휼과 사랑이 풍성하시다.

 

 http://www.oldfaith.net/01exposit/02nt/2-04요한복음.htm#2장: 처음 표적